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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비결은 경유차·중국 유입 감소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 감소와 중국발 미세먼지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1일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가 15.6㎍/㎥을 기록하며,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초미세먼지 농도 대비 38.1%(9.6㎍/㎥) 감소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로 대기오염물질이 줄었던 2020~2021년때보다 적은 수치다. 초미세먼지가 '좋음'(전국 일평균 15㎍/㎥ 이하)인 날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212일을 기록했고, '나쁨'(전국 일평균 36 ㎍/㎥ 이상) 등급을 넘어선 일수 또한 10일로 역대 가장 적었다. '매우 나쁨'(전국 일평균 76 ㎍/㎥ 이상) 일수는 전국적으로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이유로는 국내 정책효과, 국외 유입 감소, 양호한 기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산업 부문에서 대기관리권역 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을 설정해 총량 범위 내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도록 했다. 총량 대상 사업장 수는 대기관리권역 내 총량관리제를 시행한 2020년 400곳에서 지난해 1013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수송 부문은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사업 등으로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 대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5등급 경유차 대수는 20만9000대로 전년 28만1000대 대비 25.6% 감소했다. 또한 4등급 경유차도 같은 기간 15.8% 줄었다. 전기·수소차는 총 지난해 75만200대를 누적 보급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5.1% 증가한 수치다. 생활 부문에서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대상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를 지난해 총 1만7696대 보급했으며, 2017년 보급 사업을 시행한 이후 누적 총 148만대를 보급했다. 국외 영향 요인 중 하나인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 동북부 징진지(베이징, 텐진, 허베이) 및 주변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42.2㎍/㎥로 2015년 대비 45.2% 개선됐다. 상하 장강 삼각주 권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37.7% 감소했다. 중국은 최근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청(NEA)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중국의 재생에너지 총 누적 설비용량 규모는 1472기가와트(GW)로 화력발전 1390GW를 넘겼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기차를 959만대 생산했다. 이는 전년 대비 35.8% 증가한 수치다. 환경부는 대기 정체 일수가 줄어든 점도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고농도 초미세먼지는 국외 영향과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발생 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안정적인 대기질 유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 봄철 대비 평시보다 강화된 저감조치인 제6차 계절관리제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추진 중에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현재 시행 중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차질없이 이행하고 초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지금 영국은] 원전 규제 대폭 완화…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달성 목표

[런던=김동성 객원특파원] 영국이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원전을 대폭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이를 위해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11일 영국 정부 및 원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키어 스타머 영국 수상은 장기 국가 계획인 '변화를 위한 계획(Plan for Change)'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에너지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원자력 산업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 정부는 기존 8개 원자력 부지로 제한했던 규정을 폐지하고,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새 프로젝트는 안전성, 환경 기준, 지역 사회와의 협의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정 부지를 지정하는 기존 정책 대신 기준 기반 접근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는 개발자들에게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하면서도, 인구 밀집 지역이나 군사 시설 인근에서의 건설 제한 등 적절한 제한 조건을 유지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철저한 환경 평가와 필수적 지역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포함해서 환경 보호를 보장한다. 또한 원자력 계획 규정의 유효기간이 폐지됐고, 원자력 규제 태스크포스(Nuclear Regulatory Taskforce)가 신설돼 승인 절차도 단순화됐다. 규제 기관 간 중복이 줄고, 국제 표준과 정합성도 강화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원전 규제 개혁으로 영국 내 원자력에너지 생산을 확대해 외국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투자 유치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신규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쌍방향 접근법으로 오랜 기간 지연과 높은 비용 문제로 침체된 원자력 산업을 부흥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혁신적인 기술 도입과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영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가속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1956년 세계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콜더 홀(Calder Hall)을 가동하며 원자력 선도 국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전력산업이 민영화된 이후 경제성이 악화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됐다. 현재는 9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인데, 이 중 상당수가 가동 기한이 임박해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 6GW에서 24GW로 4배 확대하고, 이를 통해 2050년 예상 전력 수요의 25%를 원자력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원전 프로젝트로는 힝클리 포인트 C(Hinkley Point C)와 사이즈웰 C(Sizewell C)가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각각 3.2GW 규모의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2기를 건설해서 약 6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롤스로이스(Rolls-Royce) 주도로 건설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며,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과의 협력이 용이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와 첨단 모듈형 원자로(AMR)도 추진하고 있다. 김동성(Robert Kim) 객원특파원(영국변호사) energyad@naver.com 김동성

