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현 자본시장부 기자.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 한국 증시가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장중 변동성은 있었지만 지수는 결국 사상 최고치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 분위기도 단기 조정 우려를 밀어내는 쪽으로 기울었다.
다만 지수 상승과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함께 오른 점은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지점이다. 코스피가 5000선을 처음 넘긴 날에도 환율은 상승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79원까지 올랐다. 주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장면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 자금 흐름과 기업들의 비용 부담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예전처럼 환율 상승이 곧바로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조도 아니다. 해외 생산 비중이 커진 만큼 환율 변동이 오히려 기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떄문이다.
지수 상승의 내용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년 사이 빠르게 커졌다.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한국 경제 전반의 체력 강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 지수 흐름과 달리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기업심리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내수와 서비스업 회복은 여전히 더딘 편이다.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기대가 아직 실물경제 전반으로 퍼졌다고 보긴 어렵다.
코스닥도 4년 만에 1000선에 도달했고 숨 돌릴 틈 없이 1100까지 달려왔다. 지속성을 장담하기엔 갈 길이 멀다.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선별할 수 있는 시장 평가 기능, 부실 기업에 대한 정리,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장기 투자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수 상승은 일시적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은 늘 기대를 선반영한다. 다만 지수가 앞서가는 동안 환율과 실물경제가 보내는 신호를 함께 살피는 일도 중요하다. 기록 경신 자체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떠받치는 기업의 수익 구조와 경제 여건이 함께 개선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오천피와 천스닥이 일시적 이정표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지수의 높이보다 그 기반을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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