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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습으로 정전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AP/연합뉴스 |
AP·AFP·로이터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운영사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사일 공격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미 에너지 인프라 시설은 타격을 입었다"며 "모든 지역에서 긴급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레네르고는 "추가적인 기술적 사고로부터 전력망을 보호하고, 전력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공습경보가 종료되는 즉시 수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체르니히우, 키로보그라드, 오데사, 흐멜니츠키 등 러시아 전역에서 도시 전체 또는 일부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이날 러시아 대규모 공습은 최근 잇따른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력시설 절반 이상이 파손된 가운데 또다시 우크라이나 주요 에너지 시설을 표적 삼아 이뤄졌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 67발을 발사했고, 이 중 51발이 격추됐다고 전했다. 드론 5대도 날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에 따르면 미사일 30발이 키이우를 향해 날아와 20발이 격추됐다"며 "격추되지 않은 미사일 일부가 주요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현재 도시 일부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물도 끊겼다"며 "오늘 밤 전기와 물이 다시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은 "신호등이 일부 작동하지 않으면서 엄청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관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알렸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키이우에서 최소 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쿨레바 주지사는 전기 공급이 몇 시간 뒤에는 재개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당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한 지 8개월 만에 퇴각하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는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 시설을 목표로 공습을 퍼붓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약 100발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한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깨지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모든 것을 새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목소리를 높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핵심 에너지 기간 시설을 포함한 러시아의 수그러들지 않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추가적 군사 지원을 지속한다"며 4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지원에는 무기와 포탄, 방공 미사일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별도 자료를 통해 지원 무기에 러시아 드론 공격 방어를 위해 열영상 조준경을 갖춘 대(對)드론용 대공포 150기를 비롯해 러시아 미사일 요격 100%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적 레이더 공격을 위한 대(對)레이더 미사일(HARM)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의 계속되는 미사일 공격으로 추가적인 대공 무기 지원이 최우선"이라며 "나삼스와 대공포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이들 시급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규모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잉래 모두 197억달러(약 26조 6300억원)에 이르게 됐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 역시 자국에 지원하기로 한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체계를 우크라이나에 대신 보내주자고 요청했다.
앞서 독일은 폴란드가 지난 15일 미사일 낙탄 피해를 보자 영공 방어를 돕겠다며 전투기인 유로파이터와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체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폴란드가 패트리엇은 우크라이나에 주자고 제의한 것이다.
마리우시 블라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의 추가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 이후 나는 독일이 우리나라에 제공하기로 한 포대를 우크라이나의 서부 국경에 배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에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와 정전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우크라이나와 맞닿아있는) 폴란드 동부 국경 안보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이 이 제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서방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러시아에 훨씬 더 가까운 동쪽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