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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선거 특수요? 옛말이죠”…현수막 골목, ‘대목’이 사라졌다

27일 80여 개 인쇄소가 밀집한 서울 중구 충무로 인형동 1가 일대. 이 골목은 선거철만 되면 현수막과 포스터를 뽑아내는 기계 소리가 밤낮으로 이어지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날 찾은 상가 곳곳에 슬레이트가 쳐진 채 문을 닫은 곳과 공실이 대부분이었고, '임대문의' 현수막만 몇 장 붙어 있었다. 골목 안쪽 인쇄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열다섯 평 남짓한 공간에 인쇄기계 3대가 놓여 있었다. 작동 중인 기계는 한 대뿐이었다. 출력 중인 현수막이 기계 하부를 스치는 소리, 기계가 덜커덕거리는 소리, 한쪽 낡은 나무 작업대 앞에서 재봉틀을 돌리는 소리만 들릴 뿐 공장 안은 적막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인쇄업체를 운영해온 사장 윤주철(68)씨는 “원래 여기가 다 인쇄 사무실이었는데, 지금은 60퍼센트나 남아있으려나. 20년 사이 거의 다 망해서 나갔다"며 “이건 사실상 사양산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7일 앞두고 찾은 충무로 인쇄골목은 선거 특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침체에 빠져 있었다. 업계에서는 매년 선거철을 '대목'으로 여겨왔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그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인쇄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었다. 후보와 정당들이 수천만 원을 들여 현수막과 포스터를 찍어내는 대신 유튜브와 SNS로 공약을 알리는 방식이 굳어진 탓이다. 대형 현수막 업체 부사장 김모(63)씨는 “요즘은 휴대폰으로 홍보를 많이 하니까 현수막을 안 하려 한다"며 “전에는 선거만 되면 공장이 모자라 다른 공장까지 빌려 돌렸는데 지금은 있는 공장이 겨우 돌아간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인쇄업체사장도 “인쇄업이 디지털·온라인 쪽으로 빠지면서 필드에서 직접 물건을 만들어내는 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판세도 현수막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선거가 많다 보니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현수막으로 선거 운동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 안 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경쟁률이 낮아진 영향도 있고, 군소 정당 후보가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했다. 남은 일감마저 대형 업체로 집중되면서 영세 인쇄소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정치권 인맥을 갖춘 업체나 초저가 공장형 업체가 선거 물량을 독식하고, 일반 영세 업체들은 선거철에도 한두 건 겨우 받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을지로에서 인쇄업을 40년째 해온 인쇄업체 사장 김모(68)씨는 “15년 전에는 국회의원 후보 한 분을 맡아 선거 인쇄물을 다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들어오지 않는다"며 “지난 선거 때는 아예 주문을 못 받았고 이번에 시의원·구의원 건 두 개 겨우 했다"고 했다. 을지로에 있는 인쇄업체 사장도 “선거 때 작은 업체에서 밤새 작업해봤자 몇 장이나 하겠냐"며 “하룻밤에 수백 장 하는 큰 업체들이 있으니 일감이 안 넘어온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가 압박까지 가중되고 있다. 현수막 원단은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등을 원료로 하는데, 나프타 수급 불안정 탓에 가로 5m·세로 90㎝ 기준 원단 단가가 기존 6만 원 선에서 8만~9만 원까지 뛰었다. 제작비가 올랐지만 판매 단가는 제자리여서 사실상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34년째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9)씨는 “원래 현수막은 마진을 10~20퍼센트밖에 못 보는데 나프타 값이 20~30퍼센트 뛰면 원자재 값에서 마진이 사라진다"고 했다. 을지로 토박이로 35년째 현대광고기획을 운영하는 정모(65)씨도 “원자재 값은 올라도 물건 값은 못 올려 마진을 거의 못 본다"고 푸념했다. 단가를 올리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온라인 대형 업체의 저단가 공세다. 인쇄업 40년 경력의 인쇄업체 사장 오모(71)씨는 “미터당 7000~8000원은 받아야 운영이 되는데 지금은 5000원밖에 못 하니 운영 자체가 안 된다"며 “온라인 업체가 다 죽여놓은 것"이라고 했다. 31년째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조모(68)씨도 “마진을 생각하면 미터당 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그나마 8000원 겨우 받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인쇄업체 관계자는 “원래 미터당 4000원인데 계속 그 값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 5년 새 매출이 30~40퍼센트 줄었다는 조씨는 “전에는 영업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서 일감을 물고 왔는데 지금은 그런 중간 업자도 없다"며 “지금 을지로는 옛날 을지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박규빈의 경영 Scope] 대한항공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명암과 ‘메가 캐리어’ 밸류업 승부수

