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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 고양시의회-남양주시의회-안산시의회-의정부시의회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의회 고덕희-이홍규 의원이 공동 발의한 '고양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건설교통위원회 심사에서 원안 가결로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고양시가 2021년부터 산지 개발행위허가 기준으로 적용해 온 법정동별 표고 기준 삭제가 골자다. 유사한 지형과 여건을 갖춘 토지여도 법정동 경계에 따라 개발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시민 재산권 보호와 지역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발의됐다. 그동안 고양시는 법정동별로 각각 다른 표고 기준을 설정해 산지 개발행위허가 여부를 판단해 왔다. 이에 따라 실제 지형이나 토지 이용 여건이 비슷하더라도 행정구역상 법정동 경계에 따라 개발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경사도 등 다른 개발행위 기준과 중복돼 시민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돼 왔다. 고덕희 시의원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토지 실제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양시는 이미 도시계획조례와 산지관리법 등을 통해 경사도, 산지전용, 재해 위험, 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법정동별 표고 기준까지 적용은 중복적이고 과도한 규제라는 판단이다. 고덕희 의원은 조례 심사 과정에서 “표고 규제를 삭제하더라도 난개발이 되는 건 아니다"며 “경사도와 산지관리법, 개발행위허가 기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정동마다 서로 다른 절대표고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토지의 실제 지형과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번 조례 개정은 무분별한 개발 허용이 아니라 불합리한 중복규제를 개선하고 보다 합리적인 개발행정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또한 “그동안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표고 규제로 인해 토지 이용과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았다"며 “이번 조례 개정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규제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개발과 산사태 등 안전 문제는 경사도와 재해-환경 기준을 보다 철저히 적용해 관리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시민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는 적극적으로 찾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례안은 고덕희-이홍규 고양시의원이 공동 발의했으며, 상임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됨에 따라 오는 26일 열릴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남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남양주시의회가 17일 조안면 소재 정약용유적지에서 열린 '2026년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 개막행사'에 참석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얼과 업적을 기렸다. 정약용문화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라는 주제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정약용유적지 및 다산생태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며 시민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개막식 시간도 기존 오전에서 오후 3시로 변경했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김진희 의장 등 남양주시의원, 최현덕 남양주시장, 유관기관장, 사회단체장, 자매도시 관계자, 시민 등이 참석했다. 앞서 열린 고유제는 다산 선생 묘소에서 헌화례를 가진 후 취타대행렬에 맞춰 문도사로 이동해 헌다례를 진행했으며, 헌다례에서 아헌관(亞獻官, 제사의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을 맡은 김진희 의장은 제사에 잔을 올리며 다산 정약용 선생 정신을 기렸다. 이어진 개막식은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를 시작으로 △내빈소개 △선언문 낭독 △인사말 및 축사 △정약용 로봇창작대회 시상식 △개막 퍼포먼스 △40주년 기념 패션쇼 순으로 진행됐다. 김진희 의장은 축사를 통해 “제40회 정약용문화제를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추진위원장님과 추진위원, 관계부서 공무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오늘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니 시민 모두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식전 진행된 갈라쇼 대사 중 '옳음을 말하는 위치에 있으며, 가능한 것을 계산하는 자리에 있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남양주시의회 21명 의원 모두 이 구절을 가슴에 새기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것은 가져다드리고, 불편한 것은 해소해 나가는 남양주시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산=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윤오일 안산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산시 커피찌꺼기 재활용 지원 조례안'이 제306회 제1차 정례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16명 안산시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이 조례안은 '순환자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으로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 지정 대상에 추가돼 일상생활에서 다량으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의 올바른 분리배출 및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조례안에는 △안산시장 책무 및 배출자 협력 사항 규정 △커피찌꺼기 재활용 계획 수립 및 시행 △커피찌꺼기 재활용 활성화 지원사업 및 예산지원 근거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 참여자 홍보물품 및 기념물품 제공 △관련 기관-단체-전문가 등과 협력체계 구축 및 포상 규정 등이 명시됐다. 윤오일 의원은 18일 “일상생활에서 커피 소비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매일 다량의 커피찌꺼기가 발생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조례안이 무심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안산의 자원순환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사회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 커피찌꺼기 재활용 지원 조례안 최종 의결은 오는 30일 열릴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뤄지며, 조례안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안산=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이진분 안산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산시 사회복지사 등 처우 및 지위 향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306회 제1차 정례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번 개정조례안은 사회복지사 등 처우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발의됐다. 조례안은 사회복지기관장 책무 규정을 신설하면서 기관장이 기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등 처우 및 복지 증진, 교육지원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했다. 사회복지사 등 처우 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위탁 대상을 '사회복지사협회 등 관련 단체'로 정비하고, 전문성을 갖춘 관련 단체에 예산 범위에서 필요한 경비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안산시 사회복지사 등 처우개선위원회'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총괄하는 관련부서 국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명시하고 업무를 담당하는 국 소속 부서장을 위원에 포함해 위원회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였다. 