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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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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광폭투자로 글로벌 복합위기 정면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24 14:45

미국에 251조 중장기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 속 국내도 투자 행보 지속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 강화...미래경쟁력 확보 차원 초대형 M&A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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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경고음 속에서도 국내외 투자 확대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올해 초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했고 주력 제품 메모리반도체도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가격 하락이 예상되며 업황이 어두운 와중에도 핵심 경쟁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위기를 기회로"…미래에 광폭투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향후 20년에 걸쳐 1921억달러(약 251조6500억원)를 투자해 새 반도체 공장 11곳을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새 공장이 설립되면 이미 가동 중인 오스틴 공장 2곳과 170억달러(약 22조2700억원)를 투자해 건설할 계획인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더해 삼성전자는 텍사스에만 반도체 생산시설 12곳을 갖게 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 9곳에 1676억달러(약 219조5500억원)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달러(약 32조900억원)를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 약 1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신설 공장 일부는 오는 2034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며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투자 계획이 미국과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장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미 상무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삼성전자의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산업을 변혁하는 동시에 고임금 일자리 수천개를 만들고 우리에게 21세기 전 세계 혁신을 선도할 능력을 보장한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과 견고한 신뢰관계 구축은 향후 반도체 생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 기업 위상이 높은 만큼 미국과 협력관계 강화는 향후 증설에 필요한 장비 조달에 더욱 유리한 위치를 가져오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초대형 투자 구상은 미국 의회가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520억달러(약 68조1200원)가 넘는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개됐다. 미국 상원은 이달 19일 밤 진행된 표결에서 64대 34표로 반도체 산업 육성방안 관련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법안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투자 관련 세제 혜택 등 내용이 담겼다. 미국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를 골자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역점 법안으로 강조한 산업 육성 방안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투자 계획을 내놓은 대규모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입게 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짓는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당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당초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 국내 투자도 지속…대형 M&A 가능성

삼성전자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대외 악재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압도적 투자를 이어가는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돋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도 기존 투자 계획에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달 SK하이닉스는 4조3000억원을 들여 충북 청주공장을 증설하려던 계획을 일단 중지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두 사례 모두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과 업황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해외 대형 반도체 기업도 기존 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 ‘긴축 경영’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또 경기 악화로 기업 가치가 하락하자 보유 현금이 많은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주요 후보군은 전장과 차세대 이동통신, 로봇 산업에서 찾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과 전장, 5세대(5G) 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를)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년 내 유의미한 M&A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룹 차원에서 향후 5년간 혁신사업에 총 450조원을 쏟겠다는 목표도 추진하고 있다. 전체 투자 중 국내에만 360조원이 투입된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바이오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내에 혁신성장 생태계를 육성하고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공급망 재편 흐름에 따라 핵심 산업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몸값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라며 "삼성전자는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도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는 주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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