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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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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우주 상반기 ‘50억 흑자’…신성장동력 희망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5 16:07

5년만에 적자 탈출…보잉·UH-60·전자전기 수주 견인
무인기·R&D 투자 강화… 차세대 방산 시장 공략 가속
재고자산 상반기 5526억원 수준…2020년 대비 2배↑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CI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CI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5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약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잉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연장과 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 확대, 무인기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기 이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항공우주사업이 대한항공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2947억500만원·영업이익 49억8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1분기 각각 1349억9000만원, 33억1200만원, 2분기 1624억1500만원, 16억6800만원으로 집계된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대한항공의 군용기 유지·정비·보수(MRO/U)와 항공기체·무인기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로, 전세계 민간 항공사에서 이와 같은 조직을 둔 경우는 유일무이하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영업손실을 내와 해당 기간 중 누적 적자가 776억2196만원에 달하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대한항공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납품하는 787 여객기 부위별 구조물 설명. 사진=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납품하는 787 여객기 부위별 구조물 설명. 사진=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홈페이지 캡처

매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기체사업부문은 코로나 엔데믹 후 민항기 수요 증대와 그에 따른 제작사의 공급망 확대 정책에 따라 매출 증대와 신규 사업 기회 포착 모두 이뤄냈다.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동체·날개 구조물을 보잉에 추가 공급하는 1조2000억원 규모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군용기사업부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국 공군 순환 재배치 계획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전망되지만, 2020년 12월부터 2029년 5월까지 2900억원 규모의 대형 헬리콥터 'H-53E' 정비 사업을 따놔 지속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성능개량부문은 지난해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P-3C 해상 초계기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개발 지원 사업을 완료했고, 유·무인 공통 항전 통합 기술 확보를 통한 사업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LIG넥스원·미국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꾸렸고, 9613억원 어치의 육군 UH-60 블랙 호크 헬리콥터 성능 개량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여세를 몰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LIG넥스원을 재차 사업 파트너로 삼고 총 1조7775억 원 규모의 대형 방위 산업 프로젝트인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전기는 직접 교전보다는 △적 레이더·통신 체계 교란 △아군 진입로 개방·보호 △실시간 전자파 정보 수집·전장 상황 분석 △전자전 네트워크 중심 작전 허브 기능 등 전자적 수단으로 적을 교란·마비시키고 아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군용기 체계 개발과 성능 개량, 민항기 개조·정비 분야를 두루 수행하며 플랫폼 통합과 감항 인증 역량을 쌓아왔던 만큼 이 사업에서 체계 통합과 기체 개조·제작을 맡는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 중인 다목적 아음속 표적 실험기.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 중인 다목적 아음속 표적 실험기. 사진=박규빈 기자

항공우주사업본부 산하 항공기술연구원은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346억6300만원이던 관련 비용은 꾸준히 늘어 2024년 801억7000만원으로 131.28% 급증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 2025에서는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채도가 높은 주황색을 적용한 다목적 아음속 표적 실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방산 기업 안두릴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인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임무 자율화 기반 무인기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안두릴 제품 기반의 한국형 무인기 모델을 공동 개발해 제품 면허생산과 아·태 지역 수출, 국내에 아시아 무인기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는 저피탐 편대기·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등 중대형 무인기용 5000~1만5000파운드포스(lbf)급 엔진과 소모성 협동 전투기(CCA) 등 소형 무인기용 100~1000lbf급 엔진 개발에 중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0년 2767억8700만원에 달했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재고 자산은 올해 상반기 5526억200만원으로 102.58% 늘었다. 이는 이는 향후 납품 물량 증가에 대비한 생산 선투자 성격의 재고 적치로 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생산 증대·방산 및 민항기 부문 수주 증가와 연동된 전략적 변화의 징후여서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운전 자본적 성격이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사업은 정치·외교적 역학 관계가 작용하는 부분인데, 미군 전투기 창정비를 오래 전부터 해오며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아직 여객·화물 운송 사업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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