‘호랑이 굴’ 가는 OCI홀딩스, 미국내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 추진

OCI홀딩스가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에 나선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산업이 타격을 받을 거라는 우려와 정반대되는 행보다. 미국 태양광은 이미 발전경쟁력을 갖고 있어 보조금 없이도 계속 성장이 가능하고, 중국 및 동남아 제품이 관세 타격을 받을 경우 현지 생산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1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구축을 추진한다. OCI홀딩스는 IR자료에서 “OCI테라수스의 비중국 폴리실리콘에서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구축을 논의 중"이라며 “이에 대한 첫 단계로 글로벌 파트너사와 셀 생산 합작법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작법인에 필요한 폴리실리콘은 전량 OCI테라수스에서 공급해 클린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클린이란 비중국을 뜻한다. OCI홀딩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주요 발전원의 발전단가(LCOE)는 MWh당 육상풍력 27달러, 태양광 29달러, 가스발전 45달러, 태양광+ESS 60달러, 석탄발전 69달러, 해상풍력 74달러이다.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는 균등화 발전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고려해 계산한다. 즉, 태양광은 보조금 없이도 가스나 석탄 발전보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친환경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미 태양광과 풍력은 화석연료보다 우수한 LCOE를 갖고 있어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OCI홀딩스는 이 자료를 라자드(Lazard)2024 LCOE 보고서, SEIA, 블룸버그NEF, 글로벌PV마켓아웃룩 등에서 참고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서도 미국 신규 태양광 시장은 2025년 50GW, 2026년 56GW, 2027년 59GW로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OCI홀딩스에 따르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규모는 △웨이퍼: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24GW △셀: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49GW △모듈: 가동 중 49.8GW/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33.2GW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중국 및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길 계획이어서 현지 생산제품이 더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제품에 기존 50% 관세에 10%를 추가할 예정이며, 중국 및 동남아 4개국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최대 250%, 271%로 했다. 또한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적용품목도 기존 폴리실리콘에서 웨이퍼로 확대했다. OCI홀딩스는 일본 토쿠야마사와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합작사업을 기존 OCI에서 OCI테라수스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경제성을 고려한 투자결정으로, 폴리실리콘 생산 일원화에 따른 운영 효율성 및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5770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 당기순이익 1140억원을 기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재명 “석탄 최소화·재생에너지 신속 확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2023년 기준 우리의 에너지믹스 현황은 원자력 29%, 재생에너지 9%, 천연가스 28%, 석탄 33%"라며 “석탄 비중은 최소화하고 LNG 비중도 줄여가되,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며 “전력생산지의 전력요금을 낮춰 바람과 태양이 풍부한 신안, 영광 등 서남해안 소멸위기 지역을 에너지산업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고, 전력망이 고립된 사실상의 섬이어서, 에너지자립과 에너지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수입 목재펠릿 REC 축소에 발전사 노조 반발…“현실성 없고, 전기요금만 인상”

정부가 국내산 목재펠릿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입 펠릿에 대해 사실상 패널티를 주자, 이를 주로 소비하는 석탄발전업계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수입 펠릿이 대부분인 현실 여건상 부정적 영향이 크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한국남동발전 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가 지난해 12월 13일 발표한 '바이오매스 연료· 발전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비난했다. 정부는 수입 펠릿 사용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가구 등 산업용 목재까지 펠릿으로 전용되고, 국내시장 경쟁력이 저하되며, 해외에서 생목으로 펠릿을 만들어 해외 산림이 훼손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실상 수입 펠릿에 패널티를 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위해 사실상 수입 펠릿에 패널티를 주는 바이오매스 공급인증서(REC) 개정을 지난 1월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하고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 내용을 보면 수입 펠릿이 대부분인 목재펠릿·칩의 REC 가중치는 신규 설비의 경우 현행 0.5 가중치를 제로화하고, 기존 설비의 경우 현행 0.5~1.5 가중치를 0~0.5로 축소했다. 국산 펠릿이 대부분인 미이용 목재펠릿·칩의 REC 가중치는 신규 설비의 경우 현행 1.5~2.0 가중치를 제로화하고, 기존 설비의 경우 현행 1.5~2.0 가중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오SRF는 신규 설비의 경우 현행 0~0.25 가중치를 제로화하고, 기존 설비의 경우 현행 0.5~1.5 가중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개정은 공공설비의 경우 당장 올해부터, 민간 설비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남동발전 노조는 “산업부의 목재펠릿 REC 가중치 축소 행정예고는 바이오매스 발전생태계와 지역경제를 공멸시킬 것"이라며 “행정예고 시행 시 민간 목재펠릿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자들은 20년간 4조5000억원의 손실을 보게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목재펠릿은 주로 석탄발전소에서 석탄과 함께 혼합 연소하는데 사용된다. 목재펠릿은 탄소축소이 인정되는 연료이고, 석탄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의무사용(RPS) 제도를 충족해야 해 석탄에 펠릿을 혼소하면서 RPS를 해결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목재펠릿 생태계가 붕괴되고, 발전단가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남동발전 영동발전본부는 내년이면 당장 운영중단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면 국내 목재펠릿 시장의 약 30%가 붕괴될 것이다. 