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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원전업계 "폴란드 원전 수주, 아직 기회 남아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30 09:36

정부 발주 수주 실패에도 기자재 공급 유력하고 민간 발주 원전 수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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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전업계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정부 발주 신규 원전 6기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탈락에도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세부적인 기기 공급 등은 우리나라 두산에너빌리티를 위시해 여러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아닌 만큼 만약에 협상이 깨지면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30일 "폴란드 첫 번째 프로젝트는 미국과 폴란드 정부 간 협약으로 추진된 사안으로 다른 나라가 들어갈 수 있는 여지는 애초부터 없었다"며 "우리도 노력은 했지만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물론 미국과 폴란드가 안보 문제로 묶여 있기 때문에 거기에 우리가 파고들어가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6기는 처음부터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갈 거였다. 그래도 주기기 공급은 두산이 할 확률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상 배제됐고, 일본 미쓰비시와 두산에너빌리티 두 개 정도인데 최근 우리나라 무기를 대량구매하는 등 우리나라를 선호할 것이다. 그렇게되면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최근 폴란드에 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비롯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의 우선협상자 지위가 우리나라로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교수는 "웨스팅하우스도 바로 착공하는 건 아니고 한참 멀었다. 일단은 우선협상대상자이지만 중간에 협상이 깨질 수도 있고 아니면 폴란드 정부가 그 사이에 우리나라에 어떻게 좀 협약을 해서 함께 들어와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며 "폴란드도 지금 우리나라 무기를 대량 구매하느라 자금이 부족하다. 일단은 안보 때문에 미국이랑 하긴 했는데 한국 업체에 좀 넣어서 가격을 좀 낮춰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업계에서는 폴란드 민간기업이 발주한 두번째 프로젝트는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 재계 서열 2위 기업인 제팍(ZEPAK)이 한수원에 먼저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이제 두 번째 민간에서 할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건은 우리나라가 충분히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 있다. 체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1기가와트(GW)급 한 기이지만 폴란드가 앞으로 석탄발전소를 대부분 다 원전으로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시작이다. 한 기라고 작게 볼 일이 아니다. 잘 되면 앞으로 계속 더 이어질 수 있다. 과거 미국에서 우리나라에 고리 1호기를 건설할 때도 한국 시장이 20기까지 갈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간주도 사업은 정부가 발주한 사업보다 자금 조달 등 전반적인 투자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아무래도 그런 측면이 있다"며 "우리가 돈을 받고 일 해주는 입장이면 정부의 지급보증이 민간보다는 안정성이 높지만, 우리가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들어갔는데 불안하다는 것은 우리가 적기 시공능력이 없다는 소리다. 그러나 우리나라 원전건설 역량을 볼 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아직 의향서 단계라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경쟁 입찰인 만큼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정부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현재 세계 원전 산업은 탄소 중립,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확대되는 추세다.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에서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로 구성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했다. 수출 대상 국가 여건에 따라 방산·산업·경제 등을 포괄하는 사업 패키지를 구성하고, 원자로·기자재·운영보수 서비스 등 수출 제품도 다각화한다는 취지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취임 직후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추진단장인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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