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국내 증시 강세로 외국인 보유 주식 가치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두 분기 연속 축소됐다. 지난해 처음 달성했던 '순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국가' 지위도 유지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7536억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8857억달러)보다 1321억달러 감소한 규모다. 감소 폭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제외한 수치다.
이번 감소는 해외로 나간 자산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 가치가 크게 불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 1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2조8826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150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외 직접투자는 증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글로벌 증시 조정과 금리 상승 여파로 해외 증권자산 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금융자산은 주가 상승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1분기 말 대외금융부채는 2조1290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1471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의 증권투자 잔액은 1조4729억달러로 1083억달러 급증했다.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이어졌음에도 국내 증시 상승으로 주식 평가액이 확대된 결과다.
우리나라는 2024년 4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돌파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며 약 1년 만에 다시 1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한국은행은 해외 자산 자체는 여전히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건전성 지표는 일부 악화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1399억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33억달러 줄었고, 대외채무는 7744억달러로 42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은 3655억달러로 76억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3.3%로 전 분기보다 1.4%포인트 상승했고,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 비중도 23.7%로 0.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당국은 단기외채 증가를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과정에서 발생한 원화예수금과 미지급금 증가가 단기외채 확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는 구조적으로 일시적 성격이 강한 자금이라는 의미다.
정부도 단기 순대외채권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 역시 과거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주요국 통화정책, 지정학적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외환, 대외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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