기존 정책만 믿고 투자한 국내 펠릿 제조업자, 관련 물류운송, 발전사업자, 지역경제가 공멸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또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즉각 졸속 행정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수입산 목재펠릿 REC 가중치 축소이 국산 목재펠릿 사용을 늘릴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업계에서는 국산 목재펠릿은 생산량 자체가 제한적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산 목재펠릿 시장의 활성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발전소의 목재펠릿 사용량은 연간 약 500만톤이다. 이 가운데 국산 공급량은 80만~100만톤으로 전체 수요의 20% 이하다. 단기간 내 국산 공급량을 5배로 늘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석탄발전사들은 비싼 국내산 펠릿을 사용하거나, 더 많은 REC를 매입해야 해 수익성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일부 발전소는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으며, 신규 발전소 건설도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1조원 규모로 추진되던 광양그린에너지 공사가 중단됐고, SGC그린파워 매각도 철회됐다. 발전사들이 지속적인 적자에 직면하면, 발전소 폐쇄와 관련 산업(제조, 물류 등)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대형 공기업 발전소가 폐쇄되면 부족한 REC를 현물시장에서 구매해야 하므로 REC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REC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사들이 RPS 부담을 떠안게 되고,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담은 국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에너지 정책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발전사업자들은 장기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데, 정부가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단행하면 기존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져 발전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남동발전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현실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하면서 기존 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신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시장 상황과 에너지 정책의 균형을 고려해 이번 행정예고를 전면 재검토하고, 산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美트럼프의 무역 전쟁에 환경단체 반발…“청정산업 최대 희생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패널, 전기차 배터리 등 청정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 환경단체들은 청정산업이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트럼프로서는 의도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10일 미국 정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취임 직후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명분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글로벌 청정산업 공급망을 흔들어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무역전쟁이 전 세계 기후 대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세계 2위와 1위의 탄소 배출국으로, 두 나라의 정책이 국제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같은 친환경 기술의 핵심 부품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여기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생산비가 오르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약 80%, 전기차 배터리의 70%가 중국에서 제조된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이면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 속도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협력이 약화될 경우 다른 국가들도 탄소 감축 목표를 완화하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천연가스 공급망도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의 보복 관세를 매겼다. 천연가스는 석탄이나 석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연료지만, 이번 무역전쟁으로 인해 소비가 줄고 대신 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과 석유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켈리 심즈 갤러거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학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이지만, 이번 관세로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은 미국 대신 러시아 같은 다른 공급국에서 천연가스를 들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과 석탄 산업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7%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탄소 산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미국 철강 산업을 다시 강하게 만들겠다"며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기후 정책도 후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규제를 대거 철회했다. 자동차 연비 기준 완화, 전기차 보조금 축소, 화석연료 채굴 규제 해제 등이 포함됐다. 2017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했던 전례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의 탄소 감축 목표를 아예 낮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 내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영리 기후단체 기후 리얼리티 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는 “재생에너지 산업이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인데, 이번 관세 정책이 친환경 에너지를 위축시키고 화석연료 산업을 다시 살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도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청정에너지 산업이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됐다"며 “탄소 감축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는 “관세가 높아지면 친환경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며 “기후 정책과 무역 정책을 따로 볼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커져가는 친환경 선박연료 시장…‘가스류’가 대세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이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가스체 에너지들이 자리잡고 있다. 7일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말 현재 전 세계 선박 중 해상 환경 규제에 대응 중인 선박은 총 9876(운항+발주)척으로, 1년 사이에 22.5% 증가했다. 