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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공장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선두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 인텔이 가세하며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지만, ‘샌드위치’ 신세가 되면서 우량 고객사가 이탈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위기에 봉착했다. 스마트폰 품질 논란으로 지금껏 쌓은 초격차 브랜드 가치가 단숨에 하락했다. 차기 제품에서 의미 있는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엔비디아, 삼성 물량 줄이고 TSMC·인텔 가나
27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열린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파운드리 협력사로 인텔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시장 점유율 80%를 확보한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력으로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로 시장을 넓히는 파운드리 업계 우량 고객 중 하나다.
엔비디아는 자체 공장을 두지 않고 TSMC와 삼성전자 등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지난 2020년부터 TSMC에는 주로 ‘A100’ 등 고성능 AI 반도체를, 삼성전자에는 게임용 GPU를 각각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올해부터 최근 첨단 공정이 필요한 게임용 GPU 물량을 TSMC로 이전할 움직임을 보인다. TSMC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애플과 함께 TSMC 주요 고객사가 되면 생산물량을 적기에 처리하기가 더 쉬워진다. 최근 파운드리 업계는 밀려드는 주문량으로 우량 고객사 물량을 우선해 수주를 받고 있다. TSMC가 갖춘 높은 수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서 TSMC로 옮기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CEO 발언으로 삼성전자는 인텔과 경쟁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수주량이 TSMC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를 만났다. 인텔은 생산 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리조나와 오하이오에 각각 200억달러(약 24조 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에는 유럽에 10년간 800억유로(약 107조 5000억원)를 투자한다.
◇ 파운드리 ‘큰손’ 퀄컴, 차기 AP 생산 TSMC에
위기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또 다른 큰손인 퀄컴을 경쟁사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차세대 3나노미터(㎚) 공정 기반 제품을 TSMC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엔비디아와 함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책임지는 우랑 고객이었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전량 생산하는 TSMC에 맞서 삼성전자가 퀄컴 ‘스냅드래곤’을 생산하는 구도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인텔의 부상도 변수다. 지난해 인텔은 퀄컴과 아마존 등을 첫 파운드리 고객사로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4년부터 20옹스트롬(A) 공정을 통해 퀄컴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퀄컴이 변심한 배경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이 지목된다. 특히 신기술을 대거 적용해야 하는 첨단 공정에서 기대 이하로 낮은 수율이 나타나면서 고객사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율 문제가 반복되면서 우량 고객사를 잃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차기 반도체 공정 설치를 위한 투자도 끊기게 된다"며 "선두 추격을 위해서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거나 퀄컴,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GOS’ 논란에 브랜드 가치 타격
최근 고의 성능 저하 논란에 휘말린 점은 스마트폰 사업에 장기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앱이 고사양 게임 실행 시 발열을 막기 위해 제품 최대 성능 발현을 막았다는 논란이다.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2’ 시리즈가 특히 집중 타격을 입으며 판매량에 악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GOS 사태와 관련해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였지만,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일각에선 ‘고성능’ 브랜드 가치 저하를 우려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중국 업체가 따라갈 수 없는 기술력에 있었지만, GOS 논란으로 이러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시리즈’가 시장에서 갖는 이미지는 성능이 최상이라는 점인데 이번에 신뢰도를 크게 잃으면서 지금껏 쌓은 강점이 물거품이 됐다"며 "차기작에서 소비자들이 놀랄만한 혁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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