올해 1분기 글로벌 거시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최악의 경제상황)'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지난 3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국지전에서 촉발된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로 배럴당 100달러대의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급등이 국내외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환율·고유가·고금리 등 '3고(高)의 노멀(일상화) 현상'은 유가와 환율에 절대적으로 취약한 항공업계를 융단폭격했다. 그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항공사들은 필연적으로 원가 압박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최근 공시한 1분기 보고서와 기업가치 제고 계획안을 면밀히 뜯어보면, 대외악재를 오히려 수익 극대화의 지렛대로 뒤바꾸는 압도적인 펀더멘털과 위기 관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종속회사 실적이 모두 반영된 대한항공 연결재무제표의 행간을 교차검증해 보면 외형성장의 이면에 똬리를 튼 거대한 '재무적 뇌관'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의 험난한 과제 역시 선명하게 드러난다. ◇ 악재를 호재로 만든 '운영의 묘'와 막강한 현금 창출 능력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5151억원, 영업이익 51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47.3% 폭증했고, 영업이익률도 11.4% 늘어 항공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항공기노선 계획에 따라 기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대한항공의 전략적 유연성의 결과다. 1분기 여객사업본부 노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조6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양적 성장을 넘어선 질적 성장이다. 국제선 탑승률(L/F)은 84.9%에서 88.5%로 3.5%포인트(p) 상승했고,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1㎞당 운임(Yield) 역시 124원에서 128원으로 올랐다. 실적 증가의 결정적 원동력은 역설적이게도 '중동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였다. 전쟁 위험에 따른 중동지역 영공의 불안정성이 극에 달하자 기존에 두바이·도하 등 중동 허브를 경유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던 글로벌 환승객들이 중동 항공사 이용을 기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이탈 수요는 우회항로와 안전한 직항편을 제공하는 대한항공의 유럽·동남아시아 연결 노선으로 대거 몰려드는 반사이익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타노선 대비 수익성이 월등히 높은 유럽 노선 매출은 전년 대비 18%나 늘었다. 여기에 중국의 무비자 정책 안정화와 춘절 연휴 효과가 맞물리며 중국 노선 매출이 19% 뛰었고, 역대급 엔저 현상 장기화로 폭발한 일본 노선 수요에 선제적으로 공급(ASK)을 10% 늘린 '탄력적 기재 운영'이 적중해 일본 노선 매출 또한 12% 증가했다. 수요가 둔화되는 곳의 공급을 즉각 빼서 수요가 넘치는 곳에 꽂아 넣는 수익성 방어 전략이 통한 것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객기 밸리 카고 공급 증가로 운임 하락이 우려됐던 화물사업은 1조90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3.5% 성장을 일궈냈다. 화물수송 실적(CTK)도 1.8% 올라 완연한 반등세를 보였고, 화물 운임은 516원에서 525원으로 오히려 1.7% 상승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산업계에 불어닥친 '인공지능(AI) 혁명'이 일등공신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어 고가이면서 진동과 시간에 극도로 민감한 △반도체 △서버 랙 △첨단 배터리 등 하드웨어 장비의 항공수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중동사태 여파로 홍해 항로가 막히는 등 글로벌 해운 물류망이 마비되자 촌각을 다투는 긴급 산업재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발 전자상거래 초국경 물량이 해운을 포기하고 항공 화물로 대거 옮아왔다. 이 호기를 놓칠세라 대한항공은 글로벌 화주들과 고정계약 물량을 선제적으로 묶어두고 수요가 빗발치는 미주 노선 등에 전세기를 집중 투입해 화물단가를 성공적으로 방어해 냈다. 대한항공 1분기 성적표에서 눈여겨볼 또다른 대목은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실적이다. 분기 매출 2522억원을 기록하며 기타수익 부문에서 전년 대비 74.0%라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 속에 중고도 무인기 양산 1호기 출고와 군용기 창정비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수주 잔고를 4조7172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대한항공의 유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건전하다.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2025년 말 3조4926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말 4조3648억원으로 불과 3개월 만에 25.0%(8722억원)가량 급격히 불어났다. 연결기준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무려 2조888억원에 이른다. 이는 매표 대가인 선수금이 늘어난 데에 기인한다. 별도기준 선수금은 5조6018억원에서 6조5524억원으로 17.0%(9506억 원) 급증했다. 연결재무제표 상 유동선수금·유동선수수익·유동성이연수익 등 계약부채 합계 역시 약 6조9397억원 규모로 막대한 수준이다. 고환율·고유가 기조 장기화로 향후 유류 할증료 인상을 우려한 승객들과 미주 등 여름 성수기를 준비하는 여행객들이 항공권을 미리 발권한 결과다. 선수금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승객이 탑승하는 순간 100% 매출로 치환되는 '착한 부채'로 평가받는다. 이 유동성은 향후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천문학적 비용을 방어할 든든한 실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연결 자회사의 늪과 환율의 저주, 통제 불능 고정비의 경고 그러나,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도 그만큼 짙기 마련이다. 별도손익계산서의 화려한 숫자에 환호하기엔 종속회사를 아우르는 연결재무상태표의 하단이 보내는 경고음이 크게 들린다.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5169억원이지만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337억원으로 곤두박질친다. 지난해 1월 당기순이익 3499억원과 비교해 무려 90.4%나 증발한 수치다. 이처럼 수익을 집어삼킨 첫 번째 주범은 '환율의 저주'다. 지난해 말 1434.9원이던 원·달러 평가환율은 올해 1분기 말 1513.4원으로 불과 석 달 만에 78.5원(5.47%)이나 치솟았다. 