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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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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계기 정상회담 놓고 한·일 ‘삐그덕’?…"개최 안 한다" VS "변동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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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인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되는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경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공식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오는 20∼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기로 양국이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이런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한국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무성이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달라"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일본 측은 이른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에 진전이 없는 채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에 신중하다"면서 유엔총회에서 양국 정상이 짧은 시간 서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국 정부가 개최한다고 발표한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선 ‘사실무근’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언론 모두 한일 정상이 풀어사이드 형식으로 만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풀어사이드는 통상 다자회의 계기에 공식 회담장 밖에서 격식을 따지지 않고 하는 약식 회담을 뜻한다.

반면 대통령실은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엔총회 때 열기로 한 한일정상회담과 관련된 상황에 변동이 있다고는 듣지 못했다"며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본 일본 언론의 이날 보도를 부인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회담 시간과 장소는 조율을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제 등 세부 내용의 최종 조율만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통상 정상회담 개최는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 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다.

일본 측이 대통령실의 정상회담 개최 합의 발표가 앞서 나갔다고 판단하더라도, 결국에는 유엔에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히는 와중에 새 정부 첫 한일정상회담의 기회를 일본도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양국이 이번 유엔총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회담을 최종 조율 중인 것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밑작업으로 보인다.

일본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JNN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뉴욕에서 19일 개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둘러 사전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도 "최종 확정되면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정상회담 개최)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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