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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 |
한은이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전례가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한은이 이달 말 금리인상 폭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압사 참사라는 악재까지 겹쳐 민간소비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민간소비가 우리나라 3분기 경기성장률을 지탱해왔다. 따라서 이번 이태원 참사는 한국 경제 전망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이번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정식 노동부장관은 지난 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공급망 차질, 에너지 가격 인상, 겨울철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 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압사 사태는 경제에 긍정적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우리나라 곳곳에서 소비활동이 이미 둔화된 상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6일 공연티켓 판매가 지난달 30일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티켓 판매량은 20% 감소해 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 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에도 민간소비에서 비슷한 충격이 나타났다. 국내 민간소비가 2014년 1분기 0.5%에서 2분기 -0.2%로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소비심리는 일정 기간동안 회복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은은 2014년 8월 기준금리를 약 15개월만에 기존 2.5%에서 2.25%로 인하했다. 같은 해 10월에도 0.25%포인트 추가로 내렸다.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은 이런 배경 아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타이티드 오버시스 은행의 호 웨이 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참사는 서울 한복판에 일어났기 때문에 세월호 당시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이달에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민간소비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정성은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가 재개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가계의 소비력을 잠식함에 따라 한국 민간소비의 강력한 모멘텀이 사라질 것"이라며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