항공사는 대규모 기단을 구매하거나 리스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달러 빚'을 져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대한항공의 별도순외화부채만 55억 달러다. 결국 1분기에만 환율 폭등으로 연결손익계산서 상 무려 8651억원의 외화환산손실과 218억원의 외환차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별도기준 외화환산차손은 3895억원이었다. 다행히 대한항공 재무본부는 통화·이자율 스왑과 유가 옵션 등 각종 헷징 수단을 빌어 연결기준 파생상품 평가이익 3511억원, 거래이익 395억원으로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연결당기순이익 337억원을 분해해 보면 더 뼈아픈 현실이 드러난다.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은 1218억원이었으나, 아시아나항공 등 기타주주 몫인 비지배 지분 순손실은 8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2월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때문이다. 1분기 연결감사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24억원, 분기 순손실 2517억원을 냈다. 노후기재 정비일수 증가로 인한 사업량 감소와 저수익 단거리 노선의 비운항, 환율·유가 타격을 독자 방어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진 것이다. 영업이익 576억원을 낸 진에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본체가 번 돈을 아시아나항공이 까먹고 있는 형국이다. 연말 물리적 합병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은 대한항공의 연결재무제표를 끊임없이 짓누를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별도부채 비율은 2025년 말 244%에서 266%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진정한 우려는 연결재무상태표에 있다. 1분기 말 연결자산은 53조3102억원, 자본은 11조2751억원, 부채 총계는 42조350억원으로 연결부채비율은 372.8%에 육박한다. 본질적으로는 11조9832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합산과 금융부채의 팽창 때문이다. 에어버스 A350·A321neo나 보잉 787-10 등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연결기준 리스 부채가 13조8987억원에 이르고, 차입금과 사채를 합친 전체 금융차입 규모는 23조9576억원이다. 3고(高) 시대의 고금리 환경에서 불어난 이 빚은 1분기에만 2163억원의 막대한 연결이자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비용의 질적 측면에서도 고민이 깊다. 연료비 자체는 중동사태에 따른 단가(82억원)와 환율 상승의 악조건 속에서도 고효율 기재 운영을 통한 소모량 절감(328억원) 덕분에 별도기준 전년 대비 1.2%인 136억원 가량 줄었다. 그러나 인건비를 제외한 '연료비외 영업비용'이 별도기준 16.2%(4068억원) 늘었다. 연결기준 감가상각·무형 자산상각비는 7433억원으로 확인된다. 장기적인 연료비 절감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을 위해 대거 도입한 신형 항공기들이 역설적으로 감가상각비를 별도기준 15%(698억원)나 수직상승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더 심각한 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해외 현지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전 세계 주요 공항의 지상조업 단가·조업사 인건비·시설이용료가 일제히 오르면서 별도 공항·화객비가 10%(617억 원) 급등했다는 점이다. 연결기준 공항 관련 지출은 5719억원을 차지한다. 또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별도 기타비용이 65%(2846억원) 치솟았다. 항공 수요가 팽창하며 매출이 느는 만큼 통제 범위를 벗어난 고정비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구조적 압박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 '메가 캐리어' 출범과 자본 구조 혁신에 기반한 올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단기적 재무 압박과 통합의 난관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항공사로의 도약과 주주 가치 퀀텀 점프라는 마스터 플랜을 천명했다. 우선 과거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배당 정책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혁신했다. 기존에는 매년 12월 31일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사후적으로 결정하는 기형적인 '깜깜이 배당' 구조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에서 배당안과 배당 기준일을 먼저 확정공시한 뒤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도록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투자자는 받을 배당금을 정확히 확인한 뒤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돼 주주 권익이 극대화됐다는 평가이다. 나아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합병 과정 속에서도 주주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 미실현 손익과 일회성 비경상 손익을 제외한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내 주주 환원'이라는 중장기 배당 정책을 아시아나항공 합병 완료 시점인 2026년 회계연도까지 흔들림 없이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번 밸류 업 공시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점은 올해 12월 17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의 최종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적 마법'이다. 대한항공은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9%를 인수해 이미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 올해 말 합병 비율 1대 0.2736432로 두 회사가 법적으로 완전히 통합될 때 자본시장법 시행령(제176조의 5)에 따라 대한항공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에 대해서는 합병 신주가 전혀 발행되지 않는다. 