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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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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 관세 족쇄 풀자 ‘질주’…완성차 넘어 ‘부품·ETF’ 동반 강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10 16:27

관세 리스크 해소에 주가 반등, 부품·ETF로 확산

11월 수출 610억4천만달러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달 들어 국내 자동차 업종 전반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를 중심으로 부품업체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동반 상승하며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소급 적용되면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내년을 기점으로 한 '인공지능(AI) 산업 전환' 기대감까지 겹친 영향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한 달간 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8%대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관망세로 전 거래일 하락세지만, 최근까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강한 흐름을 이어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공식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지난달 1일부터 소급 적용돼 25%에서 15%로 인하됐다. 그동안 자동차주를 짓눌렀던 대미 관세 부담이 사실상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주의 상승 탄력도 두드러진다. 동기간 현대모비스는 약 20% 상승했고, 현대오토에버는 60%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22.5%, LG이노텍은 15.7%의 상승률을 나타내며 자동차 전장·부품 전반으로 강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자동차 ETF 수익률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개월 기준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 상위권에는 자동차 테마 상품이 나란히 포진했다.


'SOL 자동차소부장Fn'은 20.33% 상승해 수익률 1위를 기록했고, 'KODEX 자동차'는 19.18%,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16.67% 올라 각각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SOL 자동차소부장Fn은 △삼성전기 △LG이노텍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자동차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삼성전기, LG전자 등 자동차 밸류체인 전반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완성차와 부품주의 동반 상승이 ETF 수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업종의 주가 흐름이 올 4분기 이후 한층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내내 발목을 잡았던 관세 리스크를 벗어나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대미 수출 물량이 11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대미 수출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핵심 차종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내년을 기점으로 한 산업 구조 변화도 자동차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상향하며 “내년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상용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현대차의 기업 성격이 완성차에서 AI 기업으로 전환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은 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가 발표한 국내 125조원 투자 계획 가운데 약 70% 이상이 미래 신산업과 연구개발(R&D)에 투입될 예정이다. 자율주행·로봇·SDV 등 피지컬 AI 기반 사업 확대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자동차 업종이 단기 반등을 넘어 내년 국내 증시의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미 관세 부담 완화라는 구조적 변화에 AI 전환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주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미 관세율 인하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진 데다, 신차 사이클과 점유율 상승 여력, 로봇·자율주행 등 밸류에이션 모멘텀까지 더해지며 2026년 자동차 업종의 '아웃퍼폼(Outperform)' 조건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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