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 통합으로 자동차보험 시장 5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시너지 창출을 앞세워 기존 '빅4'(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를 위협할 수 있는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은 3.39%, 캐롯손해보험은 2.16%다. 원수보험료는 각각 3466억·2204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메리츠화재(3.79%)를 1.76%포인트(p), 1798억원 앞선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해보험 흡수합병을 필두로 2030년 차보험 원수보험료 2조원·점유율 10% 달성한다는 목표다. 장기손해보험에 이어 2번째로 비중이 높은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의미다.
여성 드라이버 증가·온라인 시장 확대 흐름 활용
한화손보는 사회변화에 힘입어 성장성 향상을 모색한다. 우선 경제력이 향상되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운전대를 잡는 여성이 많아지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간 여성 특화 보험사를 표방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차보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미 '한화 시그니처 여성 운전자상해보험' 등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까지 10년간 여성 자동차 소유주는 439만5898명에서 602만3391명으로 늘어났다. 남성(1381만3028명→1633만3531명)과 비교하면 숫자는 적지만, 평균 증가율(3.6%)은 2배에 달했다. 여성 1인당 차량 등록 대수 증가율도 2.8%로, 남성(1.0%)을 훌쩍 상회했다.
여성 운전자는 보험료가 남성 보다 비싼 경향이 있다. 손해율이 높게 책정되는 특성상 보험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나, 더 높은 보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사실상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캐롯손보의 합류로 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도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됐다.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 운영 경험과 고객 데이터를 확보, DB손보를 필두로 대형사들이 다이렉트 채널 등을 통한 판매를 늘리는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캐롯손보의 모바일 앱 가입 회원수는 8월 중순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40대 이하가 전체의 60%에 달하며, 2030의 유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합병 이후에도 브랜드가 유지되는 만큼 '굿드라이브'를 비롯한 안전습관생성 서비스를 토대로 고객 접점을 늘릴 전망이다.
보험료 인하·정비수가 상승 따른 손해율 우려는 지속
한화손보의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보험료가 또다시 인하된 반면, 정비수가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입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 확대가 부품비·수리비 증가로 이어져 보험금 지급 부담도 불어났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화손보의 올 상반기 차보험손익은 -130억원이었다. 손해율(83.2%)이 통상적인 손익분기점(BEP)으로 불리는 80%대 초반을 넘은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율과 보험손익은 각각 81.8%, -17억원이었다. 올 8월 손해율은 88.1%로 집계됐다.
캐롯손보의 경우 손해율이 96.3%에서 90.7%로 낮아지면서 적자폭 역시 276억원에서 193억원으로 축소됐지만, 흑자전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백오피스와 고객서비스 기능 통합·내재화 및 언더라이팅 강화로 비용을 통제하고 손해율 우량 계층 발굴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보장 넘위가 넓은 상품 판매도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보험료 인상을 건의하고 있으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와 운영 효율성 개선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