통상 대규모 흡수 합병은 피합병 법인의 주식만큼 막대한 신주가 쏟아져 나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극심하게 희석되는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전체 아시아나항공 보유주식에 대해 신주를 찍어내지 않음으로써 시장에 유통될 주식 수를 원천 차단했다. 이는 회사 자본으로 시장의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여 영구 소각하는 것과 동일한 '대규모 자사주 소각 효과'를 창출한다. 합병 리스크가 오히려 기존 주주들의 주당 순이익(EPS)과 주당 가치를 상승시키는 구조적 안전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 2026년 말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연 매출 23조원 이상, 보유기재 230여 대, 운항 도시 120개를 아우르는 '글로벌 메가 캐리어'가 탄생한다. 통합 대한항공의 인천국제공항 슬롯 점유율은 37%로 올라 환승 수송객을 70% 이상 증대시키고, 아시아-북미 노선 좌석 공급력 2위로 올라서 여객 공급을 55% 이상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대한항공은 글로벌 탄소규제라는 경영 리스크에 대응해 대규모 자본지출(CAPEX)을 단행한다.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탄소 배출량을 최대 25% 줄이는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 138대를 오는 2033년까지 대거 도입한다. 특히, 항공업계의 차세대 생존 필수재인 지속가능 항공유(SAF) 확보를 위해 삼성E&A와 전략적 협력(MOU)을 맺고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한다. 또한, 지난해부터 적용된 유럽연합(EU)·영국 출발편 SAF 2% 의무 혼합규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며 글로벌 환경 페널티를 피해가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 통합 등급 A를 획득하며 ESG를 최우선 척도로 삼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해자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 역시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0(안정적)로 상향하며 이러한 체질 개선을 공인했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편입 이후 대한항공의 차입 부담이 크게 증가했고, 이 외에도 항공기 도입·영종도 엔진정비공장 설립·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웨스트 젯 등 해외 항공사 지분 매입과 같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도 계획돼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수년 간 확충해 온 재무 여력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비용 부담 절감과 통합 시너지 기반의 영업 현금 창출력 제고 등을 감안하면 순차입금 의존도 30% 내외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견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완판돼도 남는 건 적다”...은행권, 정책상품 판매 열 올리는 이유

은행권이 수익성 부담에도 정책 금융상품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직후 완판된 데 이어 청년미래적금 출시까지 예고되면서 은행권의 판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수수료 수익은 제한적이고 일부 상품은 역마진 우려까지 나오지만, 은행들은 핵심 고객 유치와 자산관리(WM) 기반 확대, 주거래 고객 확보 등 중장기 효과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 정책금융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공공성과 당국 협력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출시된 국민성장펀드는 강력한 절세 혜택과 수익성에 힘입어 판매 시작 직후 1차 조성 물량이 소진됐다. 그러나 은행권이 가져갈 이익은 많지 않다. 국민성장펀드의 시중은행 판매 물량 자체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전체 판매량을 5대 5 비율로 배분한 가운데 올해 배정된 6000억원의 물량 중 은행권에 3000억원이 할당됐다. 이를 10개 은행이 나눠 판매하다보니 지점별 물량이 많지 않아 소진 속도도 빨라졌다. 판매에 참여한 10개 은행 중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2200억원 규모의 물량을 배정받았다. KB국민은행이 대면과 비대면을 합쳐 65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배정 물량이 4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NH농협은행은 200억원 수준이었다. 판매 채널별 규모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민성장펀드 판매를 통해 은행이 얻는 직접적인 수수료 수익은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 배정 물량에 통상적인 펀드 판매 보수인 연 0.4% 내외를 적용하면 은행별로 얻는 연간 수수료 수익은 채 2억원이 되지 않는다. 은행에서 펀드 가입 시 떼어가는 판매보수는 펀드 판매 대가로 펀드 운용자산에서 매일 일정 비율씩 분할 차감되는 금액이다. 상품의 종류와 가입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연 0.4%~1.0% 수준이 통상적이다. 