이진분 의원은 18일 “지역사회 복지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사회복지사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근무할 때 시민이 체감하는 복지 서비스의 질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기관장 보호 및 지원 노력을 유도하고 관련 전문 단체와 협업체계가 더욱 공고히 형성돼 사회복지사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 사회복지사 등 처우 및 지위 향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30일 개회될 제306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정성교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제348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중랑천 지방하천 구간의 국가하천 지정을 집행부가 적극 추진해 달라고 제언했다. 다음은 정성교 의정부시의원이 발표한 5분 자유발언 요지다. 작년 10월 중랑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한 중학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는 우리에게 분명한 과제를 남겼습니다. 집중호우 때 수위와 유속이 급격히 변하는 하천을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중앙정부도 같은 문제의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중앙정부는 집중호우와 홍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제시했고,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지방하천 20곳 약 467km가 실제 국가하천으로 지정됐습니다. '하천법'은 유역면적 50제곱킬로미터 이상 200제곱킬로미터 미만 하천 중 인구 20만 이상 도시를 관류하거나, 범람구역 인구가 1만 이상인 하천 등을 국가하천 지정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기준에 해당하면 시-도지사가 지역수자원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중앙정부에 지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는 2023년 탄천-안양천-공릉천 등 국가하천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중랑천은 어떻습니까? 중랑천의 지방하천 구간은 13.78km, 유역면적은 118.44제곱킬로미터입니다. 그리고 이 구간은 인구 46만 의정부시 한가운데를 관류하고 있습니다. '하천법'상 지정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지금 중랑천은 하나의 하천이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지방하천 안전과 환경정비를 위해 매년 수억 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집중호우로 수해가 나면 복구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되면 국가가 하천관리와 주요 치수 사업을 추진하게 되고 제방 보강과 준설, 유지보수 등에 국가 재정이 투입될 기반이 마련됩니다. 이에 집행부에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국가하천 지정에 따른 홍수 대응 역량, 하천관리 체계, 의정부시 재정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산책로와 친수시설 관리방안까지 담은 지정 추진 계획을 마련해 주십시오. 둘째, 시민 설명회, 시민 참여 캠페인 등을 통해 의정부시가 앞장서서 범시민적 공감대와 여론을 만들어 주십시오. 셋째, 중랑천 상류인 양주시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경기도에 건의하고 경기도가 중앙정부에 지정을 요청하도록 적극 협의해 주십시오. 이상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오세훈 서울시장직 걸린 23일 항소심 선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23일 내려진다.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 시장은 항소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을 수 있다. 향후 대권 도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재판부의 판단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오후 2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전달받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의 의뢰 사실과 김씨의 2100만원 대납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5건은 여론조사 의뢰나 비용 대납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선출직 공직자는 직을 잃고 5년간 공직에 진출할 수 없다. 항소심에서 1심 형량이 유지되고 판결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 상실과 함께 차기 대선 출마도 제한받게 된다. ◇통화 녹음 두고 엇갈린 주장 항소심에서는 명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새롭게 탄핵 증거로 채택됐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알고 있었는지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해당 녹음이 재판부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녹음에서 명씨는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마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는 한편 “시장님 은밀하게 했고 이건 소문나면 안 되고"라고도 했다. 오 시장 측은 앞선 발언을 근거로 김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으며, 오 시장은 여론조사 진행과 비용 대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명씨는 지난달 30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해당 통화가 당내 경선용 여론조사 실시 여부를 논의한 대화가 아니라, 오 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뒤 안철수 당시 후보와 추진한 야권 단일화 전략의 구체적인 경위와 실행 과정을 주고받은 대화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명씨와의 관계를 단호하게 정리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그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자금법 개정 성과를 서울시장 5선보다 더 명예롭게 생각하는 제가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명씨를 단호히 끊어내지 못해 법정에 서게 된 것에 대해 깊은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리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증오가 진실을 이길 수 없고 조작된 정황이 사실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사법부가 증명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넘어 서울시정과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죄 판단이 유지될지, 새로 채택된 통화 녹음과 양측의 주장이 재판부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선고의 주요 관심사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금융위기 이후 최악”…삼전닉스 폭락에 머스크까지 찬물 [머니+]

