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모든 운용사가 한 번 이상 괴리율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 방안으로 운용사와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 의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괴리율 관리 강화 취지는 공감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괴리율 관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든 운용사 괴리율 기준 한 번 이상 위반
▲단일종목 레버리지 운용사별 괴리율 초과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제작=클로드]
5일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 장 마감 괴리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개 상품을 출시한 모든 운용사는 한 번 이상 괴리율이 2% 넘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종목 관련 상품을 출시한 5월 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6개 상품의 괴리율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괴리율이 2% 이상 벌어진 사례는 신한자산운용(SOL) 9건, 하나자산운용(1Q) 6건, 키움투자자산운용(KIWOOM) 5건, KB자산운용(RISE) 3건, 삼성자산운용(KODEX)·미래에셋자산운용(TIGER)·한국투자신탁운용(ACE)·한화자산운용(PLUS) 2건으로 모두 31건이다.
전체 31건 중 22건(70%)은 6월 8일, 23일, 7월 2일, 31일, 4거래일에 몰렸다. 6월 8일에는 16개 상품 중 10개, 23일에는 7개가 동시에 기준을 초과했다. 두 날은 모두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한 날이다. 각각 전 거래일보다 7%, 12% 떨어졌다. 7월 2일도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가 14% 하락하면서 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3개의 괴리율이 2% 넘게 벌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괴리율 초과 현황 히트맵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제작=클로드]
7월 31일에는 반대로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7.23%)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9.56%) 등 인버스 상품 위주로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31일에는 삼성전자선물이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LP 헤지 수단이 사라져 괴리율이 커졌다"며 “31일 시장 상황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급등"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선물이 상한가를 가는 상황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괴리율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별 괴리율 초과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제작=클로드]
국내 상품 괴리율 의무 기준 3%→2% 강화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상장지수펀드(ETF) 적정 괴리율 의무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기초자산 지역별 국내 3%·해외 6%'에서 '국내 2%·해외 5%'로 조정한다고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모든 ETF에 적용된다. 기존 규정에 따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괴리율 3%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모든 운용사는 한 차례 이상 초과 괴리율이 발생했다.
아울러 괴리율 관리의 양대 축인 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의 책임 의무도 강화한다. LP가 괴리율 관리 의무를 고의나 중과실로 위반할 경우 해당 증권사가 신규 ETF의 유동성 공급 업무를 맡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운용사도 적정 괴리율 기준을 어길 경우 신규 ETF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와 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 강화 방안은 오는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급등락장서 괴리율 확대 불가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괴리율 확대는 단일종목 상품 구조 자체에 내재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무렵 보유 물량을 재조정(리밸런싱)해야 하는데, 이 리밸런싱 물량은 기초자산의 변동폭에 비례해 커진다.
기초자산이 하루 5% 움직이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그만큼 더 큰 물량을 종가 부근에서 사거나 팔아야 하는 구조여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정작 가장 관리가 어려운 시점에 가장 큰 거래가 몰리는 셈이다.
국내 증시의 종가 결정 방식도 변수로 꼽힌다. 유동성공급자(LP)는 통상 정규 거래시간 동안 상시 호가 제출 의무를 지지만, 장 마감 직전 10분 종가 단일가 매매 구간에서는 이 의무가 사라진다. 리밸런싱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와 LP의 호가 공백 구간이 겹치면서, 시장가 주문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가격이 순자산가치에서 순간적으로 크게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괴리율에 영향을 주는 일차적인 요인은 수급"이라며 “장중에는 LP들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반대 구조에서 헤지해서 괴리율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마감에는 LP들의 반대 헤지 시장도 함께 문을 닫기 때문에 거래에 제약이 생기고, 적극적으로 괴리율을 관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동시 호가라서 물량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보니 괴리율이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은 안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괴리율 규제가 적용되면 LP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평상시에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시장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수급이 쏠릴 수 있고 괴리율 관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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