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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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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보릿고개 맞아 고부가 제품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31 15:11

내년 DDR5 시장 개화 앞두고 공략 속도

차량용·HBM 등 출격 준비

HBM3-D램개발01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 D램’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한파’를 돌파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승부수에 나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위축은 회복될 여지가 없어 올해 4분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차세대 D램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3)’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와 수익성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DDR5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 양산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으로 DDR5 도입 시기가 늦어졌지만 그만큼 생태계 준비가 갖춰지고 고객 대기 수요가 형성됐다"며 "최근 시황으로 가격이 낮아지며 내년 서버 고객 DDR5 전환 확대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서버용 신규 CPU 출시와 함께 DDR5 채용이 늘면서 내년 중 꺾인 D램 수요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DR5는 현행 DDR4를 잇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차세대 D램 규격이다. 칩당 최대 용량이 4배 높아지며 소비 전력은 30% 개선된다. 평균판매단가(ASP)도 기존 제품보다 적게는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침체한 업황을 개선할 제품으로 주목했지만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 출시가 늦어지면서 시장 개화가 늦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DDR5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버용 CPU가 등장하는 즉시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해서다. 대형 고객 인증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해 DDR5 시장에서 조기에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DDR5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 약 20%, 2025년에는 약 40%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DDR5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서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DDR5와 더불어 성장세가 가파른 HBM3에 대해서도 투자를 지속한다.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성능을 대폭 높인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전체 세그먼트(부문) 중 HBM 시장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보다 성장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노리는 시장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다.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따라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높은 서버와 모바일과 더불어 향후 전기차가 3대 응용처로 발돋움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시장에서 향후 서버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성능 제품군을 마련하고 현재 구상 중인 ‘바퀴 달린 서버’ 개념을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품질과 안전 측면에서도 시장 성장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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