국내 증시가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폭락에 휘청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업체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증산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하면서 반도체 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20.7% 폭락했다. 지난 한 주간(12~16일)에도 14.5% 급락했다. 지난 16일에는 전장 대비 2.05% 오른 5668.05에 거래를 마치며 8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간의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폭락의 중심에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지난 한 주간 삼성전자 주가는 26만2000원에서 21만5500원으로 17.8%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넷째 주(-19.3%)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의 낙폭은 더욱 컸다. 같은 기간 주가는 168만1000원에서 127만2000원으로 24.3% 폭락했다. 2008년 11월 셋째 주(-31.9%)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두 기업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꼽힌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1조20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은 각각 3조4763억원, 5조356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이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78.8%에 달한다.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면서 두 기업의 외국인 보유율도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45.98%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48.85%까지 떨어져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목할 부분은 이 같은 주가 폭락이 반도체 업황의 뚜렷한 악화나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2027~2028년 고객사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TSMC 역시 반도체 수요 둔화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현재의 실적 호조보다 향후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추격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 CEO의 잇따른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중국은 2028년 엄청난 양의 메모리 반도체(RAM)를 생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1일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고, 12일에는 중국이 관련 제조 기술을 확보하면 생산 규모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13일에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거론하며 “마이크론은 향후 메모리 가격과 관련해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다른 업체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해왔다"고 비판했다. 머스크가 비판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발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의 대규모 공급 가능성을 부각함으로써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을 약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존 터너스 애플 CEO도 지난 15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제약을 심각한 위기로 진단하며 중국산 메모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잠재적인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머스크가 2028년을 지목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8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생산능력 확충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여기에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월간 D램 웨이퍼 생산능력도 2028년 말 50만~60만장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실화할 경우 생산능력 기준 세계 3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곧바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공급과잉이나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와 신규 생산시설의 가동률,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 수준 등에 따라 향후 수급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은 기술 수준과 공급망이 달라 중국산 확대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 여름 발전량 LNG↓·석탄↑…단가 차이에 석탄감축 반대로 가나

극심한 더위가 이어진 올 여름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발전량이 줄고 석탄발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NG 발전 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200원선을 3년 만에 넘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석탄 발전 축소와 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와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여름철(6~8월)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3만6020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같은 기간 석탄화력 발전량은 5만9149GWh로, 원자력 발전량은 4만5685GWh로 각각 5.1%와 2.9% 늘었다. 전체 발전량이 16만1476GWh로 0.2% 감소에 그친 점에 비춰 보면 LNG 발전량이 비교적 많이 줄고 석탄화력과 원자력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최대 전력 수요가 95.3GW까지 올라갔던 8월에는 LNG 발전량이 18.2% 감소한 1만2284GWh을 기록했다. 빈자리는 원자력(13.3% 증가)과 석탄화력(3.9% 증가)이 채웠다. 이는 LNG 복합화력 발전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과 8월 평균 LNG 전력구입 단가는 각각 킬로와트시(kWh)당 200.8원과 222.5원으로 2023년 7월(204.08원) 이후 3년만에 200원선을 넘어섰다. 한국가스공사의 일반발전 기준 천연가스 공급 가격은 올해 3월 기가줄(GJ)당 1만6048.20원이었지만 이후 조금씩 오르고 7월과 8월 각각 2만522.58원과 2만2726.90원까지 올라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시장에서 위기가 고조되던 2022년 8월~2023년 3월에는 270원선을 넘었다. 통상 국제 LNG 가격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는 시차가 3~4개월이므로 3월 시작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석탄발전(유연탄 기준)은 7월과 8월 가격이 각각 kWh당 151.7원, 165.1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원래 LNG보다 발전 단가가 낮은 데다 상승 속도도 가파르지 않았다. 봄철(3~5월)에는 석탄화력 발전량이 3만6308GWh로 25.8% 증가했다.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2.2% 줄은 3만9193GWh였다. 이례적으로 많았던 원전 예방정비로 원자력 발전량이 17.3% 줄어든 4만1104GWh였는데, 이 빈 자리를 석탄화력이 채운 것이다. 올해 들어 신월성 1호기(1~4월)과 한울 2호기(5~7월)∙3호기(2~5월)∙5호기(2~6월)∙4호기(5~8월), 한빛 6호기(2~6월) 등 발전용량이 1GW 수준인 원전이 계획정비로 잠시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월성 2~4호기 중 3호기만 지난 7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LNG 발전이 줄고 석탄 발전이 늘어나는 현상은 올 겨울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LNG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LNG JKM(일본·한국 지표) 선물 가격(종가 기준)은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넘게 MMBtu(100만BTU, 1BTU는 대기압에서 물 1파운드를 화씨 1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당 25달러선을 상회하고 있다. 한국 시간 16일 오전 6시 30분 기준으로는 29.340달러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가스공사가 책정한 10월 발전용 가스 공급 가격이 GJ당 2만5087.86원까지 올라 갈수록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석탄 발전이 LNG 발전보다 효율이 낮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석탄 LNG의 발전 효율은 각각 약 40%와 60% 정도로 평가되는데, LNG 발전이 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열로 추가 발전을 하기 때문이다. LNG 발전으로 나오는 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LNG 수입 가격과 발전단가가 올라 석탄 발전 비중을 높이면 탄소 감축 속도를 더 늦출 우려가 커진다. 이에 석탄발전 폐지 정책 기조와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빠르면 올해 말 확정될 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는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27기를 2036년까지 LNG 발전소로 대체하고, 나머지는 수력발전이나 배터리 에너지지정장치(BES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등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0기 이내는 안보 전원으로 남겨두되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간다. 온실가스 감축도 문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부문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2억2043만톤을 기록했다. 전체 배출량은 6억8571만톤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고, 산림·토지 분야의 온실가스 흡수·저장량을 고려한 순배출량은 6억5470만톤으로 0.5% 증가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 연내 도입 앞두고 발전업계 “투자 위축 우려”

