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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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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빅3, 엔터 사업 투자 열올리는 까닭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23 10:15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터사에 이미 투자를 진행한 넷마블과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넥슨에 이어 엔씨소프트도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설립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하는 게임을 넘어 보는 게임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기존 게임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클렙의 사업 목적에는 영상과 웹툰, 온라인 음악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항목들이 포함됐다. 엔씨소프트는 신규법인에 총 8억원을 출자했으며, 지분율은 66.7%다. 신규법인의 대표이사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맡는다. 관련업계는 그간 캐릭터 브랜드 및 페스티벌 개최 등 게임 외 콘텐츠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엔씨소프트가 이번 자회사 설립을 기점으로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대형 게임사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2018년 5월 총 2014억3100만원을 들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04%를 사들이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넷마블은 BTS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를 지난해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BTS 유니버스 스토리’라는 타이틀의 신작을 출시한다.

넥슨 역시 지난 6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약 15억달러(약 1조8352억원)를 들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오랜 기간 다양한 유형의 강력한 IP를 확보하고 유지해온 넥슨의 비전을 공유할 회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넥슨이 투자한 회사가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게임사들의 이 같은 행보에는 ‘게임사’라는 타이틀을 넘어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거듭나고자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는 게임을 넘어 보는 게임의 시대에 접어든데다, IP의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게임사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로 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요즘 게임사들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노는 모든 행위를 게임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거기 맞춰 회사의 사업 영역을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을 즐기는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은 게임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대한 투자를 게임사의 투자 영역 확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넓게 보면 콘텐츠 회사가 콘텐츠 분야에 투자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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