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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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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산업계, 한국 무기 잇단 수출에 '좌불안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2 12:03

美 국방부 "NATO 방위에 한국 기여 환영"…"美 업계, 가격경쟁력 하락 자초"

한화디펜스

▲천무 다연장로켓(사진=한화디펜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한국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잇따라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방산업계가 불안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한국산 무기가 폴란드로 수출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 방어에 투입되는 것과 관련해 "환영한다"고 밝혀 대조적이다.

원래 폴란드는 미국에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 500문을 도입하려 했으나 인도되기까지 몇 년이 걸린다는 답변에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한화디펜스와 천무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불행히도 제한된 생산능력으로 수용가능한 기간에 하이마스 장비를 인도받는 게 불가능했다”면서 “그래서 검증된 파트너인 한국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무기수출 계약 규모, 신속한 납기가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한국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늦추면서까지 폴란드 수출용 장비부터 생산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조해나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짧은 기간에 K2 전차, K9 자주포 초도 물량을 폴란드에 인도한 것으로 볼 때 수요를 맞출 생산능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는 한국군 현대화보다 폴란드의 주문을 우선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한국이 약속한 시기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으면 장비 현대화가 시급한 다른 나라들도 한국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산 무기는 미제보다 저렴한데다 미군 장비와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한국이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점도 매력적이다.

미 방산업계의 불안한 시선에도 미 국방부의 마틴 메이너스 대변인은 1일 NATO 방어에 기여하는 한국의 역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메이너스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의 관련 질의에 미국과 한국이 “국제질서와 평화·안정을 유지하려는 의지 등 공통의 가치에 기반한 철통 같은 동맹"이라며 "미국은 NATO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앞서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오클라호마)은 한국·폴란드의 방산 협력과 관련해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들이 방위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의 방위산업이 미국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지만 미 방산업계에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 텍사스주 샌앤젤로 소재 앤젤로주립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방위산업이 사기업간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벡톨 교수는 "누구도 한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방산업계가 성장 중이며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민간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국내법 때문에 가격경쟁력 하락을 자초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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