지역간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가 송전혼잡으로 한국전력의 구입비가 줄어드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기존 발전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해 정책 신뢰와 전력공급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기획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과 비용 부담의 불균형, 발전사의 경영·투자 위축이 전력수급에 미칠 영향을 짚고 신중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보완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부가 연내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면서 발전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전망 부족으로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 판매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반면 한국전력은 전력구입비를 줄일 수 있어, 발전 투자와 송전망 확충 유인을 동시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송전망 확충 책임이 있는 한전이 오히려 송전제약의 경제적 수혜를 보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도덕적 해이' 논란과 함께 제도 전반의 정책 신뢰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오는 22~23일 전남 나주에서 전력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LMP 관련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제도 도입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LMP는 송전망 상황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도매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여기서 송전망 혼잡이란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선로 용량이 부족해 전력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을 뜻한다. 송전망이 한계에 도달하면 전력이 상대적으로 남는 비수도권의 도매가격은 기존 계통한계가격(SMP)보다 낮아지고, 한전은 그만큼 낮은 가격에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앞서 발표한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있다. 정부는 영·호남 등 전력 생산이 많은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이에 따른 한전의 수익 감소분을 도매시장의 지역별 가격 차등을 통해 일부 보완할 계획이다. 다만 발전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부담이 비수도권 발전사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발전사는 송전망 건설이나 혼잡을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데도 송전제약이 발생하면 전력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하는 데 이어 정산가격까지 낮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송전망 혼잡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 발전이력과 전력거래소 계통부하·전력수요 데이터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 융통선로가 송전한계에 도달한 시간은 2024년 약 65%, 2025년 약 55%로 연평균 60% 안팎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하반기에는 한계 도달 비중이 약 82.7%까지 높아졌다. 제도 발동 조건인 송전망 혼잡이 연중 상당 시간 발생한다면 LMP가 예외적인 가격 조정 장치가 아니라 사실상 상시적인 가격체계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발전사 수익 감소 폭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난해 홍익대 신훈영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LMP 도입 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SMP 차이는 kWh당 약 10.16원으로 분석됐다. 이를 적용하면 1000MW 발전기를 보유한 사업자의 연간 매출이 약 600억~800억원 감소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가 장기적으로 신규 발전소 투자 위축이나 기존 발전원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전력 생산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한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정작 비수도권 발전사업의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의 송전망 투자 유인을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송전망 혼잡이 발생할수록 비수도권 발전사의 정산가격은 낮아지는 반면 한전은 전력구입비를 절감하게 된다. 송전망 부족을 해소해야 할 주체가 혼잡 상황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 주체가 제약 상황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한전의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으며, 송전망 확충과 지역별 요금제를 함께 추진하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송전망 사업 54건 가운데 20건, 약 37%가 지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송전망 확충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제도만 먼저 도입할 경우 망 부족에 따른 비용이 발전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LMP 도입에 앞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송전망 투자 이행과 제도 시행을 연계하고, 발전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계통제약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완하는 장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종묘 앞 세운4구역 ‘초고층 논란’…실제 계획은 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입장차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 건축계획은 종묘와 가까운 건축물의 높이는 낮추고 종묘와 멀어질수록 높아지는 구조로 계획됐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세운4구역 재개발에 따른 종묘 경관 훼손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는 향후 건축물이 들어설 위치에 맞춰 높이 94m, 99m, 141m, 142m를 표시한 애드벌룬 4개가 설치됐다.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애드벌룬이 종묘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며 국가유산청이 제기해 온 경관 훼손 우려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축물의 높이는 종묘와 가까운 종로변은 상대적으로 낮게, 남쪽인 청계천변은 높게 계획됐다.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상 높이 기준은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변경됐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건축계획상 높이는 각각 98.7m와 141.9m다. 