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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코로나 시대의 친환경 주거 대안, 패시브 하우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8 17:18
사진_감은희

▲감은희 단감건축사사무소 대표

코로나19와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우리 주거의 방향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가는 이 시기에 집에 대한 성찰과 환경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함께 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필자가 현재 설계 중인 주택이 하나 있다. 건축주는 이미 단독주택에 살았고, 단독주택 살이의 맛을 제대로 느꼈던 모양이다. 그래서 요즘 화제가 되는 한 단독주택 필지에 새 보금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단독주택이 춥지 않을까요? 불편하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지만, 이분은 세세하게 시공과정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 기초공사 방법, 수도배관의 깊이, 정원에 묻는 전기배선의 깊이, 건물 주변의 마감 등, 시공과정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질문의 수준이 상당했다. 나름 건축에 관한 공부를 하셨다는 이분은 기존에 살던 단독주택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라서 새집은 목조주택을 원했는데, 그중에서도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컸다.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따뜻하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라 했다.

패시브 하우스란, 우리 집으로 끌어들인 에너지의 누출을 최소화하는 건축 방식이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오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패시브 하우스라고 한다. 외부의 햇빛이나 내부 발열을 난방 에너지의 주된 공급원으로 하되, 바닥 난방을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해서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여 거주자가 충분한 쾌적감을 느낄 수 있고,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주택이 패시브 하우스이다. 결국 패시브 하우스는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연간 15KWh/㎡·a(1.5ℓ)이하 이고, 1차 에너지 소비량이 연간 120㎾h/㎡·a 미만이어야 한다. 이렇게 수치로 표현되는 것이 패시브 하우스라고 할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적용되는 하는 기술적인 공법들이 있다. 고단열, 고기밀, 고성능 창호, 열 손실의 최소화, 열 교환 환기시스템 등이 반영되어야 하는 요소이고, 건축 계획 시 최대한 남향으로 배치하고 가급적 간결한 형태의 디자인과 최소한의 공간을 적용되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런 요소들은 결국 건축비 상승의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패시브 하우스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시공과정부터 위와 같은 요소들의 반영 등을 체크하고, 관련 기관의 협업 과정을 통해야 패시브 하우스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집을 패시브 하우스로 인증을 받을 것인가 아닌가는 선택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왜 패시브 하우스를 짓는가? 공기의 재순환 없이 실내의 공기 질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외부로부터 공급받은 일정량의 신선한 공기를 사용해서 냉·난방을 해결하고 열적 쾌적성을 만들기에, 쾌적성, 위생, 그리고 건강을 해치지 않고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주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건축비가 상승해서 건축주가 부담이 되지만, 환경적인 관점에서 패시브와 저 에너지 하우스는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착공과 시공 단계에서 신·재생 에너지 적용에 의한 설치 보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적용해 준다면, 더 많은 건축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적용된 주택들은 제로에너지 하우스로써 관리비는 절감한 저탄소 주택으로 우리 집에 대한 자부심까지 더해 줄 것이다.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건축물에서 사용한 에너지와 생산한 에너지의 합이 "영"이 되는 건축물이다. 패시브의 고단열·고기밀·차양 등 건축 요소를 적용해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극대화하고, 여기에 태양광·지열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건축물의 에너지를 조달한다면 코로나19와 환경오염이 이슈가 되는 요즘 시대의 주거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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