다만 은행권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핵심고객 신규 유치 등 각종 부수적인 이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상품은 강력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특성으로 인해 자산가들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닌 자녀를 가입시키는 경우가 다수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를 통해 자산가 자녀 세대를 고객으로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주거래 은행 유지를 위한 방어적 전략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절세 혜택을 보고 가입에 나선 주거래 고객이 은행 측 미취급으로 가입에 실패하면 물량이 있는 타 은행이나 증권사로 계좌를 옮길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익이 적더라도 고객 만족과 관계 유지 차원에서 반드시 취급하는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성장펀드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전용 계좌를 신규 개설해야 하기에 타 금융 상품과의 연계 판매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판매 현장에선 가입을 위해 앱에 접속하거나 지점에 방문한 고객에게 예·적금이나 방카슈랑스 등 마진이 높은 상품을 제안할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AI와 반도체 등 국가 첨단 전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 펀드인 만큼 상생 및 정책 금융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크다. 금융당국과의 관계 유지나 대외적인 공공성에도 중요하다. 은행권은 하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2차 추가 공급 시에도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내달 중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의 경우 은행 판매 시 단기적으로 손해를 가져오는 역마진 상품이다. 기본금리 5%에 우대금리까지 더해 최대 7~8%의 고금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 예적금 금리보다 훨씬 높아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를 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럼에도 주요 시중은행을 포함한 15개 금융기관이 해당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민성장펀드와 마찬가지로 19~34세 청년들이 만기까지 3년 동안 매달 자금을 넣게 되고, 해당 은행 앱을 이용함으로써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시기에 확보한 청년 고객은 취업이나 결혼, 주택 마련 등을 앞두고 있어 향후 급여 이체부터 신용카드 발급,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핵심 사업의 주거래 고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청년미래적금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면서 강력한 연계 영업 효과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최대 3%p에 달하는 우대금리에 △급여 이체 실적 △해당 은행 카드 결제 실적 △앱 로그인 횟수 △통신비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걸어두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협조를 통해 당국으로부터 평가 점수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이 핵심 정책금융 상품에 적극 협조하면 당국으로부터 ESG 경영 평가, 상생금융 지표, 공공자금 유치 등에서 보이지 않는 가점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가 주도 정책상품인 만큼 수익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다"며 “펀드 붐업 목적과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위한 미래 투자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미래적금도 당국에서 기대하는 일정 수준의 금리가 있을테니 은행이 수익을 보긴 어렵지만 다른 이점을 챙겨오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기자의 눈] 포용금융의 진짜 과제

이재명 정부에서 금융권은 '포용금융'이란 과제에 또다시 직면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고신용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저신용자에게는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그동안 소외됐던 중·저신용자를 금융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먼저 첫 번째 과제는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금융권의 신용평가모형은 차주의 상환 능력과 부도 위험을 반영해 설계된다. 위험이 높은 차주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기본 원리에 가깝다. 이를 거꾸로 적용하면 신용사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은행권도 난색을 보인다.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는 금융의 기본 속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위험이 큰 차주에게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 좋은 신용을 유지할 유인이 사라지고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의 신용평가체제는 이같은 우려와 시행착오를 거친 뒤 구축된 결과물이다. 이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두 번째 과제인 중저신용자 확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해 금융권 밖에 머물렀던 '씬파일러(thin filer)'를 금융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권에서 사용한 금융 데이터에서 나아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이 주목받는다. 소비 내역, 통신비나 세금 등 각종 납부 내역, 플랫폼 활동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면 그동안 소외됐던 계층의 상환 능력을 보다 더 세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 첫 번째 과제를 100% 실현할 수는 없더라도 신용평가모형의 정교함을 높이면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금리 격차를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요구하는 포용금융이 신용평가체제 개편만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포용금융은 단순히 대출 문턱을 낮추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금융 시스템 안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모든 과정이 포함돼야 한다. 최근 만난 한 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은 방향이 분명하지만 포용금융이야말로 더욱 어렵고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요구하고 또 금융사들이 실천해야 하는 포용금융의 의미를 되짚어봐야 할 때다.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글로벌 출격 나선 하이브로… ‘드래곤빌리지3’ 정식 출시