일각에서는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종묘 앞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우려하지만 실제 건축계획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과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인 건축물을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 세운4구역 건축계획의 최고 높이인 141.9m는 이러한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종묘와 가까운 전면부 건축물 높이는 낮추고 후면부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단계적으로 높이를 계획해 일반적 의미의 초고층 빌딩과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4구역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해당 건축물이 종묘 정전의 주요 시야각 범위 밖에 있어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컴퓨터로 구현한 모습과 실제 현장과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실증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현장실증은 실제 건축물 높이에 맞춰 애드벌룬을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는 실증 결과를 공개하면서 기존 3차원 시뮬레이션과 실제 높이를 표시한 애드벌룬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증 결과에도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사이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해 종묘의 유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현장 검증을 통해 실제 어느 지점에서 어떤 경관 훼손이 발생하는지부터 확인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과 범위를 설정하려면 실제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실측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라며 “종묘 경관에 대한 판단은 '초고층'이라는 표현보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 논란의 핵심은 들어설 건물이 종묘의 경관을 실제로 얼마나 훼손하느냐를 확인하는 데 있다. 논의가 진전되려면 개발에 따른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를 제시하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측도 그 근거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기후부 출범 1주년, 장수가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단상]

지난 15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비롯해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등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하 사장과 남 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및 여권 인사들과 과거 인연이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임명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자문위원 경력이 있는 차 직무대행을 겨냥했다. 공방이 격화되면서 국감이 한때 파행됐다. 공교롭게도 이달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는 달이다. 정부 조직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산하기관으로 시선을 돌리면 아직 정리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 일부 기관은 수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끝난 기관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어떤 곳은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산하기관 가운데 '맏형' 격인 한국전력부터 수장 인선이 정리되지 않았다. 김동철 사장의 공식 임기가 지난달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현재까지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영록 전 전남도지사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취업불승인' 결정을 받으면서 인선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할 핵심 기관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려도 이를 수용할 전력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수요 증가까지 예상되면서 전력망을 책임지는 한전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또 다른 주인공인 화력 발전공기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이현빈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이달 새로 취임했지만 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은 기존 사장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10월을 목표로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면서 개별 회사의 인사와 향후 통합법인의 리더십이 갖춰지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대규모 조직 개편을 앞둔 만큼 이를 이끌 수장 인선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화력 발전공기업은 에너지 전환을 현장에서 직접 수행해야 할 당사자다. 정부의 탈석탄 기조에 따라 기존 석탄발전 설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새로운 발전원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에너지공단, 전력거래소는 수장이 정해졌다. 다만 기관별로 에너지 전환에서 맡는 역할과 무게감에는 차이가 있다. 한수원이 원전과 양수발전을 담당하고 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가 각각 인허가·정책 지원과 전력시장 운영을 맡는다면, 한전과 화력 발전공기업은 전력망 확충과 석탄발전 전환이라는 정부의 핵심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기후부 입장에서도 이들 기관의 수장 인선이 갖는 무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환경 분야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윤석대 사장의 임기가 지난 6월 끝났지만 아직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첫 공모에서 적격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에 들어갔는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I·반도체 산업 확대에 따른 대규모 용수 공급뿐 아니라 가뭄과 홍수 등 기후위기 대응까지 수공이 맡아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수장 인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임상준 이사장이 지난 5월 직무정지된 이후 차광명 경영기획이사가 이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차 직무대행의 본래 임기도 지난 7월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대행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환경공단은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관련 업무부터 대기·수질·폐기물,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까지 환경 정책의 상당 부분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물론 현 정부가 탄핵 정국을 거쳐 출범했고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상당수의 법정 임기가 남아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을 일괄적으로 교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기후부 출범 1년이 지나면서 정책을 발표하는 단계에서 실제 집행하는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발전공기업 개편, 탄소중립과 물관리 등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정치권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가 절차상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인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을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장 후보군에 정치권 인사들이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정치적 인사를 함께 따지는 과정이 인선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1년이 기후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면, 2년차에는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장수들을 갖춰야 할 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위기 덮치자… 아이들 건강·교육권까지 흔들린다 [기후 신호등]

