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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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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석유기업에 '횡재세' 부과 검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1 12:20

수낵 英 총리 이미 부과 카드 만지작…EU는 지난달 6일 도입 공식화

BIDEN OIL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왼쪽)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석유 기업들이 거둔 막대한 이익을 생산과 유가 인하 노력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사진=UPI/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석유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는 이제 글로벌 대세로 기우는 건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 속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고 있는 석유 기업들에 이른바 횡재세를 물리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석유 기업들이 주유소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초과 이익에 대해 더 많이 납세해야 한다"며 횡재세로 불리는 새로운 과세 방안에 대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은 유가로 앉아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석유 기업들에 더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가를 잡지 않고서는 1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업계의 이익 규모가 터무니없다"면서 "기록적인 이익에도 미 국민을 지원하기 위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엑손 모빌은 3분기에 197억달러(약 28조1900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셰브런도 112억달러, 셸은 94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각각 챙겼다.

석유 업계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형 업체들로 구성된 미국독립석유사업자협회(IPAA)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선거에 앞서 비난 게임은 중단하고 대신 미국 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석유·가스 노동자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발끈했다.

바이든 대통령만 횡재세를 거론한 게 아니다. 영국 총리실은 지난달 하순 에너지 기업에 대한 초과 이윤세, 다시 말해 횡재세 부과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지난달 27일 글로벌 석유 메이저 셸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덕에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의 일이다.

현재 영국의 재정에서 부족분은 400억파운드(약 65조9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이 타는 총리실은 지난달 31일로 예정했다 이달 17일로 발표를 연기한 ‘중기재정전망’에 모든 선택지가 올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7일 리시 수낵 총리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기존 ‘에너지기업 초과 이윤 세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나딤 자하위 국무조정실장은 수낵 총리와 헌트 재무장관이 이달 17일에 앞서 모든 선택지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횡재세 도입을 지난달 6일 공식화했다. 치솟은 에너지 가격으로 반사이익을 본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세금을 거둬 민생 안정 기금으로 운용하겠다는 게 뼈대다.

EU는 다음달부터 화석연료 기업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지난 9월 30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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