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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들어설 건설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S-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는 서울 출·퇴근자 수요 못 잡을 겁니다. GTX든, 5호선이든 도시철도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계양신도시는 검단신도시나 루원시티보다도 못한 도시가 될 겁니다."(인천 계양구 동양동 A공인중개사)
15일 인천 계양구 동양동 일원에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계양신도시)가 3기 신도시 중 최초로 첫 삽을 떴다. 이를 시작으로 계양신도시는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원에 총 면적 333만㎡ 규모로 청년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 9000가구 등 1만6600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내년 10월 본청약 공고 후 2026년 상반기엔 입주가 시작된다.
다만 계양신도시가 성공하기에는 여러 악재를 견디고 일어서야 하는 핸디캡이 있다. 수도권 서부권에서 서울과 가장 가깝다고 해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비롯한 5호선 연장 계획이 없어 급행철도 및 지하철 없는 신도시가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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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토교통부 등이 인천계양테크노밸리 착공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 |
◇ 사전청약 인기몰이…본청약 흥행은 ‘미지수’
이날 기자가 찾은 착공식 현장 주변 동양동과 귤현동 거주민들은 지난 2018년 12월19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쾌재를 불렀던 바 있다. 주변 시세도 같이 오르고, 저렴한 가격에 분양 기회도 잡을 수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가장 먼저 진행된 1차 사전청약 709가구 모집에 52.6: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국민평형 84㎡는 무려 381.1:1을 기록했다. 토지보상 역시 지난 5월 완료하며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보였다. 다만 당시에는 사전청약 그 자체가 인기여서 흥행을 기록했지만 이 분위기를 본청약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제로 이미 기반이 잡힌 2기 신도시 ‘인천검단 AA21블록’은 지난 9월 본청약 때 사전청약 당첨자 811가구 중 약 40%에 해당하는 320가구가 청약을 포기했다. 파주운정3 A23블록(공공분양/1012가구) 역시 사전청약 당첨자 835가구 중 50명이, 양주회천 A24블록도 사전청약 612가구 중 23.7%에 해당하는 145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귤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B공인중개사는 "귤현아이파크와 계양센트레빌이 있는 귤현동은 공항철도 계양역 수혜를 보며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후 시세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며 "이들보다 계양역이 더 먼 계양신도시는 철도 이용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S-BRT가 서울과의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고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는 반응이다.
참고로 간선급행버스인 S-BRT는 전용도로와 첨단 정류장 운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급행기준 평균 운행속도 35km/h(일반 25km/h), 출·도착 일정 2분 이내 간격을 유지한다. 도로 위 철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계양신도시를 지나는 ‘인천계양·부천대장 S-BRT’는 총연장 16.7km로 2026년까지 총사업비 6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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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신도시 주변 귤현동 계양센트레빌 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 검단·한강·대장신도시와도 경쟁해야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도시철도 계획이 없는 계양신도시는 금세 찬밥신세가 됐다는 것이 거주민들 반응이다. 특히 같은 3기 신도시지만 철도계획이 있는 △남양주 왕숙(9호선 연장선, GTX-B) △고양 창릉(고양선, GTX-A) △하남 교산(3호선 연장) 등과 비교된다.
게다가 최근 윤석열 정부가 김포 한강2신도시에 콤팩트시티를 조성한다고 발표해 한강신도시와도 경쟁해야 한다. 김포 골드라인 장기역, 마산역, 구래역 등의 이용자들은 5호선 연장에 따른 수요 분산으로 도시철도 혼잡도를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가치면에서 호재다.
입주물량 폭탄으로 역전세난이 예고된 검단신도시도 계양신도시보단 사정이 낫다. 이 지역은 현재 전세가격이 무너지며 매매가격까지 뚝 떨어지고 있지만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신설역이 대기 중이다. 또한 인천시는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5호선 연장사업에 인천을 포함시켜 달라 제시한 만큼 5호선이 들어선다면 검단신도시로 노선이 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계양지구 바로 옆 부천 대장신도시도 상승 요인이 있다. 본래 이 지역은 광역교통대책이 없던 교통 불모지였다가 지난해 4월 국토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대장홍대선(부천대장-홍대입구·17.8km)이 구축됐다. 특히 GTX-D 노선에도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양신도시는 그나마 장점이 저렴한 주택가격이다. 예상분양 가격이 4억원대 초반인 반면 33평 기준 분양가가 3억8000만원 수준이었던 귤현동 계양센트레빌이 현재 5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진행 중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계양신도시는 인천1호선 등을 제외하고 철도교통이 먼 편이고 내년까지 인천일대 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것이 부담이지만 전반적으론 분양가 만족도나 실거주 목적의 주택으로는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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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착공식 현장. 국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