하이브로는 자사가 개발·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드래곤빌리지3'를 27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드래곤빌리지3는 시리즈 기준 12년 만에 선보이는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다. 하이브로는 “수집은 쉽게, 몰입은 깊게"를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기존 팬층과 신규 이용자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임성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작은 원작의 드래곤 수집·육성 시스템을 계승한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 대표 요소인 '7.0 등급 시스템'과 보주·젬 성장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으며, 여기에 '빌리지 운영' 요소를 더해 기존 작품과 차별화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콘텐츠 구성도 강화됐다. 단계별 던전 콘텐츠인 '지하성채'와 '월드보스' 레이드를 비롯해, 밴픽 단계부터 전략 경쟁이 이뤄지는 실시간 PvP 콘텐츠 '아레나 랭크전', '길드전' 등을 마련해 협력과 경쟁 요소를 모두 강화했다. 정식 출시를 기념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회사는 접속 이용자 전원에게 특별 패키지 수준의 재화를 지급하고, 사전예약 달성 보상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이용자를 위한 '7일 미션'과 각종 성장 지원 혜택을 통해 총 100회 이상의 무료 뽑기 기회를 제공하며 초반 플레이 적응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시리즈를 사랑해준 이용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확고한 팬덤을 가진 IP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로는 게임 출시와 함께 IP 확장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드래곤빌리지3 세계관을 활용한 도서 출간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신규 드래곤 피규어 팝업스토어 운영과 브랜드 협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드래곤빌리지3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공식 커뮤니티에서 확인 가능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래에셋생명, 신규 특약 출시…건강보험 경쟁력↑

미래에셋생명이 건강보험에 탑재할 신규 특약들을 선보였다. 생명·손해보험사를 불문하고 경쟁이 치열해진 건강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다. 27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암복합치료비특약'은 기존 암주요치료비특약 보다 보장 범위를 넓혔다. 암수술·항암약물·항암방사선 치료와 중환자실 치료 뿐 아니라 연간 암 복합치료 횟수가 2회 이상이면 연간 한 번 한도로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암통합케어특약' 5종은 암 치료 및 경과 관련 검사비 외에도 치료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부작용·재활치료를 보장한다. 여기에는 △PET·MRI·CT·초음파, 암 검사비(각 연간 1회한 10만원) △비유전성유전자검사비(급여, 연간 1회한 100만원) △특정항암부작용치료약제비(급여, 연간 1회한 100만원) △암재활치료비(급여, 연간 10회한 5만원) △암통증완화치료비(급여, 연간 1회한 50만원)이 포함된다. 5종 특약은 필수 연계 가입이 원칙이고, 4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는 1569원이다. 이들 특약은 'M-케어 건강보험' 일반고지, 3.10.5 고지, 355 고당 고지 상품과 암 걱정 없는 암치료보험(갱신형)에 부가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신규 특약을 앞세워 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 1~2월 개인 보장성보험 사망담보와 사망담보 외 상품군의 초회·전체 보험료가 확대된 기세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고령화 등으로 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커진 보장 수요도 상품을 출시한 배경으로 보인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연도별 발생자수는 1999년 10만1854명에서 2010년 22만2664명으로 증가했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그리며 2023년 28만8613명을 기록했다. 오상훈 미래에셋생명 상품개발본부장은 “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 치료에서 끝나지 않고 합병증·부작용 관리와 재활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이라며 “이번 특약은 암 진단 이후의 전 과정을 실속 있는 보험료로 촘촘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융권 풍향계] 우리은행 ‘대장-홍대 광역철도’ 금융주선 성공 外

