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조하니

inahohc@ekn.kr

조하니기자 기사모음




푸르밀 기사회생…노사 ‘30% 감원-매각 추진’ 합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8 14:42

이달말 사업종료·전원해고 일방통보로 노사 갈등
4차 교섭 끝에 노조 인원감축 제안을 사측 수용

푸르밀 CI.

▲푸르밀 CI.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이달 30일부로 회사 폐업과 전 직원 정리해고를 예고했던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기사회생하게 됐다.

지난달 경영진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통보와 전 직원 해고 통지로 노사 갈등을 빚어오던 푸르밀은 8일 노사가 4차 교섭을 벌여 노조가 제안한 ‘30% 감원’ 안을 수용함으로써 사실상 폐업 방침을 철회했다.

노조의 제안에는 ‘회사 매각 추진’도 포함돼 있으나 노사는 자체 경영에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북 전주공장에서 노사간 4차 교섭을 벌인 끝에 지난 3차 교섭 때 노조가 ‘30% 인원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회사 매각 추진을 제안한 내용을 사측이 받아들였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이날 교섭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인원감축 30%에 노사가 합의했고, 회사는 매각할 수도 있고 자체 운영할 수도 있다"고 알렸다.

4차 노사 교섭은 푸르밀 본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이 전주공장으로 갑자기 내려오면서 이뤄졌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앞서 푸르밀 사측은 지난달 17일 이메일로 11월 30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 직원을 정리 해고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사업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르밀 노조는 오너 경영의 무능함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불법 해고라고 반발하며 방침 철회를 요구해 왔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남우식 대표 선임 이후 그 해에 매출액 2011억원, 영업이익 22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고, 수익 부침은 있었지만 2017년까지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푸르밀은 2019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일·생활 양립이 가능한 근로환경 조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푸르밀이 다시 적자손실로 돌아선 것은 2018년 공동대표였던 신준호 회장의 아들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였다. 신 대표로 경영진이 교체된 뒤 푸르밀은 2018년 영업손실 15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89억원, 2020년 113억원, 이어 지난해 12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신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신동환 대표 단독체제를 맞은 푸르밀은 지분 승계를 통한 2세 경영이 점쳐졌으나 신 회장의 최대주주(지분 60%), 신 대표의 10% 보유 지분이 유지되자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매각설을 뒷받침하듯 지난 5월 푸르밀은 LG생활건강과 인수합병 을 추진했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를 둘러싼 양사간 입장 차이가 커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