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이마트24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 개장한 1호점(BHS점) 내부 전경. 사진=이마트24
오프라인 유통업계 위주로 역성장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가운데 돌파구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경기 불황과 대세로 떠오른 이커머스 기세에 짓눌려 좀처럼 업황 개선에 차도를 보이지 못하면서, 불가피한 선택지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23곳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7.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채널 매출이 15.8% 증가해 전체 성장세를 견인한 반면, 오프라인 채널은 0.1% 감소해 2020년 이후 반기 기준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라고 업계는 풀이한다. 장기화된 내수 소비 침체에 온라인 쇼핑 확산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맞물리며 경영 활동이 좀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1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 현지 1호점 문을 열며 국내 편의점 중 최초로 인도 시장에 뛰어든 이마트24가 대표 사례다. 앞서 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 이어 세 번째 진출국으로, 앞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현지 파트너사 '정브라더스'의 운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연내 2호점 출점 계획도 세웠다.
인도는 평균 연령이 28세로 젊은 나라라는 수식어까지 붙는 만큼 이마트24의 핵심 타깃은 젊은 층이다. 1·2층 규모, 총 264㎡(약 80평)로 조성된 1호점만 봐도 떡볶이·핫도그·김밥·비빔밥 등 각종 K-푸드는 물론, 2층에는 각종 소품을 비치한 포토부스도 마련했다. 같은 층에 화장품 코너까지 꾸려 체험형 콘텐츠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내년 인도 2개점 출점을 포함해 총 4개점을 통해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인도 내 다른 지역으로 출점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F 계약은 브랜드 소유권자가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는 대신, 브랜드 권한 일체를 현지 운영권자에게 부여해 가맹사업을 영위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지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발리점 소매 공간 전경.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현지 매장 모델을 선보였다. 6612㎡(약 2000평) 규모의 도매점으로 운영해온 발리점을 도·소매 결합형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새 단장한 것이다. 리뉴얼 핵심은 식음료(F&B)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도매 매장은 판매량 상위 상품 중심으로 공간을 압축한 대신,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신규 도입해 전체 면적의 90%를 먹거리로 채웠다. 주요 식음료 매장으로는 즉석조리 식품 브랜드인 '요리하다 키친', 자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 등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새로운 사업 모델 띄우기에 공들이고 있다. 오는 9월 19일에는 일본 도쿄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더현대 글로벌'의 첫 정규 리테일숍을 선보인다. 지난해 5월부터 현대백화점이 운영 중인 더현대 글로벌은 경쟁력 있는 K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간 일본에서 한시적으로 43차례나 더현대 글로벌 팝업 매장을 운영했지만, 정규 매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도쿄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대형 단독 매장을 추가 개점하며, 5년 내 일본 현지에서 5개의 리테일숍 출점을 예고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5월 기존 패션사업부 내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할 만큼 사업 강화 의지를 밝힌 터다.이미 신규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도 밝혔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간 대만에서 더현대 글로벌 팝업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홍콩 등으로 사업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쇼핑몰 시부야 파르코점에서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더현대 글로벌' 팝업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