아직까지 탈황설비 스크러버 장착에 의한 친환경 선박으로의 대응이 6293척으로 가장 많지만, 지난 1년간 증가율은 18.8%(994척)로 상대적으로 낮은 폭을 보였다. 전통적 유류 연료보다 환경 친화적인 가스류 등 대체연료에 의한 대응은 3583척으로 지난 1년간 29.7%(821척) 증가했다. 선종별로 액화천연가스(LNG)는 컨테이너선(36%), 메탄올은 컨테이너선(59%), 액화석유가스(LPG)는 LPG운반선(96%), 배터리는 페리선(30%)이 각각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했다. 전 세계 LNG추진선은 지난 2023년 472척에서 2033년 1285척(운항 657척 + 발주 628척)으로 17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메탄올추진선은 2023년 29척에서 2030년 395척(운항 57척 + 발주 338척)으로 1262% 증가가 예상됐다. 이에 따라 LNG추진선에 대한 메탄올추진선의 비율은 2023년 6%에서 2030년 31%로 변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대체연료 선박의 신조 발주 시 최다 선택을 받은 연료는 LNG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르웨이선급 DNV의 AFI(Alternative Fuels Insights) 플랫폼에 따르면, 2024년 대체연료 선박의 신조 발주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총 515척(LNG운반선 제외)으로 이중 LNG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3년간 대체연료 발주를 선도한 컨테이너선과 자동차 운반선은 2024년 발주된 대체연료 선박의 62%를 차지했다. 컨테이너선의 67%는 LNG를 선택했다. 지난해 초 메탄올이 대체연료 선박의 신조 발주를 주도하는 양상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연중 업계의 최다 선택은 LNG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에 발주된 LNG선박 수는 총 264척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메탄올 발주는 2024년 중 166척(이중 85척은 컨테이너선)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1~2024년 사이에 운항 중인 LNG추진선의 수는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총 169척의 기록적 물량이 완공돼 인도됨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LNG추진 운항 선박은 총 641척으로 확대됐다. 발주 잔량을 감안할 경우 LNG추진 운항 선박 수는 2020년대 말까지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이어진다. LNG벙커선은 1월말 현재 64척이 운항 중이며, 18척이 발주된 상태다. 지난해까지 총 64척의 LNG벙커링선이 운항됐지만 오는 2028년부터는 그보다 30% 증가한 82척 이상 운항될 것으로 전망됐다. 메탄올벙커선은 1월 현재 총 4척이 운항 중인 가운데, 현재 11척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다. LNG 선박 증가에 따라 전세계 벙커링용 LNG 소비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 연간 LNG 소비량은 2023년 320만톤에서 2025년 800만톤, 2028년 15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1월말 현재 LNG벙커링 가격(로테르담 기준)은 872달러로, 전년 동기(608달러) 대비 43% 상승했으며, 전월(743달러) 대비 17%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LNG는 기존 인프라와 단기배출 감소의 이점을 누리는 중요한 브릿지 연료이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만 공급된다면 장기 솔루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단독] 환경부, 전기차 급속충전기 민간이양 계획 잠정 보류

환경부가 보유한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민간이양을 잠정 보류했다. 현 상황에서 민간에 급속충전기를 넘기면 충전요금이 상승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공공 급속충전기가 시장에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입찰공고를 기다렸던 사업자들은 전략을 다시 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한국자동차환경협회를 통해 보유한 8169기(지난해 기준)의 급속충전기를 민간에 이양하기 어렵다는 뜻을 7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2023년 6월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 및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급속충전기를 민간에 단계별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알렸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12월 급속충전기 민간이양 매각 입찰공고를 냈고 총 135기를 민간에 이양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민간이양 입찰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통해서 (민간이양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추가 민간이양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막상 고속도로에 있는 급속 충전기를 민간에 이양하려고 하니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사업을 아예 철거하라 했고 직접 해당 부지에 입찰을 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는 국가기관이다 보니 협조를 받아 부지를 무상으로 받았다"며 “문제는 민간이 환경부 대신 들어오면 입찰비용 반영으로 충전요금 인상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 이양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면서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즉 민간이 환경부 대신 사업에 참여하면 부지 임대료가 추가로 급속충전기 사업에 반영되면서 급속충전요금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급속충전기 민간 이양을 통해 민간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고속도로 급속충전기 요금이 인상되면 전기차 사용자의 부담을 키우고 전기차 보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특히 고속도로에 위치한 급속충전기는 전기차 사용자들이 다른 곳보다 비교적 장시간 이용하는 곳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부 업계에서는 환경부가 이양을 못하는 건 이해하더라도 해마다 300억원씩 예산을 투입해 급속충전기를 늘리고 있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전기요금 상승에도 충전요금을 억제하고 있는 점이 민간투자를 저해하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현재 급속충전기 시장에서 점유율 18.4%로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 급속충전기 보급량은 4만4487기로 이중 환경부는 8169기를 보유했다. 환경부의 급속충전요금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금까지 킬로와트시(kWh)당 347.2원을 유지 중으로 업계에 사실상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최소한 급속충전기를 지속 확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공이 계속 개입해있으니 시장이 왜곡된다"며 “환경부 급속 충전 가격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상한가 역할을 하다 보니 민간 사업자들이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전 전기요금은 오르고 환경부는 계속 민간에 넘겨야 할 사업에 들어와 있으면서 가격을 찍어 누르니 산업이 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원희·윤수현 기자 wonhee4544@ekn.kr

