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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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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풍력 폐기물 급증에 ‘난제’...블레이드 재활용 속도 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08 13:37

풍력발전

▲풍력발전(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풍력발전기 부품 폐기물 문제가 업계의 주요 난관으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들이 재활용 기술개발 등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脫)탄소 기조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크게 부각되지만 수명이 다한 발전기 부품의 처리과정을 놓고 친환경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블레이드(날개)가 복합재료로 제작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워 매립으로 해결하는 실정이다.

8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풍력발전업체인 지멘스 가메사가 업계 최초로 재활용이 가능한 풍력 블레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멘스 가메사는 성명에서 "해상풍력에 상업용으로 세계 최초의 재활용 가능한 풍력 블레이드"라고 설명했다.

지멘스 가메사는 독일 전력업체 RWE와 협력해 북해지역에 재활용 가능한 블레이드를 활용한 해상풍력 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해당 발전단지는 2022년 상업 운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또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 계열사인 EDF 리뉴어블과 함께 재활용이 가능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여러 곳에 걸쳐 구축할 계획이다.

지멘스 가메사에 따르면 자사의 재활용 가능한 블레이드는 분리가 가능한 수지(접창용 수지)를 활용해 분해가 쉽다. 대부분의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는 유리섬유와 탄소섬유 등의 복합재료가 수지로 강하게 결합돼 이를 분리하기가 힘들다.

현재 기술로는 폐 블레이드를 잘게 부숴 콘크리트에 집어넣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든다. 유럽 일부에서는 소각하는 방식도 쓰고 있지만 연소 과정에서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0~25년의 수명을 다한 폐 블레이드를 대부분 매립한다. 작년 미국 와이오밍주의 캐스퍼에서는 수명을 다한 블레이드를 대규모로 매립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더 많이 요구된다는 점에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5월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보고서’에서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390기가와트(GW)의 풍력발전을 증설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럴 경우 폐 풍력 부품 등은 자연스레 급증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이후부터 20년 내로 풍력발전기 부품 폐기물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에서도 블레이드 폐기물이 2030년 세계적으로 연 40만톤, 2050년에는 연 200만 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에서 발생하는 블레이드 폐기량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6월 말까지 약 292GW 규모의 풍력발전기 설비를 구축했다.

미국에서도 블레이드 폐기물이 앞으로 20년 안에 72만톤에 달한다고 예측됐다. 에경연은 "블레이드를 매립장까지 수송하는 비용이 비싸고 매립장에서도 블레이드를 매립하기 여의치 않아 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폐기물 관리에 대한 규정이 매우 엄격하고 토지 비용이 높아 매립이 어려운 관계로 폐 블레이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지멘스 가메사 뿐만 아니라 기타 글로벌 풍력업체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덴마크 풍력발전기업인 베스타스는 오는 2040년까지 풍력발전소 설계·운영·중단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순환경제접근법’을 도입해 ‘폐기물 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사업부 ‘GE 리뉴어블 에너지’는 폐기물 처리기업 베올리아 북미지사(VNA)와 함께 미국 육상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폐블레이드를 재활용하는 ‘다년 협약’을 체결했다. 베올리아 북미지사는 폐블레이드를 시멘트 원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지멘스가메사는 오는 2040년까지 판매한 풍력발전기 전량을 회수할 목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국가 에너지국(NEA) 좌담회를 열고 풍력발전기 철거 문제에 대한 논의를 나누고 ‘풍력발전기 업그레이드·기술개선·철거관리 시범방안’ 초안을 각 업계에 발송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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