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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분기배당' 꺼낸 신한금융…'투자매력' 높여 주주 마음 잡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0.20 16:15

신한금융 주가 작년 12월 대비 37% 하락…저평가 고민

외국인 사모펀드 유치로 배당 확대 요구도 커져

내년 3월 주총서 분기배당 가능토록 정관변경 추진

"코로나19 종식되면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신한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사계절 분기배당’ 카드를 꺼내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당장 분기배당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관을 미리 변경해 장치를 마련해 놓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 금융권 첫 분기배당을 실시해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현재 정관 제59조2항에 따라 중간배당까지만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당장 분기·중간배당을 할 계획은 없으나, 향후 분기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정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이에 앞서 금감원과 소통한 차원"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분기배당 카드를 꺼낸 이유는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 주가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특히 신한금융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2만9000원으로, 지난해 12월 최고점이었던 4만6150원에 비해 37%나 빠졌다. 코로나19 여파에다 라임, 헤리티지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 단행 등이 신한금융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도 신한금융의 하락 폭이 더 크다. 지난해 12월 최고점과 비교해 우리금융지주(8570원)는 30% 빠졌고, 중간배당을 실시한 하나금융지주(3만400원)는 21%, KB금융지주(4만750원)는 20% 하락했다.

여기다 지난달 홍콩 소재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하며 외국 투자자를 유치한 만큼 배당 확대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이사진들이 참석한 신한금융의 ‘2020년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이 지난 6일 신한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신한금융)


신한금융은 지난달 유상증자 당시 중간배당이나 자기주식 취득·소득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6일 열린 하반기 이사회에서 저평가된 주가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고, 주가 부양 전략으로 중간배당을 또다시 언급했다. 이어 보다 확대된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변경을 곧바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주가 부양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드러냈다.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을 하게 될 경우 투자 매력도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금융주는 고배당주로, 연말 결산배당시즌을 앞두고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다. 20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우리금융 8.17%, 하나금융 6.91%, 신한금융 6.38%, KB금융 5.42% 등이다. 사상 최저 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예·적금 등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익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년을 기다리지 않고 주식투자로 3개월 마다 현금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분기배당은 투자자들을 유인하는데 효과적"이라며 "연말 일시 배당으로 발생하는 은행주 수급 왜곡 현상도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당장은 코로나19 추이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감원 또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사들에 배당금 지급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하고, 자금공급 역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자금을 확보해 둬야 한다는 취지다.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에 나설 경우 KB금융와 우리금융도 중간배당이나 분기배당을 실시할 지 주목된다. 정관상 KB금융은 분기배당이,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이 가능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수익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수익이 좋아지면 배당을 당연히 많이 해야 한다"며 "당장은 배당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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