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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퍼스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류진숙 SK온 전략담당(오른쪽 세번째)과 론 미첼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네번째)가 리튬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모습이다. |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시라 리소시스와 천연흑연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19일(현지 시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시라 리소시스가 양산하는 천연흑연 2000t을 공급받고 양산협력 규모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세부내용을 협의한 뒤 최종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라 리소시스는 호주에 본사를 둔 흑연업체로 세계 최대 흑연 매장지로 꼽히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광산을 소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핵심 원재료 확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북미 고객가치 역량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RA는 주요 배터리 소재와 부품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수급하도록 강제한다. 이를 벗어나면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시라 리소시스가 확보한 흑연 광산과 미국 생산공장에서 제련한 원재료를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다.
원자재 공급망을 북미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 업계에 흑연은 특히 큰 고민거리로 꼽혀왔다. 흑연은 배터리 제조를 위한 4대 부품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음극재를 만들때 주로 쓰인다. 하지만 핵심 소재 중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단점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흑연 중국산 비율은 70.4%에 달한다.
앞서 SK온 역시 최근 호주 광산기업인 글로벌 리튬과 리튬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호주 기업 레이크 리소스에서 리튬 23만t을 조달하는 장기 계약을 맺는 등 호주를 중심으로 소재 다변화에 나섰다.
최근 IRA 대응에 따른 조달처 다변화는 북미 투자 비중이 높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중심으로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면서 니켈과 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광물 역시 생산하고 있어 원소재 관련 사업 기회가 유망한 국가로 꼽힌다. 또 호주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와 호주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광물 조달처를 확대하려는 국내 배터리 기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는 우리 배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안보 차원에서 중국 이외 지역에서 공급망 구축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