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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3월 기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함께 그룹 내 부회장직을 총 3인으로 늘렸다. 디지털, 자본시장, 글로벌 등 그룹의 핵심 사업에 부회장을 선임해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중 함영주 부회장은 경영관리부문 부회장으로 하나금융지주 내 전반적인 경영은 물론 최근 주요 금융사들의 가장 큰 화두인 디지털부문을 맡고 있다. 이진국 부회장은 국내사업부회장으로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연금, 신탁 등 계열사 시너지와 협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 내 손꼽히는 중국통인 이은형 부회장은 국외사업부회장으로 글로벌부문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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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부회장 3인방 |
하나금융지주의 3인 부회장 체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각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달성하는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부회장이 디지털부문을 총괄한 이후 디지털부문 인재 양성과 고객 만족도 제고에 한층 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올해 6월 출범한 통합 교육 플랫폼 ‘DT 유니버시티(University)’다. DT 유니버시티는 그룹 내 디지털 부문과 IT 전문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가 협업한 것으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맞춤형 실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금융그룹 모든 임직원이 1개 이상의 분야에서 전문화된 인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국내 사업 중에서도 WM, IB, 연금, 신탁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다른 지주사와 달리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단행하지 않고도 전체 순이익 내 비은행부문 비중을 꾸준히 늘린 것은 이 부회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2017년 말 20.8%에서 올해 3분기 31.3%로 상승했다. 이 중 이진국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8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2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올해는 증시 활황으로 인해 증권사의 활약에 따라 전체 지주사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며 "각 계열사마다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은행, 증권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부회장이 총괄하는 글로벌부문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작년 상반기 8.5%에서 올해 상반기 12.6%로 4.1%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은 3분기 기준 2764억원으로 1년 전(1773억원)보다 55.8% 증가했다.
이렇듯 하나금융지주가 부회장직 신설을 계기로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경영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다지면서 다른 지주사들도 부회장직을 신설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의 경우 연말 인사를 앞두고 부회장직을 신설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신한지주, KB지주 모두 부회장직 신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차기 회장 구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부회장직을 신설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부회장직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오르기에 앞서 그룹 내 굵직한 핵심 사업들에 대한 경영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 같은 역할을 한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해당 사업과 관련해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여러가지로 중요한 자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