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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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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 성공귀농으로 지역의 미래를 일구는 영천시(2)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12 00:20

청년 귀농, 스마트농업으로 새로운 길을 열다


중장년층 귀촌, 제2의 인생과 공동체의 재생


농업·교육·문화 삼박자가 만든 2024년 귀농인 유입 전국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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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 영천 산다' 귀농캠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영천시


지방소멸 위기를 돌파하는 열쇠는 '사람'이다.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경북 영천시는 2024년 귀농인 유입 전국 1위를 달성했다. 본지는 2회차에는 영천의 현장에서 만난 귀농인들의 실제 성공사례와 그 이면의 행정지원 구조를 통해,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의 비결을 짚었다.<편집자주>


글싣는순서




1:사람이 머무는 도시, 아이의 울음이 다시 들리는 영천


2:귀농.귀촌 1만 명,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 영천


3:출산·보육·교육·문화, 삶의 질이 만든 도시 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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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기초교육 모습. 제공=영천시

“서울에서 농부로"… 청년 귀농인 김모 씨의 새로운 인생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서울에서 직장생활 10년, 이제는 제 인생의 주인이 된 기분이에요."


영천시 화북면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김 모(38) 씨는 귀농 3년 차 청년이다.


그는 귀농 초기 시가 운영하는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서'에서 6개월간 포도 재배기술과 유통 교육을 받았다.


이후 시의 스마트팜 실습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며 품질을 높였다.


현재 김 씨의 연 소득은 6천만 원에 달한다.


그는 “처음엔 막막했지만, 시의 멘토농가 제도와 기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며 “도시보다 훨씬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청년 귀농인을 대상으로 자립기반 구축사업, 창농기반 구축사업, 청년농부 육성지원사업, 농지 임대료 지원사업 등을 병행하며 젊은 농업인의 정착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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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귀농캠프 체험을 하는 도시민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제공=영천시

“귀촌은 은퇴가 아닌, 제2의 일터"… 중장년층의 안정된 전원생활


도시에서 퇴직 후 귀촌한 이 모(62) 씨 부부는 영천 임고면에 정착했다.


그는 “도심에서는 매일이 경쟁이었는데, 이젠 아침마다 이웃과 밭을 함께 가꾸는 게 일상"이라며 웃었다.


이 씨 부부는 시의 귀농캠프 체험프로그램을 접하고 영천에 정착해 농촌 체험형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영천은 교통이 편리하고 의료 접근성도 좋아 노후 정착지로 적합하다"며 “시청 귀촌팀에서 행정 절차를 세심히 안내해 줘 초기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귀농·귀촌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주민이 지역에 융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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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준공식 모습 제공=영천시

◇'농업+교육+문화' 삼각축… 2024년 귀농인 유입 전국 1위 달성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2024년 귀농어·귀촌인통계'에서 귀농인 수 140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농업 지원 덕분이 아니라, '삶의 질'을 중심으로 한 종합행정 덕분이다.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공간과 농업 이론 교육과 실습, 현장 견학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농촌 생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1기 19세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65세대 96명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이 가운데 22명이 귀농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장기 교육이 부담스러운 도시민을 위해 상·하반기 단기(1개월 이상) 과정도 운영하며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2024년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됐으며, 영천고를 군인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해 2026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시는 영천고를 명문고로 육성해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교육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 축하금, 중·고등학생 교복비 지원, 관내 학생 버스비 무료화, 청소년 안심귀가 택시비 지원 등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천시장학회 역시 연 10억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통해 지역 인재 양성에 힘쓰며, 명품교육도시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영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귀촌 가정의 자녀 전입률이 늘면서, 농촌학교에 활력이 생겼다"며 “작은학교 살리기와 공동학구제 영천시 교육 정책의 시너지 효과로 지역 공동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 측면에서도 신성일기념관, 시립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등이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보현산 별빛축제' 등 지역 문화행사가 귀촌민과 원주민 간의 교류를 촉진하며,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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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문 영천시장 제공=영천시

영천시 “귀농·귀촌은 사람의 회귀이자, 도시의 회복"


최기문 영천시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귀농·귀촌은 단순한 인구정책이 아니라 '사람의 회귀'이자 지역 회복의 출발점"이라며“청년부터 중장년, 그리고 가족단위 귀촌까지 모두가 안착할 수 있는 종합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업기술, 의료, 교육, 문화가 연결된 사람 중심 도시정책으로 인구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천의 귀농·귀촌은 단순히 '농사를 짓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아니다.


그곳에는 삶의 균형을 찾아 돌아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품은 포용의 행정이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아가는 길 그 답을 영천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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