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7일(일)

'최대실적, 인력감축 적기?'...미래에셋대우-KB증권, 명퇴 배경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3 17:09   수정 2021.01.13 18:33:01

4411.jpg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명예퇴직,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두 증권사는 각각 대우증권, 현대증권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이 증시 호황기를 틈타 파격 대우를 앞세워 인력 감축과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임금피크제 대상은 만 55~59세로, 명예퇴직 신청은 만 55세(1965년생)부터 가능하다. 다만 올해는 만 52~54세까지 추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명예퇴직 대상자 연령대를 50대 초반으로 낮춘 것이다. 명예퇴직 대상자에겐 최대 30개월치 월급과 자녀 학자금 등 재취업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2016년 대우증권과의 통합 이후 두번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9년 290명 가량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대우증권 인수 이후 수차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던 만큼 이번 명예퇴직 단행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통합 출범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더 나아가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 희망퇴직을 단행할 당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은 매년 실시하되, 희망퇴직자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 명예퇴직자의 나이를 52세로 낮추면서 결국엔 희망퇴직자 수요도 끌어당기게 됐다.

KB증권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연초부터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197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이다. 최대 34개월 월급과 생활지원금 5000만원을 지급받는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29일 노사 합의에서 이같은 희망퇴직과 함께 임금체계 통합안에 찬성한 바 있다. KB증권도 지난 2017년 현대증권과 통합 이후 두 번째 희망퇴직이다.

2021011301000627300026751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본사 사옥. 에너지경제신문DB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통합법인을 출범한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이 최근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통상 기업들이 몸집이 큰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중복 인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두 회사는 임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통합 이후 인력을 조정하는데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상황에서 두 증권사가 명예퇴직을 단행한 것은 내부적으로도 인력 정체에 대한 고민이 심했다는 방증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례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간에 분위기가 달라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이직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KB증권의 경우, 현대증권 출신 직원은 KB투자증권 직원에 비해 승진이 느린 대신 기본급이 높았다. 반면 KB투자증권 직원은 성과연봉제로 기본급이 적었지만 승진이 상대적으로 빠르기도 했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명예퇴직까지 단행하면서 총 직원 수는 급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직원 수는 2017년 말 4652명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4049명으로 600명 감소했다. 이처럼 인력이 줄어든 것은 증권업 특성상 이직이 잦은 점을 감안해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KB증권은 2017년 말 2737명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277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의 인력 감축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규채용 과정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희망퇴직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임금이 깎이더라도 회사에 남으려는 임직원들이 대다수였다"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공채 절차가 어려워지자, 상시 채용을 통해 급한 인력은 수혈하긴 했지만 거래대금 증가를 계기로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만큼 회사입장에서도 인력 유출보단 유입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명예퇴직은 오히려 회사와 직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반응도 있다. 지금처럼 증시 호황으로 업황이 좋을 때 퇴직신청을 접수하면 회사는 비용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고 직원들은 예년보다 더 나은 수준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현재 시점에 퇴직신청을 받는 것이 회사나 직원들이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다"라며 "회사는 인력조정으로 미래 불황을 미리 대비하고, 퇴직을 원했던 직원들은 각종 혜택을 받아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와 여건을 얻게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배너

실시간 종합Top

경제
머니
비즈니스
전기차&에너지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