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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커지면서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지와 한울 원자력발전소까지 번질 우려도 나왔다. 소방청도 산불이 원전까지 영향을 미칠 상황을 대비해 한울원자력발전소에 고성능화학차와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을 배치했다. 다행히 발전 기지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25일 째 민간인 사상자 1399명, 난민 333만명. 우크라이나는 한달 가까이 러시아의 공격을 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엔에서 집계한 전쟁 피해자 수다. 많은 사람들이 ‘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던 대로 러시아는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동중인 자포리자 원전을 포격했다.
아직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지만 핵연료 저장시설이 파손될 경우 ‘제2의 체르노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군사력 2위인 러시아가 굳이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을 공격했다는 건 단순히 전력 차단의 목적만이 아닐 것이다. 핵무기를 쓰지 않고 원전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그 피해가 처참하다는 걸 알고 있을 터.
국내외 상황을 보면 지금 문재인 정부보다 차기 윤석열 정부가 짊어져야 할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책임이 더 무겁다. 그런데 차기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보다 원전 재개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번 출범한 인수위에 에너지 전환 혹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는 없다.
게다가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RE100이 뭐냐’는 질문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RE100’은 에너지전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도다. 윤 당선인은 산불 현장에 방문해 "지역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가급적 빨리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를 재개해 많이 일할 수 있게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 지역은 기후위기 때문에 대기와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대규모 산불 발생 위험성이 높은 곳이다.
지금까지는 탄소중립 시작 단계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본격 추진 단계다. 단순히 정치 이념으로 전세계 흐름을 역행한다면 재생에너지·수소 생산과 기술 개발에 뒤쳐지면서 ‘영원한 팔로워’로만 남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산불과 해수면 상승 등 기후위기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목숨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