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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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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하 주차장 침수, 추가 수색중…실종 母子 '마지막 대화' 비극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08 11:03
아직 빠지지 않은 물

▲8일 태풍 힌남노로 대형 인명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채 차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이동시키려다 실종 신고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소방당국이 8일 추가 수색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물을 퍼내는 동시에 수색을 시작했다.

지하주차장은 아직 완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전날 오후와 비슷한 상태를 보였다.

전날까지 이 아파트단지에 설치됐던 소방 상황실은 철수했다.

지하 주차장 공간은 배수 이후 내려앉은 자동차들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곳곳에 자동차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옆으로 쓰러진 오토바이도 종종 발견됐다.

지하 주차장에는 차량 72대, 오토바이 20여 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유리는 대부분 구조 활동으로 깨져 있었다.

소방당국은 배수작업과 수색작업을 벌여 지난 6일부터 전날 새벽까지 이 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지하주차장에서 9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생존했고 7명은 숨진 상태다.

소방당국은 물을 모두 퍼낸 뒤 경찰 등과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다.

지하주차장에 침수된 차량들

▲7일 오후 2명이 구조되고 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사진=연합)

이런 와중에 지하주차장 침수 사태서 생존한 어머니인 김씨와 사망한 중학생 아들 김군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군의 유가족 중 자신을 매형이라고 밝힌 남성은 침수 사고 당일인 6일 김군은 자신보다 먼저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어머니를 뒤따라 나섰다고 했다.

자동차에 타지 않았던 김군은 급격히 불어난 빗물에 차 문을 열지 못하고 차 안에 갇힌 어머니를 발견하고는 운전석 문을 열어 어머니의 탈출을 도왔다.

그 사이 지하 주차장의 수위는 가슴까지 차올랐고, 체력이 떨어져 밖으로 나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며 아들을 설득해 밖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김군의 유가족은 "사랑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해요. 아들이…"라며 "엄마는 그냥 듣고, 방법이 없잖아, 너무 힘드니까…"라고 전했다.

아들이 출구 쪽으로 사라진 뒤 홀로 사투를 벌인 김씨는 지하 주차장에 갇힌 지 14시간 만인 6일 오후 9시 41분께 소방 수색 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김씨는 구조 당시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긴 했지만, 의식이 명료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군은 불과 3시간여 뒤인 7일 오전 0시 35분께 지하 주차장 뒤편 계단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김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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