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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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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도 트럼프 앞에서 뭉친다…인도-중국, 5년만에 교역 재개 논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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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신화/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폭탄을 부과받은 인도 정부가 앙숙인 중국과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관계는 2020년 유혈 충돌 이후 얼어붙었지만 인도가 미국과 통상 분야에서 마찰을 이어가자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통한 자국산 제품 교역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양측은 서로 공유하는 국경 내 지정된 교역소에서 무역을 재개할 것을 서로 제안했으며 이부분에 대해 양자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사안에 대해 “중국은 인도와 소통 및 조율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과 인도 간의 국경 교역은 오랫동안 국경 인근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인도와 중국은 히말랴아 산맥 자락의 3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에서 지정된 세 교역소를 통해 향신료, 카펫, 목재 가구, 소 사료, 도자기, 의약용 식물, 전기제품, 양모 등의 자국산 제품으로 무역활동을 이어왔다.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2018년 인도와 중국의 국경 무역 규모는 316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양국의 국경 충돌 이후 교역소가 폐쇄됐다. 2020년 당시 국경 분쟁지인 인도 북부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두 나라가 급속도로 가까워시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교역 재개 논의는 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전했다.


실제 인도와 중국 양국은 다음 달부터 직항 여객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블룸버그는 전날 보도했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인도에 대한 비료 수출 통제를 일부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달 31일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7년 만에 방문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에도 관세 폭탄을 부과하자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진 두 나라가 서로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도는 지난 4월 미국으로부터 26%의 상호관세를 부과 받은 이후 5차례 협상을 했지만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강하게 비판하며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로 정했고, 여기에 25% '징벌적 관세'도 추가로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총 50%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 됐다.


인도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에 힘입어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인도에 치명적이다. 사업의 60% 가량을 미국에서 의존하는 인도 최대 신발 제조업체인 파리다 그룹의 라피크 아메드 회장은 “관세가 25%라면 할인을 제공하고 구매자와 협상해 수익을 조절할 수 있지만 50%에 이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 '관세 휴전'이 오는 11월로 연장됐지만 여전히 30%의 고율 관세 부담을 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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