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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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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실내공기 오염 유발…취약계층에 관심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0 14:00

기후변화로 온도 상승, 대기오염 심화

외부 오염물질 침투해 화학반응 진행

습기차고 곰팡이 자라며 천식 악화도

어린이, 노인, 환자 등에 관심 가져야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원이 가스 스토브에서 누출되는 메탄 가스를 채집해 실내 공기오염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원이 실내 공기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가스 스토브에서 누출되는 메탄 가스를 채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폭염·홍수에도 쾌적하고 안전할 것처럼 보이는 도시 아파트에서 생활하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해 건강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화여대 하은희(의대 환경의학교실) 교수는 20일 “가정 실내공기 오염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연간 320만 명이 조기사망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실내 환경의 악화와 건강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한국실내환경학회(회장 신진호)와 LG전자 공기과학연구소의 공동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연세대 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실내 공기질 저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하은희 교수 발표

▲이화여대 하은희 교수가 20일 심포지엄에서 실내공기 오염에 대해 주제 발표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하 교수는 발표에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기온 상승, 대기오염 심화, 습도의 변화 등이 나타나고, 이는 곧바로 실내 환경의 악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실내 기온과 습도가 상승하고 건물 환기 상황이 달라지면, 실내공기 오염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고 습기가 차는 현상까지도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내 환경 변화는 거주하는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열 스트레스, 심혈질환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실내 온도가 상승하면 가구나 제품 등에서 인체에 유해한 포름알데히드·프탈레이트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준휘발성유기화합물(SVOC)이 다량 배출될 수 있다. 이들 물질은 눈과 목을 따갑게 만들며, 신경계를 자극하거나 체내 호르몬을 교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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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철 실외에서 급증한 오존(O3) 등 대기오염물질이 실내로 침투할 때도 문제가 된다. 강력한 산화제인 오존은 실내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하면 2차 에어로졸(미세먼지)이 만들어진다.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냉난방 등으로 온도와 습도가 급변하면 피부가 자극을 받고, 호흡기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에너지 비용을 걱정해 환기를 자주하지 않을 경우 유해한 곰팡이나 오염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유해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면 정신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기후변화로 홍수 등 기상 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는데, 건물이 침수 피해를 입기라도 하면 위생 상태가 열악해지고 전염병 감염 위험도 커진다.


하 교수는 “산모가 실내외 공기 오염물질에 노출됐을 때 태어난 아기와 어린이에게 다양한 형태로 건강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보고됐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실내 환경이 변화하면 어린이와 노인, 심혈관 질환이나 천식 환자 등 취약계층은 더 큰 위험에 처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오염원의 차단, 효율적인 환기 시스템의 도입, 새로운 공기청정 기술의 적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내 인테리어에는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환경친화적인 재질을 사용하고, 열을 회수하는 스마트 환기 시스템이나 고효율 미세먼지 공기(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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