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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개국 디지털세 도입 합의...우리나라 기업도 ‘예의주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0.09 13:40
삼성서초사옥

▲삼성서초사옥.(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46개국 가운데 136개국이 디지털세 도입에 합의하면서 향후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2023년 도입되는 디지털세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겨냥해 일명 ‘구글세’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디지털세 도입이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8일(현지시간) 제13차 총회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디지털세 필라 1·2 최종 합의문과 시행계획을 논의한 뒤 140개국 중 136개국의 지지를 얻어 공개했다.

디지털세란 글로벌 대기업들이 본국뿐만 아니라 이익을 거둔 해외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매출 발생국에서도 세금을 내도록 해서 과세권을 배분하는 필라 1과 이들에 최저한세율을 적용하는 필라 2로 구성된다.OECD 등의 합의문에 따르면 연간 기준 연결매출액이 200억 유로(27조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대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을 시장 소재국이 갖게 된다.

해당 기업은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각 시장 소재국에 나눠 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가 디지털세 납부 기업 1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7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15.1%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올렸다. SK하이닉스도 매출 32조원, 영업이익률 15.7%를 기록해 지난해 기준으로는 적용 대상이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경기 부진으로 이익률 기준에 미달해 당장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법인세로 각각 9조9000억원, 1조4000억원을 납부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200여곳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중국, 유럽 등 30여곳에 판매 및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국내 자동차, 중공업 부문에도 다국적 기업이 있지만, 대상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2030년부터는 디지털세의 매출액 기준이 현재의 200억 유로(27조원)에서 100억 유로(14조원)로 낮아지며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디지털세 납부 대상 국내 기업이 3∼5개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

디지털세

▲디지털세 도입 향후 일정.(자료=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디지털세 도입이 국내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일단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필라 1(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의 경우 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을 각국이 나눠 갖는다는 취지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세금을 내면서도 세금을 내는 곳만 달라지는 셈이다.

정부는 잔여이익이 있는 법인이 조세채무를 부담하면서 소득공제 혹은 세액공제 방식을 이용해 중복과세를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신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납세협력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국내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세율이 낮은 외국에 법인을 둔 기업의 경우에는 필라 2(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 이후 종전보다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필라 2가 시행되면 기업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최저한세율인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업에 대한 최저한세 적용 부담이 완화됐고, 우리나라 주력 산업 중 하나인 국제 해운업이 아예 필라 2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점은 긍정적이다.

2023년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세금을 내게 돼 국세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우리나라 기업도 외국에서 디지털세를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디지털세 도입 후 우리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는 세금보다 다국적 기업이 우리나라에 내는 세금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다른 나라에서 영업하는 우리 기업도 조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이 납부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과세권을 행사하는 게 훨씬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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