기후변화가 어린이의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거기에 더해서 학교 출석과 학업 성취, 인지능력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기후재난으로 학교가 문을 닫는 단기적인 피해를 넘어, 폭염과 가뭄·홍수 등이 어린이의 건강과 영양 상태, 가계 소득을 악화시키면서 장기적으로 교육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UNICEF)는 지난달 발표한 '학습이 멈추다: 2025년 전 세계 기후재난에 따른 학교 교육 중단 현황(Learning Interrupted: Global Snapshot of Climate-Related School Disruptions in 2025)' 보고서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106개 국가·지역에서 1억7100만명 이상의 학생이 기후재해로 학업 중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까지 전 세계 학생 약 10명 가운데 1명에 해당한다. 폭풍·홍수·폭염·가뭄·산불 등이 휴교와 수업 중단, 등교 감소, 학교시설 파괴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학교 문을 닫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국의 국제개발·기후정책 연구기관인 'ODI 글로벌'은 지난 5월 '기후변화가 교육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고찰(The impact of climate change on education outcomes: A systematic review)'를 발표하고 기후위기가 어린이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 254개 연구 종합한 ODI의 분석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ODI 글로벌은 런던에 본부를 둔 독립적인 국제개발·사회정책 연구기관이자 싱크탱크다.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국제개발, 성평등·사회적 포용 등 글로벌 정책 분야를 연구하며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가 연구비를 지원했고, 아칸샤 밥나, 레이철 마커스 등 ODI 연구진 4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한 문헌조사가 아니다. 연구진은 학술 데이터베이스와 회색문헌 등을 포함해 2만2919건의 자료를 검색한 뒤 최종적으로 254개 연구를 검토했으며, 이 가운데 90개 계량경제학 연구를 핵심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핵심 연구들은 기후 충격과 교육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한 연구들이다. 보고서는 홍수와 가뭄, 강수량 변화, 사이클론·허리케인·태풍, 고온·저온, 산불 등 주요 기후위험이 어린이의 교육 접근성(access), 교육 성취(attainment), 학습(learning)​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 학교가 무너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간접 피해' 기후재난이 교육을 망가뜨리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학교와 교육 인프라의 파괴다. 홍수와 태풍 등으로 학교 건물이나 교통로, 급수·위생시설이 파괴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된다. 학교가 침수되거나 도로가 끊기면 수업이 중단되고, 복구가 늦어질수록 교육 공백도 길어진다. 실제 검토된 연구 8편 가운데 7편은 학교 건물이나 학교의 물·위생시설, 도로 등의 인프라 피해가 교육 손실로 이어지는 중요한 경로라고 분석했다. 재난이 지나간 뒤에도 교실과 교육시설이 복구되지 않으면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습 환경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둘째는 건강과 영양의 악화다. 기후 충격은 식량 생산과 식품 가격, 물 접근성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어린이의 영양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폭염은 수업 중 집중력과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감염병 확산이나 식수 부족은 결석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가계 소득과 생계의 악화다. 가뭄이나 과도한 강수로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면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부모가 교육비를 줄이거나 자녀가 농업·가사노동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학교에 다니는 데 필요한 교통비와 학용품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출석이 불규칙해질 수도 있다. ODI 연구에서도 강수량 충격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로로 가계소득, 노동수요, 아동 건강이 확인됐다. 결국 기후위기의 교육 피해는 학교 건물이 파괴되거나 수업이 중단되는 직접적인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건강과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가계소득이 줄어들면서 출석률과 학습시간이 감소하고, 이러한 변화가 누적돼 장기적인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위기는 '재난 → 건강·소득 악화 → 학교 출석 감소 → 학습능력 저하 → 교육 성취 하락'이라는 연쇄적인 충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폭염은 교실 안에서도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폭염이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높아지면 학교가 휴업하지 않더라도 교실의 고온 자체가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 ODI가 검토한 연구들은 높은 기온이 학습 조건을 악화시키며, 냉방과 환기 개선, 지붕의 열 반사, 나무 심기 등 수동형 냉방(passive cooling) 조치가 교실 환경과 학습 결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이는 기후 적응을 단순히 제방이나 배수시설 같은 재난 대응 인프라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학교의 냉방·환기·그늘·식수시설 역시 어린이의 학습권을 지키는 기후 적응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기후위기는 교육 불평등도 확대할 수 있다. 냉방시설과 방재시설을 갖춘 학교에 다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재난이 발생해도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가정의 아이와 농업소득에 의존하는 가정의 아이가 받는 충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ODI가 검토한 연구에서도 사회적으로 취약한 아동의 교육 결과가 기후 충격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확인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연구마다 달랐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과 어린 연령대의 아동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보다 일관되게 나타났다. 따라서 기후위기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교육 격차와 빈곤의 대물림을 심화시킬 수 있는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 어린 나이에 받은 충격이 더 오래 간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기후 충격의 시기다. 어린이의 기후 노출은 나이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임신기부터 생후 2세 정도까지는 신체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다. 