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미국이 특수 군부대를 동원하여 한밤중에 베네주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강제로 납치한 데 이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자국령으로 삼으려는 야욕을 노골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맞서 병력을 배치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내달부터 10%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뒀고, 유럽 정상들은 “관세 위협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외교정책 행태를 '돈로 독트린'이라고 하는데, 뉴욕포스트가 도널드(Donald)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의 앞 글자 Don을 따서 '먼로 독트린'에 빗대 만든 용어이다. '돈로 독트린'은 지난해 12월 공개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에 담겼고, 지난 15(현지시간) 공개된 '국무부 전략계획'(2026-2030 회계연도 전략계획)에서 공식 용어로 사용했다. 사실 '돈로 독트린'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미국을 위대하게 한다"(MAGA)는 기조하에 자국 산업 육성과 보호를 위한 관세 폭탄을 통해 압박을 구사하고 국제협력보다 미국의 단독 결정을 우선시하는 일방주의 경향을 보여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상업적 베이스, 즉 돈을 벌겠다는 '돈 독트린'을 주로 구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상호관세'라는 무기로 미국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도록 강요했고 많이 벌어들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으나, 일본, EU, 한국 등 동맹국들의 팔을 비틀어 소위 '삥'을 뗀 것이다. '국무부 전략계획'은 친미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블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재산업화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도대체 현재 친미국가가 어디 있는가? 돈만 챙기려하는 싸구려 장사치 출신 트럼프로 인해 동맹국에서도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국가로서의 책임을 무시한다. 미국이 31개 유엔 산하 기구에 대한 참여나 자금 지원을 중단키로 하고 35개 비 유엔기구에서도 탈퇴하기로 하여 세계를 경악케 했다. 국제사회의 안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미국이 주도적으로 만든 국제기구를 스스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에겐 국제법이 필요 없으며, 자신의 도덕성만이 국제 문제와 관련한 개입에 있어 유일한 제어장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중국이 신이 났다. 중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을 늘리고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미국의 빈자리를 메꿔가면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있다. 프럼프의 국제법 무시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법은 현행 국제 질서의 초석이며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국제법을 위반해 왔던 중국이 오히려 미국에 대고 국제법을 지키라고 훈계하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는 '대중봉쇄'를 주장하다가 '돈로 독트린'을 내세우고 있다. 두 개념은 사실 상충하는 개념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강력하게 제어하겠다고 하면서 당선되었으나, 중국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희토류 무기를 구사한 중국으로부터 역공을 당했다. '돈로 독트린'으로 중국이 또 신나게 생겼다. 미국 군사력이 아메리카 대륙에 집중한다면 그만큼 대중봉쇄망은 느슨하게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대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대만에 대한 어떤 행동도 결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해 중국을 도와주다시피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무력 개입을 대외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쓰는 나라가 될 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즉흥적이고 고압적인 행태는 동맹국 간의 균열을 부르고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로 인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나쁜 이미지만 쌓여가고 국제적 지도력이 약화되고 있으나,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국제질서 수호자인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녕 미국 사회는 괴상한 트럼프를 제어할 수 없는 것인가?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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