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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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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코로나에도 여가 중요…지역관광 활성화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18 17:28

"국민 여가는 국민의 삶의 질, 국가 경쟁력 나타내는 지표"

"지역관광산업은 4개 업종과 연계된 대표 산업군…다방면 대책 필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예술ㆍ관광 분야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국책 연구기관이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데이터분석센터로 지정돼 빅데이터를 활용한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원이 분석한 데이터는 정부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 활용된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지원이 시급한 분야는 어디일까. 또 큰 변화를 겪은 우리 국민들의 여가 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게 해답을 들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 팬데믹 국민들의 여가활동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 코로나19로 여행, 공연관람, 생활체육 등 우리 국민들이 즐겨하는 여가활동에 많은 제약이 발생했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매체가 TV인데, 여행 관련 프로그램은 줄어든 반면 인테리어, 홈트레이닝,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모여서’, ‘먼 곳에서’, ‘동적인’ 것에서 자의든, 타의든 간에 ‘나홀로’, ‘동네에서’, ‘정적인’ 여가생활로 변화했고 당분간 이러한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 관련 산업군 중 어느 분야에 대한 대책이 가장 긴급하다고 보나.

△지역관광산업이다. 관광산업은 관광객이 지역을 직접 방문해 지역문화를 체험하고, 숙박과 음식 및 기념품 등 다양한 소비를 통해 지역관광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여행업, 관광 및 일반숙박업, 유원시설업, 국제회의시설업 이상 4개 업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최근에는 비대면 온라인 여행지 소개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전통시장과 지역축제 관련 비대면 서비스 발굴을 위한 다각적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본다.

-국민들의 관광이나 여행 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주요 관광지와 관광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체계를 통해 안전한 관광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확대 등 관광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영유아 동반 가족, 고령층 등 세대별, 계층별 관광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 발굴도 요구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민들의 여가 패턴은 어떻게 변화할 거라고 보나.

△백신접종 등으로 코로나19 국면이 현재보다는 개선된다고 해도 비대면, 일상생활 속 여가활동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에 모바일 기술의 발전이 더해져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향후에도 국민여가생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오프라인 여가활동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최근 호텔숙박이 결합된 국내 여행상품이나 무착륙 관광비행상품이 출시 즉시 매진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을 전제로 개최되는 공연 예매경쟁이 치열해져 ‘피케팅(피터지게 티켓팅)’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따라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여가산업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비대면·온라인 여가 콘텐츠 생산·유통·소비 생태계의 고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건강한 여가 활동은 개인의 육체적·심리적 안정, 가족 간의 유대를 증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코로나19는 경제악화와 양극화, 세대, 계층 간 갈등 등 경제, 사회적 위기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개인과 가족은 가계수입 감소와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블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가정폭력이 급증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여가 활동은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여가활동이 있나.

△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했지만 사실은 ‘여행’을 가장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찾고, 알아가기 위해 전국 일주 여행을 즐겨왔다. 최남선 선생은 ‘국토예찬’에서 ‘우리 국토는 우리의 역사이며, 철학이며, 시이며, 정신’이라고 했다. 자갯돌 하나와 마른 나무 한 밑동도 말할 수 없는 감격과 흥미와 연상을 자아내게 한다. 이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말한 문화의 힘이고 아름다운 나라의 내면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동네를 걸으며 일상의 여가를 즐기고 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삶에 대한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다른 분들도 일상의 평범함에 감사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찾고 즐기면 좋을 것 같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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