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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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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에 습기찬 발, 무좀균이 좋아해…장화 패션 유행도 한몫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0 15:51

한 번 걸리면 끈질기게 재발…청결만으론 한계

한여름 장화·부츠 패션 유행, 발냄새·무좀 초래

발톱 무좀엔 먹는 약과 '레이저 치료' 병행 효과

잘못된 인식 많아…민간요법은 '2차 감염' 위험

무좀

▲발에 생긴 다양한 무좀의 증상들. 사진=대한피부과학회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잦은 비와 집중호우로 인해 발이나 신발이 젖거나 습기가 차면서 발 무좀(백선)이 새로 발생하거나 악화되기 쉽다. 무좀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끈질긴 질환으로 손꼽힌다. 그야말로 얄궂은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이다.


무좀은 곰팡이균(진균)인 피부사상균에 의해 발생한다. 덥고 습한 환경은 무좀균 성장에 이상적 조건을 제공해 여름에는 무좀이 더 잘 생긴다. 무좀의 단골은 발인데,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 이외에도 손바닥, 손가락에 생기기도 하며 발톱·손톱까지 침범하기도 한다. 진균에 의한 모든 질환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인구의 약 30~70%가 발의 무좀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 무좀은 하루종일 꼭 맞는 구두를 신고 일하는 사람,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활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서 흔하다. 또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옆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무좀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 특히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다. 그곳이 다른 곳보다 좁아 통풍이 잘 안되고 습기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무좀 때문에 고생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곤 한다. 다양한 민간요법이 있고, 인식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다. 실제로 대한피부과학회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 응답), 무좀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상당한 오해가 있었다.


첫째 청결하게 관리만 해도 나을 수 있는 질환(38%),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걸리기 쉬운 질환(36%), 습하고 더운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35%) 등의 인식이다.




그러나 무좀은 청결한 발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지만 적절한 무좀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실제로 남성 무좀 환자가 여성보다 많지만, 여성보다 남성이 무좀에 더 취약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무좀은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여름에 증상이 쉽게 악화되는 질환이다. 여름철에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무좀을 일으키는 균의 성장이 활발해지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대서울병원 노주영 교수가 무좀의 원인과 치료·예방 수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이대서울병원 노주영 교수가 무좀의 원인과 치료·예방 수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인구 30~70%가 발 무좀 경험…잘못된 인식도 많아


둘째, 무좀약의 부작용이 크다는 것인데 △발진·가려움 등 피부 부작용이 생긴다(60.4%) △간이 나빠진다(48.5%) 등의 인식이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무좀약은 부작용에 대해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무좀 치료를 무서워하고, 회피하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무좀약으로 사용되는 항진균제는 곰팡이의 세포막 형성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바르는 항진균제와 먹는 항진균제가 있다.


바르는 항진균제의 부작용은 6% 정도다. 대부분 약을 바른 부위에 국한된 가벼운 피부 반응에 그친다. 먹는 항진균제의 경우, 테르비나핀(성분명) 약제는 무좀을 일으키는 중요한 곰팡이인 적색 백선균에 75~85%의 치료율을 보인다.


복용 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는 구역감이나 설사 같은 소화기계 장애(4.9%),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증 같은 피부 증상(2.3%) 등이 보고되었다. 또한 특별한 다른 증상 없이 간 수치가 상승하는 경우는 1.9~3% 정도이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환자의 무좀 증상과 기저질환 및 복용 중인 약, 현재 건강 상태에 맞는 안전하고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무좀 치료를 겁낼 이유는 없다.


이대서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는 “무좀은 피부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면 악화 내지 재발하기에 확실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무좀과 습진을 혼동해 약을 함부로 쓰면 증상이 악화돼 더욱 고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좀 치료는 항진균 도포제를 병변 부위와 주위를 충분히 넓게 바르고 도포하거나 경구용 항진균제를 복용한다. 또한, 일상에서 청결과 건조를 유지하고 밀착된 의복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노 교수는 “식초나 마늘 사용과 같은 민간요법을 하는 경우 손상된 피부를 통해 이차 세균감염과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무좀은 바르는 약으로 치료할 경우 1주일에서 1개월 정도 후에는 증상이 호전된다. 두피에 발생한 무좀이나 치료가 잘 안 되는 무좀은 먹는 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대부분 2~3개월 안에 증상이 좋아진다. 손발톱 무좀은 약으로만 치료할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며, 먹는 약과 병행하는 경우 치료 기간이 줄어든다.


식약처에 인증된 1064nm 파장을 이용한 힐러 레이저(Healer laser)로 발톱무좀을 치료하는 장면. 사진=임이석테마피부과

▲식약처에 인증된 1064nm 파장을 이용한 힐러 레이저(Healer laser)로 발톱무좀을 치료하는 장면. 사진=임이석테마피부과

◇곰팡이균, 열에 취약…약 복용 어려우면 레이저 치료 효과적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신발을 신고 있으면 대개 발에 땀이 나기 마련이다. 부츠 속에 갇힌 발은 더 그럴 가능성이 높다. 여름철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레인부츠(장화)나 가죽부츠가 자칫 무좀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고무 소재로 만들어진 레인부츠는 통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으로 꼽힌다. 레인부츠와 같이 통풍이 어려운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 신발 내부의 습기나 땀으로 인해 무좀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더욱이 여름철 가죽 부츠는 레인부츠보다 무좀에 더 취약한 상태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발에 생기는 무좀이 오래되면 발톱까지 침범해 발톱 무좀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발톱 무좀이 겉으로 드러나면, 발톱이 두꺼워지고 노랗게 변해서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발톱 무좀이 발견 되었다면 약물 복용과 함께 바르는 약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만약 간기능이 나쁘거나, 간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 있거나, 약 복용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레이저를 사용해서 무좀 균을 없애는 치료가 효과적"이라며 “열에 약한 곰팡이균에 열에너지를 쪼여 주변 조직 손상 없이 손발톱 무좀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무좀 치료의 완료는 피부 증상이 호전되었는지, 실제로 곰팡이 감염이 사라졌는지 등에 대한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피부에 남아있던 곰팡이가 다시 무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증상이 좋아지고 나서도 2~3주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목욕탕, 수영장 등에서 떨어져 나온 무좀 피부껍질, 발톱 부스러기도 주요 감염원이다. 수건, 실내화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습기와 보행에 의한 기계적 자극으로 발생한 피부의 손상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무좀균이 자연히 사라지기는 거의 어렵다. 부끄럽다고 감추지 말고 바로 치료해야 한다. 균이 다른 신체부위로 전염될 수 있고 가족이나 타인에게도 전염을 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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