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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덮친 최악의 가뭄…"한반도도 안전지대 아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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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유럽과 중국 등에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가뭄 영향권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개월(지난 2월 23일∼8월 22일) 전국 누적 강수량은 772.3mm로 평년의 85.5%에 그쳤다.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상가뭄 현상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눈이 적게 내리면서 가뭄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 전국 강수량은 13.3㎜로 평년의 14.7% 수준에 머물렀다. 강수일수도 11.7일로 평년보다 7.8일 적었다.

현재 가뭄 수준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다가올 가을철 태풍과 겨울철 눈의 양에 따라 가뭄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권원태 전 APEC기후센터 원장은 "현재 누적 강수량이 85%라면 적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경고가 내리거나 할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가을철 태풍이 겨울 강수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9월 태풍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가뭄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봄철 가뭄이 해갈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뭄관측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대륙의 47%가 토양이 말라버린 ‘경고’ 상태이며 17%는 초목이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는 ‘경계’ 상태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극심하다. EU의 수확량 예측은 지난 5년 평균과 비교할 때 곡물의 경우 16%, 대두는 15%, 해바라기는 12% 줄었다.

독일의 라인강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2차 세계 대전 나치 선박의 잔해가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 쓰촨성에서는 가뭄으로 용수가 부족해져 수력발전량이 줄어 석탄화력발전을 크게 늘렸다. 쓰촨성은 전체 전력의 80% 가까이 수력발전에 의존하던 지역이다.

권 원장은 "최근 유럽에서 지중해가 아닌 독일에서 가뭄 현상이 일어나고 또 아시아권인 중국에서도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가뭄의 심각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며 "한반도라고 해서 최악의 가뭄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가뭄이 극심하거나 오래될 경우 생길 사회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농작물 피해로 인한 물가 상승은 물론이며 강 수위가 낮아질 경우 물류 수송 문제와 에너지 발전 문제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보통 지중해 지역에서 가뭄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독일까지 가뭄이 심해졌다"며 "독일 라인강의 경우 물류 수송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질 경우 물류 수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쓰촨성의 경우에도 석탄화력발전량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등 냉각수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뭄이 지속되면 결국 에너지 발전 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기 때문에 수증기도 빨리 증발한다. 땅이 이미 건조해진 상태에서는 수분이 공급되더라도 토양이 수증기를 많이 담기 힘들어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권 원장은 "겨울에 가뭄이 드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여름철 가뭄이 들면 온도가 높으니까 수증기가 굉장히 빨리 증발해 버린다"며 "겨울에는 비가 조금 적게 오더라도 토양이나 호수 수증기가 쉽게 증발하지 않아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하다"고 설명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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