특히 태아기와 생후 초기에 기후 충격을 경험하면 이후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의 영양 부족이나 건강 악화는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ODI는 임신기와 영유아기의 기후 노출이 이후의 학습 및 교육 성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케냐의 한 연구에서는 영아기 강수량 변동에 노출된 어린이의 학교 등록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생후 0세 때의 강수량 변동은 이후 학교에 한 번이라도 등록할 확률을 16.9%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도의 농촌 아동 약 200만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유아기 강수량 증가가 학교 등록과 학습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충격의 방향과 시기, 지역의 농업 구조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교육의 관계를 단순히 '기온 상승=학업 성적 하락'이라는 하나의 공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보고서는 강조한다. ◇ 현금 지원과 일자리 보장이 학습 손실을 막는다 그렇다면 기후재난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ODI가 검토한 연구에서는 조건부 현금지원(CCT)​과 공공고용 보장 프로그램이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 “멕시코의 교육·보건·영양 분야 조건부 현금지원 프로그램인 프로그레사(PROGRESA)와 콜롬비아의 가족행동(Familias en Acción) 프로그램처럼, 빈곤층 가정에 현금을 지원하면서 자녀의 학교 출석과 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정책도 기후재난에 따른 교육 손실을 줄이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현금지원의 효과는 연구와 지역에 따라 달랐고, 6개 연구 가운데 4개 연구에서 긍정적인 교육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공공고용 프로그램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일관됐다. 에티오피아의 생산적 안전망 프로그램(PSNP)과 인도의 국가 농촌고용보장법(NREGA)을 분석한 연구들은 모두 기후 충격에 따른 학습 손실을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가구 구성원의 NREGA 참여가 21℃를 초과하는 추가적인 더운 날이 어린이의 수학·읽기 성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50% 이상 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수치를 모든 국가와 모든 기후재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ODI 역시 현금지원과 고용보장 프로그램의 교육 보호 효과를 '중간 정도(moderate)'의 근거​로 평가하고 있다. ◇ 기후 적응 정책에 '교육'을 넣어야 한다 ODI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교육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건강과 식량,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은 널리 논의돼 왔지만, 교육과 학습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적 기후 논의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 적응정책에도 교육을 핵심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폭염에 견딜 수 있는 학교 건축과 냉방·환기시설 △홍수·태풍에 강한 학교 인프라 △기후재난 때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원격·보충교육 △취약 가정에 대한 현금지원과 고용안전망 △학교 급식과 영양 지원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 급식은 가뭄으로 인한 중퇴를 완화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말라위에서는 가뭄을 겪은 가구의 12~17세 아동 가운데 학교급식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경우 취학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ODI는 아직 이 분야의 정책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한다. 기후 충격의 교육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엄격한 방법론의 개입 연구는 20편에 불과하며, 특히 정책이 소득·건강·교실 온도 같은 중간 경로를 개선한 뒤 실제 학습 성과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추적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학교 건물이나 도로가 부서지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가뭄이 가계소득과 영양을 흔들고, 폭염이 어린이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며, 어린 시절의 기후 충격이 훗날 학교 등록과 학업 성취에까지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기후 적응의 목표를 '재난에서 사람을 살리는 것'에서 한 단계 더 확장해 아이들이 재난 이후에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취임 1년 지났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장동혁 리더십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역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이견을 조율해야 할 지도부가 분열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 취임(2025년 8월) 1년이 훨씬 지났지만, 당은 바람 잘 날이 없다는 탄식도 들린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6일 경기 용인갑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의 경선 후보였던 양향자 최고위원의 '전면 재선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직위원장으로 윤재복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최고위원은 “이해충돌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번 재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ARS 투표 누락과 이중당적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없이 재투표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용인갑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 경선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발단은 지난 6일 3자 경선과 8일 결선이다. 결선에서 윤재복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양 최고위원을 꺾었다. 그런데 일부 당원이 통신사 문제로 ARS 투표 전화를 받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재투표 논란이 불거졌다. 공개회의에서 조강특위 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이 먼저 반격에 나섰다. 정 사무총장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본인이 당선될 땐 아무 말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당의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발언을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양 최고위원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각서까지 썼다는 취지의 언급도 나왔다. 정 사무총장은 회의 후 “통신사 측의 기술 문제를 당의 오류로 확대·과장해 언론에 공식 발표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친한계는 양 최고위원을 거들고 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진상조사 없이 재투표를 결정한 과정을 지적하며 “당사자인 양 최고위원이 재투표를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결정해서 발표했느냐"고 따졌다. 충돌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더 거세졌다.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새어 나왔고, 장 대표와 정 사무총장이 양 최고위원과 우 최고위원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어떻게든 지도부 실수 있으면 끄집어내서 흔들어보자, 그러려고 정치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정선거에 싸우는 대표까지 싸울 자격 없는 사람을 만드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양 최고위원의 불참 선언으로 18일 재투표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당권파는 양 최고위원 측의 문제 제기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한다. 비당권파는 부실한 경선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역 하나 정비하는 데도 한목소리 못 내는 지도부 당내에서는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도입한 당원 직선제 이후 당내 역학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비당권파와 원외 인사들의 불만이 쌓여 왔다는 것이다. 