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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사외이사-기말배당 '묘수' 돋보였다...다음 과제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4 15:49

당국 배당성향 20% 이내 권고, 배당성향 전년보다 낮춰



금감원 "재일교포 사외이사 투명성 제고" 지적



전체 사외이사 12명으로 늘려, 재일교포 비중은 33%로↓



18일 라임펀드 2차 제재심, 제재수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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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선임, 기말배당 등 각종 이슈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권고를 적절히 수용하면서도 이사회 구성 다변화, 주주가치제고 등 실리를 챙기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과제를 무사히 마무리한 만큼 당분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제재 수위를 낮추는데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신한금융지주가 결정을 내려야 할 주요 이슈는 크게 두 가지였다. 2020년 기말배당금을 확정하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다.

두 가지 이슈 모두 당국의 권고안과 맞물려 있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했다. 우선 배당의 경우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권고한 것이 관건이었다.

 

스트레스테스트 통과했지만
당국 권고에 배당성향↓ 

 


이에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당 배당금을 줄여 배당성향을 일제히 20%로 맞췄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의 결정은 달랐다.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 주당배당금을 150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성향은 22.7%였다. 주당배당금과 배당성향은 2019년(1850원, 25.97%)보다 낮지만 당국의 권고안보다 높다.

이는 금융당국이 경기침체 등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금융사의 배당정책은 자율에 맡긴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는 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했음에도 당국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줄이라고 권고한 만큼 주주가치제고와 코로나19 손실흡수능력 확보라는 두 가제 과제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았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재일교포 비중 낮추고
사외이사 전문성-다양성 강화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도 신한금융지주의 ‘묘수’는 돋보였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이사진의 전문성을 기존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재일교포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시 전문성, 다양성 등을 충실히 검증해야 한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당시 신한금융지주에 전체 사외이사 중 재일교포 사외이사가 3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금융업에 해당되지 않는 이력 등으로 이사회 내 의견 개진의 다양성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경영유의사항을 전달했다.

이사회 내 발언도 회의당 0.2~0.3회 정도에 그쳐 사외이사로서 전문성을 발휘해 경영진을 견제하는 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당시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 재일교포 사외이사 숫자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교포들이 자본금을 모아 설립한 곳이다.

재일교포는 신한지주 지분을 약 15% 보유하며 여전히 이사회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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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신규 추천 사외이사.


결국 신한금융지주는 재일교포 사외이사 숫자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당국의 권고안을 적절히 수용하는 식의 전략적인 결정을 선택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4명을 신규 추천하면서 총 사외이사를 12명으로 늘렸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수는 4명으로 변화가 없었지만,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두 곳의 사모펀드가 사외이사 후보군 2명을 신규 추천하면서 전체 사외이사 숫자도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사외이사 중 재일교포의 비중은 기존 40%에서 33%로 낮아졌다.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는 모두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회계분야, 법률자문은 물론 정보기술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추천된 사외이사는 곽수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를 비롯해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다. 각각 IMM PE, 재일교포, 어피니티, 베어링PEA가 추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입장에서 재일교포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만큼 당장 재일교포 사외이사 숫자를 줄이기보다는 비중을 낮추는 식으로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당국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금융사의 배당은 자율에 맡기겠다고 결정한 만큼 신한지주의 배당성향이 20%를 넘은 것을 두고 제동을 걸만한 명분은 희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펀드' 제재심 주목
18일 회의 속개 

 


이렇듯 신한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추천 등 주요 과제를 무사히 마무리한 가운데 앞으로는 금감원 제재심에서 제재 수위를 낮추는데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해 내부통제와 복합점포 관리 등의 책임을 물어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문책경고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는 주의적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제재심을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오는 18일 다시 회의를 속개한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경고 이상은 3~5년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만일 중징계가 확정되면 금융사는 이에 불복해 금감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신한지주 측은 "이번에 사외이사를 12명으로 늘린 것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사모펀드 2곳에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해 주주들의 목소리에 기울이고 회사의 성장과 발전, 이해관계자 가치 제고를 위해 힘쓴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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