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오류로 강제 취하 후 재신청...소상공인 영업손실
법원 18일 만에 답변 “공감하지만 해줄 건 없다"
▲크레이씨(CRAiSEE)
공공기관에 서류를 제출한 민원인이 늘 듣는 말이 있다. “누락된 내용이 있으니 이 부분만 고쳐오라"란 말이다. 민원인은 그 부분만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기대게 마련. 그러나 애초에 공무원이 요구한 것이 시스템 상 수정 불가능했다면?
◇ “수정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수정을 하나요?"...어쩔 수 없다는 등기소
지난해 말 소상공인 A씨는 법인의 업종을 바꿔 새롭게 햄버거 가게를 열려 인터넷등기소를 찾았다. 업종을 추가하려면 '법인 변경등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인은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할 때도 등기소를 거쳐 등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법무사의 도움없이 스스로 인터넷등기소로 업무를 보려다 등기관도 몰랐던 인터넷등기소의 결함을 발견했다.
A씨는 “지점설치 체크가 누락됐으니 보정하라"는 등기소의 보정명령을 받았다. 지시대로 해당 부분만 수정하면 접수가 완료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터넷등기소의 화면 속 '지점설치' 체크 버튼은 비활성화 되어 클릭조차 되지 않았다. 인터넷등기소 시스템이 등기관의 명령을 이행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보정명령을 내린 등기관조차 이 사실을 몰랐다.
A씨는 고객센터 상담원 5명과 통화했다. 상담원조차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A씨는 수 시간을 허비했다. 상담원간의 '핑퐁게임' 후에야 “시스템 설계상 안 되니 취하 후 재신청하라"는 답을 받았다. 등기가 늦어진 A씨가 직접 방문하겠다고도 했지만 등기소는 방문을 거절했다. 인터넷으로 신청한 것은 인터넷등기소 상에서만 해결해야한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강제 취하 후 재신청해야 했고, 사업자등록 지연으로 200만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A씨는 등기소에 설명과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등기소는 “인터넷등기소 시스템은 관련법, 규칙, 예규 등에 따라 마련되어있으며 이는 오류가 아니"라는 답변을 내놨다. 구체적인 근거 법을 밝히지 않았다. A씨는 등기소의 상급기관인 사법등기국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답변기한(14일)을 초과한 18일 만에 답변을 받았다. 사법등기국은 민원사항에 “송구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시스템 개선은 종합 검토가 필요하고, 피해보상은 별도 절차를 밟으라"고 안내했다. 구체적 개선 계획은 없었다.
▲▲법원 인터넷 등기소 법인 등기사항 증명서 열람·발급 신청 페이지 캡쳐
◇ 불편한 시스템, 법무사 특례와 무관할까?
A씨는 상담 과정에서 “법무사를 안 끼고 직접 하셨느냐"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인터넷등기소를 통한 등기 변경은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운영 방향이다. 간단한 등기 변경 등은 개인이나 법인이 처리해서 법무사 비용을 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책취지다. 그러나 A씨는 “등기소가 법무사를 통해서 등기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등기가 활성화되어 법무사의 일감이 줄어들면, 퇴직한 법원 공무원의 일감도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 법원·검찰 공무원에게는 퇴직 후 법무사 시험 과목 면제 특례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7월 해당 특례 폐지를 권고했지만 권고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권고 당시 법무사시험 주관처인 대법원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난해 이뤄진 법무사 2차 시험에는 법원, 검찰 공무원 경력 등으로 인해 1차 시험을 면제받은 이들 76명, 1차 및 2차 일부 과목 시험을 면제받는 이들 254명이 지원했다. 법무사 2차 시험 최종 합격 인원은 140명이었다.
A씨는 녹취록과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국민권익위 민원과 감사원 공익신고를 준비 중이다. 그는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말하지만, 등기소 안의 시계는 관료주의에 멈춰있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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