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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선대회장이 뿌린 SK ESG 경영, 최태원 회장이 꽃 피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6 14:02
인등산

▲인등산 조림사업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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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MS 특강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최종현 SK 선대회장 서거 24주기를 맞았다. 재계는 최 선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SK 부자가 50년 간 이끌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SK그룹에 다르면 최종현 선대회장은 1962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SK에 합류한 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기반을 닦은 경영인이다.

선대회장은 경영하는 내내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으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림과 인재양성에 집중하며 ESG 경영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들 최 회장 역시 선대회장 유지를 이어받아 탄소감축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며 ESG 경영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고 있다.

선대회장의 ESG 경영 중 눈에 띄는 것으로 숲과 인재양성을 꼽을 수 있다.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림과 인재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이에 지난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를(현 SK임업)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50년 전 민둥산은 4500ha 걸쳐 4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울창한 숲으로 변신했다. 이는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에 달한다.

선대회장은 이후 조림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키로 결정한 뒤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1974년 11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 뒤에는 ‘세계 수준의 학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매년 유학생을 선발, 해외로 보냈고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으며 학위 취득시 SK 근무와 같은 일체의 조건도 달지 않았다. 1974년부터 시작된 고등교육재단 장학사업은 IMF와 세계금융위기 등 극심한 경제위기에도 계속됐고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명과 박사 820여명을 배출했다.

장학퀴즈도 SK의 대표적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선대회장은 1973년 장학퀴즈가 광고주를 찾지 못해 폐지 위기에 처하자 단독 광고주로 나선 이후 2300여 회가 방영된 현재까지 50년 가량 후원하고 있다.

또 환경과 사회 외에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인 SK경영관리시스템(SK Management System)을 정립, 지배구조 선진화를 꾀했다. 이는 경영관리 요소와 일처리 방식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여기에 이해관계자와 구성원 행복,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반영시키면서 사회와 공생하는 기업으로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선대회장이 남긴 또 하나의 업적은 장묘문화 개선이다.

선대회장은 평소 무덤으로 좁은 국토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화장을 통한 장례문화 개선을 주장하며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도록 했다. 실제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아 SK는 지난 2010년 1월 500억원을 들여 충남 연기군 세종시에 장례시설인 ‘은하수 공원’을 조성해 기부했다.

선대회장의 아들인 최 회장은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원을 삼고 경영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등 SK는 최근 ESG 관련해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관계사 각각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문한 뒤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했다.

이어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결의한 뒤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t)의 1%를 SK가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고 세부적으로 실천할 방법론과 구체적 목표치를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특히 최근엔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넷 제로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SK는 2020년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조직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플러그 파워 등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은 전기차배터리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기업으로 변신 중이며 SKC는 2차 전지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그린 기업으로 전환했다. SK건설은 사명을 ‘건설’에서 ‘에코플랜트로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또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과 역량은 한 곳에 모은 ‘SK 그린캠퍼스’를 지난 1월 오픈했으며 연구·개발에 집중할 ‘SK그린테크노캠펴스’도 2027년 출범할 예정이다.

이 외 최 회장은 국내 기업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인정한 탄소배출권은 물론이고 파푸아뉴기니와 스리랑카 등 해외에서도 탄소배출권도 확보했다.

아울러 ESG 경영을 함께 할 인재 양성을 위해 연세대와 강원대에 ESG 관련 강좌를 개설했고 지난 해에는 연세대 등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할 혁신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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