◇ 우리은행 '대장-홍대 광역철도' 금융주선…국가 인프라 투자 새 표준 제시 우리은행이 '대장-홍대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에 조단위 금융주선을 성공시켰다. 서북부 핵심 교통망 구축을 견인하기 위해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의 자금 조달을 총괄하는 한편 국내 철도 최초로 민간투자 방식 혼합형 모델을 도입해 국가 인프라 금융의 새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총 1조9131억 원 규모의 '대장-홍대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금융약정식을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대장-홍대 광역철도는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홍대입구역을 잇는 약 20km 구간의 서북부 핵심 광역교통망이다. 개통 시 대장신도시에서 여의도까지 약 25분, 광화문까지 약 37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서북부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국가 전반의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 중점 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에는 국내 철도 최초로 두 가지 민간투자 방식을 혼합한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승객 요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Build-Transfer-Operate)과 정부가 임대료를 지급해 수익을 보장하는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Build-Transfer-Lease) 방식을 결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수요 변동에 따른 수익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자금 조달을 총괄하는 대표 주선기관으로서 대규모 펀드 조성과 대출 등을 이끌었다. 나아가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 기업은행,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금융기관과 협력해 약 1조9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자본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촘촘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현대건설 등 우량 건설사가 시공하고 현대로템이 운영을 맡아 각 기관이 책임을 공유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정부 지원금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까지 더해져 국책 사업으로서의 신뢰도와 공공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양현규 우리은행 인프라금융1팀장은 “이번 성공적인 자금 조달은 새로운 철도 사업 모델을 완성해 국가 인프라 투자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 신용보증기금,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환경·금융 데이터 연계…녹색투자 신뢰도 제고 신용보증기금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환경·금융 데이터 연계를 통해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 발행 활성화에 나선다. 신보는 지난 26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하 KEITI)과 '중소·중견기업 녹색금융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의 환경·금융 데이터 연계를 한층 강화해 기업의 녹색경제 활동을 지원하고,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방지함으로써 녹색투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지난 2023년 체결된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확대·연장한 것이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환경·금융 데이터 기반 녹색금융 활성화 및 기업 지원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 발행 활성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적합성 판단 인프라 지원 등을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신보는 AI 기반 기업분석시스템 'BASA(Business Analytics System on AI)'를 활용해 녹색자산유동화증권 편입기업에 대한 기업정보 및 분석 인프라를 지원하고, KEITI는 녹색기업의 환경기술 및 인증 정보를 제공해 보다 정교한 녹색금융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신보는 지난 2023년 국내 최초로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을 발행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총 337개 기업에 7296억원 규모의 녹색금융을 지원했다. ◇ 신한은행, KSQI 한국 우수콜센터 23년 연속 수상 신한은행이 23년 연속 우수콜센터로 선정되면서 은행권 내 최장 기간 고객상담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AI 음성봇, 외국어 상담 등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27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주관한 '2026 한국 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Korean Service Quality Index)콜센터 부문' 조사에서 23년 연속 '한국의 우수콜센터' 및 보이스봇 부문 '비대면채널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KSQI'는 고객이 실제 체감한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지수로, 올해 조사는 50개 산업군 346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수신여건 △상담태도 △업무처리 △맞이·종료 태도 등 9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은행권 최장 기간 수상 기록을 이어갔다.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는 상담 품질 향상을 위해 고객경험(CX) 관리체계를 강화해왔다. 상담 평가, 민원 예방, 고객의 소리(VOC) 분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고객 문의와 불만 요인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상담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디지털 상담 영역에서는 AI 음성봇 상담 시나리오를 고도화하고, 연말정산 등 문의가 집중되는 시기에 비대면 서류 발급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외국어 상담을 12개 언어로 확대하고 영업점 디지털데스크에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상담 접근성도 넓히고 있다. 아울러 금융사기 예방과 소비자보호를 위해 AI 감정분석 시스템과 사기전담팀 운영을 강화하며 안전한 금융상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유니슨, 10MW급 국산 해상풍력터빈 실증기 설치

