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하늘 기자]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원화약세와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빚으로 버텨온 가계와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더 빌릴 곳이 없는 다중채무 자영업자가 올들어 6개월 새 45%나 불어난 데다 이들이 진 빚이 평균 4억7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일반 가계의 다중채무자도 451만명에 가구당 평균 1억3000만원이 넘어서며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국내외 통화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면서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경제·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으로 1년 새 15.6% 늘었다.
더 큰 문제는 다중채무자의 비중 증가 속도와 빚 규모다. 올해 6월 말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4.7% 증가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자영업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올해 6월 현재 4억6992만원에 달한다.
일반 가계의 대출과 다중채무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권의 기업 대출이 아닌 가계 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약 1875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3% 늘었다. 대출자 수도 1996만9824명에서 1998만6천763명으로 0.1% 로 증가했다.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9382만원이다.
일반 가계대출 중 다중채무자는 451만3298명으로 6개월새 1.8% 늘었으며 이들의 대출액은 598조원에 달한다. 가계대출 다중채무자 1명당 평균 1억3248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다중채무는 대출자 수와 대출액 기준으로 각 22.6%, 31.9%를 차지한다.
한은은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현 의원은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청년,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취약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데 힘을 써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