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집 지으려다 부동산 가격 또 나락으로 간다." 최근 공공주택 공급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내년 주택 '공급절벽'이 예고되면서 정부가 공공주택 물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요즘 민간, 공공할 것없이 '고급화'가 유행처럼 번지다보니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정된 예산, 빠른 공급을 위해선 고급화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공 주택의 품질 기준과 그에 맞는 합리적 가격 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을 비롯해 주요 공공주택 단지에서 고급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A-24·B-17블록 견본주택도 최신 평면 트렌드를 반영해 거실과 주방을 확장했다. 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는 등 민간 아파트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반영됐다. 공공임대 품질 개선은 이전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정책이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누구나 살고 싶은 곳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공공주택이 최저가 표준건설비로 건설돼 민간 대비 품질이 낮아 선호도가 낮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공주택은 신혼부부·청년층 등의 실수요가 높은 만큼 품질 개선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남양주 왕숙 일부 블록 청약 경쟁률이 70대 1을 기록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유명 건축가를 참여시켜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충분한 재정 기반과 높은 조세 부담이 전제된 모델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예산 제약이 크고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해야 해 동일한 방식 적용이 어렵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수는 결국 예산이다. 국토부는 내년 수도권에 2만90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수도권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착공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 품질을 높일 경우 공사기한 확대와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 그만큼 임대료도 인상해야 하지만, 국내 환경상 저소득층 부담과 사회적 반발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큰 폭의 조정은 어렵다. 이로 인해 늘어난 비용은 세금이나 LH 재정을 통해 보전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LH의 재무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8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66억원에서 –4277억원으로 떨어지며 적자 전환했다. 부채는 18.4% 늘어난 165조206억원으로, 부채비율또한 221.7%에 달한다. 정부도 재정 부담 등을 의식해 LH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공급 절벽은 이미 현실화돼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공공주택을 '살고 싶은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이 오히려 시장에 주거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공임대는 본래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가구에 기회를 제공한 뒤 민간 중·상급 주택으로 이동하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주택의 고급화가 이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은 저렴하게 많이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며 “특히 은퇴 세대가 상급지에서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전체 주거 순환 구조가 원활해진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 의료·생활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임대 정책은 예산 안에서 양을 늘릴지, 질을 높일지 선택해야 하는 구조"라며 정책 결정자들은 “30평대 10채를 지어 10명에게 공급할지, 15평대 20채로 늘려 20명에게 공급할지 결정해야 한다. 고급화 전략은 특정 영구임대나 소득공제형 등 극히 제한된 유형에 일부를 공급할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반 공공임대로 확대하면 예산 손실을 감당할 여지가 없어, 결국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질 좋고,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공공임대를 많이 공급하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 제약이 많다"며 “예산·입지·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정 수준의 아파트 품질 기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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