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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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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후 쪽박’…새내기주의 초라한 성적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0 08:20

평균 수익률 -9.31%...시초가 대비 40% 넘게 빠진 곳도



SKIET 내일 사장...공모주 시장 분위기 바꿀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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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기업공개(IPO)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장한 이른바 ‘새내기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모주 역사를 새로 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오는 11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후 상승 곡선을 그린다면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 상장한 신규 종목들의 상장 이후 평균 수익률은 이달 6일 기준 -9.31%다. 일부 기업의 주가는 시초가보다 40% 넘게 빠진 곳도 있다.

올해 ‘따상’으로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오로스테크놀로지,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비릭스, 선진뷰티사이언스 등 6곳이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상장 첫날 대비 15% 빠졌다.

모비릭스와 선진뷰티사이언스도 각각 지난 7일 종가 2만1350원, 1만9450원으로 시초가 2만8000원, 2만3000원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

특히 상반기 최대 공모주로 꼽혔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세가 몇 차례 꺾이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는 6만5000원으로 시초가 13만원을 기록, 상장 첫날 16만 9000원에 마감했다. 둘째 날 종가 16만6500원, 셋째 날 14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하락에 더욱 탄력이 붙으면서 결국 4월 7일 11만 4500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마자 자체 백신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주가를 서서히 회복해 7일 종가 기준 16만500원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127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이다. 매출총이익률 65.1% 영업이익률 47.7%를 기록했다.

상장 후 대박을 기록했다가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건 올해 상장한 종목 뿐만은 아니다. 지난해 IPO 최대어였던 SK바이오팜도 상장 직후 21만7000원까지 치솟았는데, 현재는 10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역시 청약증거금만 31조원이 모이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당시 ‘따상상’을 보이면서 지난해 9월 11일 8만1100원까지 오르다가 이내 하락하더니 현재까지 5만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7일 종가 기준)는 5만2800원이다.

이처럼 공모주들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상장 직후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졌기 때문이다. 또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올해 유독 높았던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장한 6개 기업의 의무보유확약 비율 평균은 51.93%로 작년 따상에 성공한 10개 기업의 평균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31.22%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85.27%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오로스테크놀로지가 81.4%였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작년 공모주 투자로 이미 개인들은 거래량이 커지면 빨리 매도해야 한다는 것과 급락한 주식의 반등이 어렵다는 점을 학습하면서 공모주 상장 이후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개인투자자 급증으로 일반 청약 흥행이 사실상 보장돼 있다보니 기관들 역시 수요예측에서 희망 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 전쟁’을 몰고온 SKIET에 주목하고 있다. SKIET가 오는 11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 후 이른바 ‘따상’을 기록,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시장 분위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SKIET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81조원의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몰리면서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속출한 바 있다. SKIET의 공모가는 10만5000원이다. ‘따상’을 기록하면 첫날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오른다. 주당 평가 차익은 16만8000원이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수는 6072만948주(15%)로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미확약 물량 430만4198주(6%)와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641만7000주(9%)이 포함돼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12%)보다 많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적은 편이다. 유통 물량이 적을 수록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IET가 공모주 시장에 뜨거운 열기를 불게한 만큼 상장 이후 주가에 따라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결정될 전망이다"라며 "5월 IPO 시장은 원래 비수기지만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최근 4개년 내 최고 수준을 달성할 전망인 만큼 증시 주변에 남은 자금으로 투자자들이 다른 공모주 청약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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