남극빙하 면적 역대 최저 수준…해수면 상승, 병원균 깨어나

2024년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이 1.5°C(도) 이상 상승한 첫해로 기록됐다. 동시에 극지방의 해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남극 해빙 면적은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해수면은 연평균 4.77mm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영국 기후 전문 매체 카본브리프(CarbonBrief)가 발표한 '2024년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등 주요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이산화탄소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비교했을 때 지구 온도 상승의 42%를 차지하며, 메탄이 28%, 아산화질소가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25%는 일산화탄소, 블랙카본, CFC 등 기타 요인으로 인한 것이다. 특히 남극의 해빙 감소가 두드러진다. 2024년 남극 해빙 면적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작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2023년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극도 예외는 아니다. 1979~2010년 관측 자료와 비교하면, 2024년 북극 해빙 면적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 상승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1900년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20cm 이상 상승했으며, 최근 30년 동안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1993~2002년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는 연 2.13mm였으나, 2014~2023년에는 연 4.77mm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거주지를 잃을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극지방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2024년 해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해양 온난화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면서 해양 산성화와 산소 농도 감소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으며, 북미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과 홍수가 발생했다. 북극에서는 해빙 감소뿐만 아니라 영구동토층 해빙 현상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극지연구소 연구진은 알래스카 북서부 수어드 반도 카운실 지역에서 채집한 동토를 실험실에서 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오랫동안 얼어 있던 토양 속에서 병원균이 깨어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은 감자 무름병을 일으키는 슈도모나스(Pseudomonas) 속 균주가 동토의 전이층과 영구동결층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균주는 동토가 녹는 환경에서 감염성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으로 농작물 재배 가능 지역이 넓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병원균이 활성화된다면, 농업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11차 전기본, 신규 원전 2기로 확정되나…“애초 3기는 협상용”

정부가 추진 중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이달 중으로 신규 원전 2기를 포함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원전 생태계 유지와 더불어 해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원전 업계는 기존에 제안된 3기의 신규 원전은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크며, 최종적으로 2기만 포함되어도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기존에 제안한 신규 원전 3기 중 1기는 협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홀수 호기 건설은 기술적·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어서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면서 “결국 2기만 남더라도 국내 원전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충분하다. 다음부터는 대형원전보다는 소형모듈원전(SMR)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도 국민 여론과 지지율을 고려해 신규 원전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에너지안보와 경제성을 강조하며 원전과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이에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업계는 여야 간 협상을 통해 조속히 11차 전기본이 확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 산자위 여야는 이달 중으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 등의 에너지 3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11차 전기본 국회 보고도 함께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원전 2기 신규 건설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 원전 수주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로 국내 원전 생태계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원전 전문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추가 부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신규 원전은 이번 2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SMR 기술 개발에 집중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민주당 내에 원전 신규 건설 반대 목소리가 존재하는 가운데, 업계는 만약 국내 원전 생태계가 무너질 경우, 해외 원전 수주 주도권이 웨스팅하우스와 그 자회사인 이탈리아 만자리로티로 넘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 IHI와 같은 경쟁사들이 이 공백을 빠르게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생태계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11차 전기본은 원전뿐만 아니라 양수발전, 풍력, LNG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송전망 계획과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 등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계획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관련 사업들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은 국내 에너지 정책의 중대한 분수령이다. 신규 원전 2기 포함 여부는 단순히 전력 공급의 문제가 아닌, 국내 원전 생태계와 글로벌 경쟁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여야 간 협상과 국민 여론이 이 계획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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