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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 '반쪽짜리 기구' 지적…"친정부 성향 시민단체 위주 위원 위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13 13:37

"시민단체 활동가나 환경 운동가 위주로 구성돼 목표 달성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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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컨트롤타워로 지난달 29일 출범시킨 탄소중립위원회를 두고 ‘반쪽 위원회’란 지적이 일고 있다. 탄소중립·에너지전환 등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인사만 참여시키고 반대하는 인사들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나 환경 운동가 등을 다수 민간위원으로 위촉한 반면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이 소외됐다는 불만을 낳고 있다.

1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위원회가 이념적·정책적으로 편향된 친정부 인사 위주로 구성돼 ‘반쪽 짜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친정부 성향을 띄는 기후환경 등 시민단체가 축이 돼 편향적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공정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각 분야의 동참을 유도하기보다는 정부 정책을 강화하고 지원받기 위한 관변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가 친원전 전문가, 탈석탄 피해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폭 넓게 참여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설득함으로써 범 국가적으로 추진해도 쉽지 않다고 입을 업계 관계자들은 모은다.

그러나 이번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 구성의 면면을 보면 정부가 구상한 탄소중립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 추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이들은 비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위원회의 민간위원 대다수가 환경 전문가 출신이고 에너지 관련 전문가나 발전업계 관계자들은 소수에 불과 하는 등 균형적·융합적이지가 않은 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신인 한 인사는 "전체 77명의 탄소중립위원회 민간 위원 가운데 에너지를 전공한 사람은 많지 않고 주로 환경 쪽에서 활동한 사람이 많다"며 "탄소중립위원회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2050년 탄소중립이란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다"며 "탄소중립위원회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며 융합적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직 산업부 차관은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 정부 대책은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영향을 받는 정책 소비자와 국민들은 굉장히 피로를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목표와 의지도 중요한데 이 시점에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공동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윤순진 서울대 교수, 18개 관계부처 장관, 기후·에너지·산업·노동 분야 전문가, 시민사회·청년 대표자 등 각 계를 대표하는 민간위원 77명 등 총 97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민간위원은 △기후변화 △에너지혁신 △경제산업 △녹색생활 △공정전환 △과학기술 △국제협력 △국민참여 등 8개분야로 나눠진다.

총 77명 가운데 에너지 업계 관계자로 볼 수 있는 위원은 10명 안팎에 그친다. 조용성 에경연 원장·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전의찬 세종대 기후에너지융합학과 교수·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김승환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김성우 김·장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양흥모 에너지전환 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등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부문 가운데 특히 발전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위원에는 발전공기업 경영자는 물론 민간 발전사 기업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민간위원에 위촉된 에너지분야 기업인은 김희철 한화솔루션 대표와 추형욱 SK E&S 대표,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등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 경영인들 뿐이다.

한 민간 발전사 관계자는 "탄소중립 목표를 두고 에너지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예정인 만큼 발전업계 이야기도 중요한 게 아닌가. 그런데 국가 기구에 발전업계를 대표할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게 아쉽다"며 "에너지 산업은 길게 봐야 하기 때문에 산업 전환 초창기부터 계획을 탄탄하게 세워야 한다. 지금부터 발전업계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은 정부의 몫이지만 발전소를 세우거나 운영하는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건 발전 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라며 "실제 현장과 가까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안전하고 탄탄한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관련 기업인들을 배제하고 어떻게 탄소중립을 이룰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위원에 포함된 기업 경영인으로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한국철강협회 회장)·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중소기업중앙회 회장)·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김희철 한화솔루션 대표(신재생에너지협회 회장)·강삼권 포인트모바일 대표(벤처기업협회 회장)·이현준 쌍용C&E 공동대표(한국시멘트협회 회장)·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추형욱 SK E&S 대표·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등에 불과하다.

일부 업종별 협회장 자격으로 대기업 경영자들을 참여시켰지만 경제산업계를 이끄는 경제 5단체 중 중소기업중앙회장만 명단에 올려져 있다. claudia@ekn.kr

□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 77명

기후변화
    (11)
김동욱현대자동차 부사장
서왕진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송하진대한민국  시도지사 협의회 회장
유승직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과 교수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이은희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
전의찬세종대  기후에너지융합학과 교수
조용성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조홍식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추소연알이도시건축  대표
추형욱SK E&S 대표이사
에너지혁신
    (10)
김부기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소장
김하나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김희철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회장
안병옥호서대  AI 융합공학과 교수
양흥모에너지전환  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창훈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
임춘택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전영환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
최정우한국철강협회  회장
홍혜란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경제산업
    (10)
강삼권벤처기업협회  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김정인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김혜애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박혜린㈜이노마드  대표이사
오형나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윤태환루트에너지  대표이사
이현준한국시멘트협회  회장
임대웅㈜에코앤파트너스2℃ 대표이사
정은미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 본부장
녹색생활
    (10)
강명수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미화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문동준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
박진미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송상석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이규진아주대  지속가능교통연구센터 교수
이명주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이미경환경재단  상임이사
임기상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대표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공정전환
    (10)
고재경경기연구원  연구원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동명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승택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김좌관부산가톨릭대학교  응용과학대학 교수
김춘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류성필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단장
이재준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임성진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전명숙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과학기술
    (8)
김승완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김종남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박현민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유가영경희대  환경학과 교수
이기택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이미혜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장경애동아사이언스  대표
정병기녹색기술센터  소장
국제협력
    (7)
김성우김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 소장
박덕영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태현Ocean5 동아시아지역 코디네이터
박현정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
박형건녹색기후기금  팀장
오연재청소년기후행동  운영위원
조규리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대표
국민참여
    (11)
강영진한국갈등해결연구원  원장
권오현사회적  협동조합 빠띠 이사장
김민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표
김선명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 상임대표
백종연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안홍택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 위원장
윤영미녹색소비자연대  대표
이선경청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이동학UN 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전문위원
정성희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최경선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자료=탄소중립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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