양 최고위원이 투표 오류를 고리로 재선거를 요구한 데에는 당권파 주도의 공천·조직 정비 흐름에 제동을 걸려는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로서는 부담이 크다. 당 대표는 경선에서 불거진 이견을 조율하고 의사결정 절차에 대한 신뢰를 지켜야 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표 누락 의혹과 재투표 결정의 정당성을 놓고 최고위원들이 맞섰고, 장 대표도 갈등의 한복판에 섰다. 지역 조직 하나를 정비하는 일에 지도부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 셈이다. 경선 과열이 반복되면 당원 참여를 넓히려던 제도의 취지도 퇴색할 수 있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번 사태가) '개혁파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명단은 (ARS 전화 목록에서) 빼고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당내 장악력에 대한 평가도 갈릴 전망이다. 최고위원 간 충돌과 책임 공방이 되풀이되면 대표의 조정 능력을 향한 의문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인터뷰] “소버린 AI 성공은 중국뿐…한국, 독파모 올인 위험하다”

“소버린 AI로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단 하나예요. 중국 하나예요."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 겸 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교수의 평가는 냉정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자체 기술 생태계를 갖춘 중국과 한국은 여건이 다른 만큼 독자 모델 개발에만 집중하기보다 해외 기술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지난 15일 본지와 만나 “독파모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신중하게 봤다"며 “소버린 AI만 추진하기보다 글로벌 AI와 병행하거나 융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독자 기술 개발의 포기가 아니다. 국산 AI를 개발하되 해외의 앞선 모델도 활용해 실패 위험을 줄이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에서 실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체 모델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누가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까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산 AI 확보가 곧 AI 주권은 아냐" -학계에서는 독파모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나 역시 처음부터 성공 가능성을 신중하게 봤다. 상당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 소버린 AI로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하나라고 본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시장도 크다. 딥시크 같은 경쟁력 있는 모델도 나왔다. 한국은 중국과 여건이 다르다." 문 교수가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 규모 때문이다.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사용할 기업과 이용자가 충분해야 지속적인 개선과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독자 모델 개발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독자 AI 개발과 해외 기술 활용을 어떻게 병행해야 하나. “소버린 AI만 하지 말고 두 가지를 다 하거나 융합하자는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AI'를 주장했다. 국산 모델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AI도 함께 쓰자는 얘기다. 한쪽에만 집중하기보다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독자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AI 주권을 확보할 수 있나. “독자 개발은 필요하다. 다만 그 필요성이 모든 투자 방식의 타당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산 모델을 확보하는 것과 AI 주권을 확보하는 것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데이터와 핵심 업무를 통제하고, 필요할 때 기술과 공급자를 선택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해외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이런 조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국산 AI 개발이 끝 아니다…돈 낼 고객 있나" -독파모 사업의 성과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나.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사용 비용과 보안 수준은 어떤지 따져야 한다. 개발자들이 얼마나 활용하는지도 중요하다. 기술 개발 자체도 성과지만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유료 고객과 수출 실적 등 사업화 성과까지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AI 모델 개발에는 대규모 연산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개발을 마친 뒤에도 운영과 성능 개선에 비용이 들어간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성능이나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 기술 개발 성과와 시장에서의 성공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문 교수의 설명이다.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에 AI 기술과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있나. “대규모 자본과 연산 자원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소수 기업으로 힘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수 기업이 AI 시장 전체를 독점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공개 가중치 모델이나 산업별 전문 서비스처럼 다른 경쟁 경로도 있다. 특히 제조와 금융, 공공 등 전문 데이터와 현장 이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업무 수행 능력과 보안, 비용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국 기업도 고객의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경쟁할 수 있다." ◇ “범용 AI 정면승부보다 제조·에너지 공략" -한국이 특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은 어디인가.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본과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과 에너지,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산업에는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가 있다. 이를 AI와 결합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가능한가. “제조 현장에서는 불량률을 낮추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력 수요 예측이나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한류 콘텐츠의 제작과 해외 유통에도 기회가 있다. 다만 실제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AI 산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사업화 역량이다.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현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있어야 하고, 기업도 운영 비용을 감당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연구 성과를 시장 성과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AI 투자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독자 기술을 개발하는 일과 이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국내 기술과 해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다. 해외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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