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통시장에 배송혁명이 한창이다. 시장이나 대형마트에 들르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주문한 상품을 당일에 받을 수 있고, 어제 밤에 주문한 상품을 오늘 새벽에 받는다. 이는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유통업체는 최근 혁신을 앞세워 배송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하면 최신 정보통신 기술(ICT)과 결합한 배송 서비스를 시도하는 등 배송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유통·물류업체의 배송 경쟁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1> 한국판 허마셴셩 물류스타트업 ‘나우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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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철 나우픽 대표. |
"고객과 가까운 도심 물류센터에서 이륜차(오토바이)로 배송하는 만큼 상품을 보다 빨리 배송할 수 있습니다."
물류스타트업 송재철 나우픽 대표는 ‘30분 배송’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쿠팡 등 기존 온라인쇼핑마켓이 택배 상품을 사륜차(바퀴 네 개달린 자동차)로 배송한다면, 나우픽은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만큼 배송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나우픽은 현재 서울에만 5개 구 지역에서 물류센터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근거리 내 많은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우픽은 물류센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계약을 맺은 이륜차 라이더를 통해 주문 상품을 빠르게 배달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집에서 상품을 받아보는 시간은 평균 20분 안팎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전문 매장 ‘허마셴성)’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허마셴셩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인수해 신유통 실험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회원제 신선제품 매장으로 ‘3km 이내 30분 배송’이 모토다.
하지만 나우픽이 처음부터 30분 배송 서비스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송재철 나우픽 대표는 "처음에는 1시간 내 배송을 목표로 했지만, 고객이 실질적으로 빠르다고 느끼다고 생각하는 시간대는 30분 내외였다"며 "이러한 니즈에 맞춰 배송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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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픽 배송 이미지 |
나우픽의 핵심 타깃층은 1인 가구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의 주문건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송재철 대표는 "2030대 여성들은 외출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밖에서 나가서 구매하는 과정을 번거로워한다"며 "또 가까운 소매점이 있어도 음료, 물 등을 들고 가는 게 힘든 만큼 모바일 주문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나우픽은 제조사나 유통업체가 상품을 도매가에 공급하면 직매입한 상품을 도심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주문 즉시 이륜차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이 모바일 어플리케션인 나우픽에 접속해 상품을 주문하면 배송료(1건 3500원, 2만 원 이상시 배달 시 1000원)을 받고 상품을 즉시 배송해준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서·양천구다. 나우픽은 내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나우픽에 입점된 상품은 2500여 개다.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CJ를 비롯해 최근에는 이마트까지 상품을 공급한다. 해당 상품은 이마트의 대표 가정간편식(HMR)인 피코크(200여 종)이다. 나우픽은 지난 15일부터 피코크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피코크 초마짬뽕과 피코크 맛있는 수육 등 간단한 안주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철 대표는"핵심 타깃 고객은 1인 가구인 만큼 피코크 입점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