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하영

hay1015@ekn.kr

김하영기자 기사모음




가공식품 물가, 1년새 9.5% 상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7 16:47

13년만에 최고…식용유 42%, 밀가루 36% 고공행진

2022110701000287400011311

▲5월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공언에 아랑곳 않고 식용유·밀가루·부침가루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상승 달음박질’을 하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0월 가공식품 73개 품목의 평균 물가지수가 113.18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9.5% 뛰었다. 지난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보면 73개 가운데 이유식(0.0%), 유산균(-2.0%), 과실주(-3.3%) 등 3개를 제외한 70개가 지난해보다 올랐다. 특히, 식용유(42.8%), 밀가루(36.9%), 부침가루(30.8%)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주도했다.

직전 9월과 비교하더라도 73개 품목 중 54개 품목이 상승했다. 치즈(11.0%), 라면(8.9%), 시리얼(8.1%) 등이 상승 폭을 키우며 견인했다.

이에 따라, 10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지난 3월(1.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같은 가공식품의 가격상승 행진은 곡물·팜유·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지난 3월 최고치(159.7)를 기록했다. 식용유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팜유도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더욱이 식품업체들은 통상적으로 원료 재고를 소진한 뒤 다시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소비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3~6개월 시간이 소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가공식품은 한 번 가격이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은 특성을 보이는 탓에 지속적으로 전체 물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체 물가에 가공식품의 물가 기여도를 살펴보면, 지난 1월 0.36%포인트(p)에서 9월 0.75%p, 10월 0.83%p로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재차 예고하고 있어 고물가의 상승작용을 부추기 있다.

삼양식품은 7일부터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밝혔다. 팔도는 이달에 비락식혜, 뽀로로 등 음료 8종의 출고가를 평균 7.3% 올릴 예정이다.

또한,최근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L)당 49원 올리기로 하면서 흰우유뿐만 아니라 원유를 재료로 쓰는 빵,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의 가격 상승도 우려되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