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진수

commun@ekn.kr

이진수기자 기사모음




엔저에 日 제조업 국내로 '유턴' 움직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8 13:11

노동력 부족은 과제…백화점은 관광객으로 활기

SUBARU-RESULTS/

▲자동차 메이커 스바루는 일본 내에서 공장을 신설해 전기차 양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60년만의 일이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 32년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엔화 가치 하락(엔저)에 일본 기업들이 외국 공장을 자국 내로 이전하거나 자국 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요미우리신문은 급속한 엔저와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도시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맞물려 ‘자국 내 복귀’를 추진하는 일본 기업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 생산 업체인 아이리스오마야는 그동안 중국에서 제조했던 수납용품 일부를 일본 내 공장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연료 가격이 급등하고 엔저가 지속하면서 수송비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전자업체 JVC 켄우드도 중국·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던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자국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가노현 공장의 생산량이 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메이커 스바루는 일본 내에서 공장을 신설해 전기차 양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60년만의 일이다. 파나소닉도 중국에서 제조하던 청소기를 자국 내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전기부품 제조업체 교세라, 미쓰비시전기는 반도체와 관련 부품의 자국 내 제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은 지난달 "중국·동남아시아의 공장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핵심 공장을 일본으로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설비를 외국으로 이전했다. 2013년 제조업에서 해외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일본 기업의 해외 이전 흐름은 2018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서 둔화했다. 이어 최근 일본으로 ‘유턴’하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이 돌아오려면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라는 과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엔저로 외국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데 한계가 있어 노동력 문제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일본의 백화점 업계는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모처럼 활기 찬 모습이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의 면세 매출액은 2019년 3461억엔(약 3조3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직격탄에 지난해 459억엔까지 급감했다. 그러다 올해 9월까지 613억엔으로 다소 올랐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