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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HMM 본사 이전의 경제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9 14:03
윤동 산업부 기자

▲윤동 산업부 기자

HMM이 대선 정국에서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HMM 본사의 부산 이전에 대한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진행된 마지막 TV 토론회와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 HMM 본사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강조했다. HMM이 민간기업이지만 현재 정부가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HMM에 대한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 지분 71.69%와 국민연금 지분 6.02% 등 77.71%의 지분을 갖고 있긴 하다. 그러나 국민의힘·개혁신당 등으로부터 현실성이 없는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HMM 관련 논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HMM의 부산 이전이 선거 공약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총선, 지자체장 선거는 물론이고, 제20대 대선 당시 이 후보가 부산 9대 공약 중 하나로 HMM 부산 이전이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에 기업 이전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경제 논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 현실화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공약이었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산업은행은 공기업 중 자산 규모나 역할이 커 이전 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HMM도 다르지 않다. 고객사인 화주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해외 고객사를 응대하기에도 서울이 훨씬 낫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해운업이 글로벌 영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사 이전으로 경쟁력이 상당히 흔들릴 수 있다.




또 HMM은 민간기업이라는 점도 문제다. 현재 산은·해진공이 최대 주주이나 이들이 HMM을 지속적으로 소유해 사업을 영위할 것이 아니기에 본사 이전과 같이 중대사를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HMM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가 본사 이전을 찬성할지도 미지수다. 자칫 HMM의 가격이 낮아져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의 최대 회수를 저해할 요인도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 산업은행의 손을 거칠 기업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 기업을 모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이 아닌 어딘가로 본사를 이전시킬 수는 없다. HMM의 본사 이전이 진정으로 동력을 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밀어붙이는 것을 넘어 서울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자진해서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정 HMM과 부산시를 위한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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