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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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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의 눈] 가스공사 수장을 둘러싼 ‘신기록 행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7.08 13:40


한국가스공사가 경영공백 10개월 여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사장 공개모집이 시작되고 한차례 무산된 후, 두 번째 진행된 재공모에서 신임 사장 선임이 완료됐다.

가스공사는 과거에도 재공모를 통해 사장을 선임한 적이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경우처럼 경영공백 상태가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적은 없었다. 최장기 경영공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만만찮은 사장 선임 작업이 두 차례나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도 피로감이 쌓인 듯하다. 실제 사장추천위원회 운영을 통해 두 번씩 사장선임 실무를 수행한 직원들의 수고야 그렇다 치자. 노조에서도 거의 환영에 가까운 메시지가 나왔다. 가스공사 노조는 사장 선임 시 최종 후보자들이 정해지면 사전면담을 통해 나름대로 사전검증을 진행해 왔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그 결과까지 공개하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사전면접 결과 최종 후보들이 가스산업 공공성의 중요성, 가스공사의 발전전략, 노동조합과의 상생경영, 조직 내 갈등 해소 등 공사가 당면한 현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물론, 만일 주총에서 선임된 사장이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역량, 전문지식, 경영에 대한 비전과 전략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예고하기는 했다. 그렇더라도 어서 빨리 사장 선임이 이뤄지길 바라는 속내는 감출 수 없었다. 차라리 투쟁의 상대라도 있는 것이 더 이상 장기화되는 경영공백의 공포 보다는 낫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차피 결론은 ‘답정너’다. ‘경영공백을 10개월까지 끌고 갈 필요가 있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공개모집이라는 형식은 취했지만 최대 주주인 정부출신 인사가 가장 유리한 경쟁이고, 결론도 그리 났으니 말이다.

가스공사는 이번에 사장으로 선임된 채희봉 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포함해 총 세 명의 산업부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맞았다. 짧은 임기로 따지자면 1, 2위다. 오강현 전 사장은 1년 6개월, 현재 산업부 차관인 정승일 전 사장은 고작 8개월의 임기를 채웠을 뿐이다. 짧은 임기가 본인의 의지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최장기간의 경영공백과 수장의 짧은 임기가 또다시 되풀이되기를 바라는 이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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