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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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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결국 돌입…글로벌 증시, 이번엔 끄떡 없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01 14:08

지난 20번 셧다운 중 S&P 평균 수익률 ‘0%’…상승 10번·하락 9번

과거엔 충격 제한적…트럼프 대량 해고 예고, “이번엔 다르다” 우려

‘방산·항공·경기순환·금융’ 관련株 타격 전망

日 엔화·유로화·美 국채 수혜…국제금값 한때 3900달러

USA-SHUTDOWN/

▲미 국회의사당(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 1일(현지시간)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셧다운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공무원 해고를 예고하면서 경제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금융기관 트루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20번의 셧다운 동안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제로'(0)로 집계됐다. 셧다운 기간 S&P500이 상승한 경우는 10번, 하락한 경우는 9번이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2018년 12월 22일 셧다운 당시 S&P500 지수는 종료일인 2019년 1월 25일까지 10.3% 상승했다. 이어 2013년 셧다운 때도 3.1% 상승했다.


반면 S&P500 지수 낙폭이 가장 컸던 시기는 1979년(-4.4%)이었으며, 1976년과 1977년 첫 번째(9월 30일~10월 13일) 셧다운 때에도 각각 3.4%, 3.2% 급락했다.


통상 셧다운이 발생하면 연방 정부 공무원 중 국가 안보, 공공 안전, 헌법상 기능 등과 관련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상당수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을 계기로 공무원 해고를 벼루고 있어 이번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이 셧다운을 원한다"며 “셧다운이 되면 해고를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의 해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셧다운을 통해 64만명의 공무원들이 해고돼 미국 실업률이 4.7%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4.3%로 나타났다. 고용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규모 연방 공무원 해고까지 더해질 경우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기 전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이번 셧다운은 발생 전부터 위험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셧다운 장기화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마저 중단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오는 3일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와 15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를 가늠할 핵심 지표다.


연준은 일자리 둔화를 이유로 지난달 금리를 4.0~4.25%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제니퍼 티머맨은 “경제 지표 발표 지연으로 금리 전망이 불투명해질 경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셧다운이 되면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블룸버그는 특히 방산주, 항공주, 경기순환주, 금융주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BCA 리서치의 매트 거트켄 수석 지정학적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헬스케어나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에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금, 일본 엔화, 유로화, 미국 장기채 등이 셧다운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자산으로 지목됐다. 실제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일어날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반면 금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7분 기준,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41% 오른 온스당 3889.12달러를 기록 중이다. 오전엔 잠시 3903.4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3900달러를 넘어섰다.


미 장기채도 수혜 자산으로 지목된다. 셧다운 여파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전날 트레이더들이 10년물 국채금리가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란 베팅을 대폭 늘렸다고 전했다. 국채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모니카 구에라 미 정책 총괄은 “채권 금리가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 국채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정부 셧다운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미 채권에 대한 익스포져 증가를 택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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