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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고환율·유가에 한숨…유가 1달러 오르면 '500억 손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6 15:46

OPEC+ 감산 결정에 촉각…여행심리 개선에도 찬물



원화 약세에 부담 가중···日 노선 등 수요 증가 기대

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항공 업계가 고환율가 고유가 ‘이중고’에 한숨을 쉬고 있다.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며 각종 비용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하자 유가 동향에도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을 통해 다음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배럴당 122.11달러까지 올라간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83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이번 원유 생산 감축 결정으로 오름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여행 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던 항공사들은 이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들이 지출하는 연료비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형항공의 영업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특히 국제선 운항 확대로 연료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2800만배럴인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2800만달러(약 397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원유 가격이 1달러 오르면 약 180억원의 지출이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기준 연료비를 1조140억원 지출했다. 고유가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연료비 지출이 153% 증가한 것이다.

환율에 대한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자 항공사들은 재무 건전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10원 변동 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1200원이었던 환율이 1300원으로 오르면 장부상 3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르면 284억원의 외화환산 손실이 난다.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해외에서 외화 수익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업계 입장에서 부담이다. 해외 영업으로 얻는 외화 수익이 늘어나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항공사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항공 요금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올해 7~8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유류할증료는 최근 유가가 하락하며 다소 떨어졌지만 유가가 급등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회복세가 본격화하는 여행 수요 증가세가 주춤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여행 업계는 입국전 코로나19 PCR 검사 제도 폐지, 일본의 외국인 무비자 개인 여행 허용 등 훈풍을 타고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힘든 시기를 지나 막 회복하기 시작한 항공 수요가 높아진 가격 탓에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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