풍력발전 전문기업 유니슨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10메가와트(MW)급 국산 해상풍력터빈 실증기 설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니슨은 경남 사천 공장에서 10MW 터빈의 조립과 인증시험을 완료한 뒤, 핵심 구성품인 나셀, 블레이드, 타워를 전남 영광 풍력 테스트베드로 전량 출하했다. 현재 영광 현장은 토목 공사를 마무리하고 실증기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실증에 돌입한 10MW급 터빈(모델명: U210)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국내 자체 기술로 수행한 순수 국산 모델이다. 정부 국책과제 사업비와 민간 투자금 등 총 700억 원의 대규모 재원이 투입됐다. 지난 2018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국제 공인 설계 인증을 획득했으며, 한국에너지공단과 국제인증기관의 제조 평가까지 마쳤다. 실증기 설치는 오는 7월 완료될 예정이다. 유니슨은 이후 실제 해상 환경에서 계통 연계와 성능 검증을 위한 시운전, 사용전검사를 거쳐 발전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운전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UL 형식 인증 및 KS 인증을 취득하고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해당 10MW 터빈은 저풍속 등 한국의 삼면 해상 환경에 최적화되어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운전 시 고장률이 높은 기어박스를 제거한 직접구동형 '기어리스(Gearless)' 방식을 채택하고 주요 부품을 이중화해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설계 수명을 기존 25년에서 30년으로 5년 늘려 사업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국내 공급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였다. 이는 해외 터빈 도입 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유지보수(O&M) 비용을 크게 절감할 뿐만 아니라, 최근 침체한 국내 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슨은 이번 영광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정부의 해상풍력 확대 정책에 발맞추는 한편, 향후 대규모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 입찰과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나아가 이번 10MW급 모델을 기반으로 일본 등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경찰, 자원순환기업 엘디카본 본사 압수수색

경찰이 임상준 전 환경부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엘디카본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의 엘디카본 본사와 황용경 엘디카본 대표, 임 전 차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황 대표는 임 전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했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임 전 차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임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디카본은 폐타이어를 열분해해 재생카본블랙과 열분해유 등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기업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공단,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 준정부기관 부문 대상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1일 서울스퀘어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5회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에서 준정부기관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는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가 기업과 공공기관의 준법경영, 윤리경영,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노력을 발굴하고 이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개최하는 국내 대표 컴플라이언스 전문 시상식이다. 공단은 청렴윤리경영과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임직원이 함께 실천하는 준법·청렴 문화를 확산해 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기관 운영 전반에 걸쳐 청렴윤리, 내부통제, 인권경영, 이해충돌 방지, 갑질 예방 등 주요 컴플라이언스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업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윤리·인권·조직문화 분야의 리스크를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또한 기관장 중심의 청렴·내부통제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부패취약분야 점검, 직무별 리스크 관리, 사례 중심 윤리교육, 현장 맞춤형 청렴활동 등을 지속 추진하며 컴플라이언스를 전 직원이 함께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공단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우수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공단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청렴·윤리 및 상생협력 부문의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고 수준의 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감사원 주관 '자체감사기구 평가'에서도 매년 최우수 등급(A등급)을 유지하는 등 준법 감시와 내부통제 역량을 대외적으로 꾸준히 입증해 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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